윌슨·살로몬·아크테릭스…대세 브랜드 ‘寶庫’ [미장 보석주]
글로벌 스포츠 용품 제조사 아머스포츠에 서학개미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글로벌 러닝 열풍에 호카·온 등 신생 브랜드가 급성장한 가운데, 올해는 그 주인공이 아머스포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회사는 매 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대세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주가도 반응하며 증권가는 아머스포츠를 향한 눈높이를 높여 잡는 분위기다.

주가 신고가 달성
아머스포츠는 1950년 설립된 핀란드 기반 기업이다. 설립 초기에는 담배 사업이 중심이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스포츠 용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05년 아디다스로부터 살로몬과 아크테릭스 등 브랜드가 소속된 살로몬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글로벌 스포츠·아웃도어 주요 업체로 도약했다. 아머스포츠는 2019년 전환점을 맞는다. 중국 최대 스포츠 용품 브랜드 안타스포츠가 주도한 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다. 안타스포츠는 파운틴베스트·아나미어드·텐센트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아머스포츠를 약 56억달러(약 7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중국 사업 확대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 위해 비상장으로 전환한 후 2024년 2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재상장했다. 현재 아머스포츠가 보유한 브랜드는 윌슨·살로몬·아크테릭스 등 10여개다.
재상장 후 아머스포츠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왔다. 지난해 2월 상장 후 그해 연말까지 주가가 109% 상승했다. 올해도 연초 이후 9월 9일까지 27% 올랐다. 같은 기간 11% 상승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앞선다. 특히 지난 8월 25일에는 장중 42달러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2분기 호실적이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 2분기 아머스포츠 매출은 1년 전보다 24% 증가한 12억3600만달러(약 1조7220억원)로 집계됐다. 시장 추정치보다 5%가량 높다. 비록 매장 오픈 등에 따른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를 밑돌았으나, 이자 비용이 감소하며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추정치를 50%가량 웃돌았다.
올 상반기 전체로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다. 매출은 27억달러(약 3조7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억5700만달러(약 3579억원)로 같은 기간 156% 급증했다. 사업별로는 기술의류 부문 매출이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아크테릭스가 지역·채널별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서 성장세를 유지한 덕분이다. 특히 여성 제품과 풋웨어가 브랜드 평균 성장률보다 성과가 좋았다. 아웃도어 부문 역시 같은 기간 29% 성장했다. 살로몬 브랜드 성장이 글로벌 전역에서 가속화된 덕분이다. 볼·라켓 부문에서는 1년 전보다 매출이 11% 늘었다. 윌슨이 전개하는 종합 테니스 브랜드 전략으로 테니스화나 의류, 액세서리 등 상품 판매가 2배 이상 성장했다.
지역별 성장세도 고른 편이다. 올해 상반기 북미 매출은 1년 전보다 9% 증가했고, 중국에서는 무려 42% 성장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에서 15%, 아시아에서 47% 매출이 증가하는 등 글로벌 전역에서 균형 있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연간 실적 기대치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회사는 연간 매출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5~17%에서 최근 20~21%로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성장률 추정치 또한 11.5~12%에서 11.8~12.2%로 소폭 높여 잡았다. EPS 추정치는 기존 0.67~0.72달러에서 0.77~0.82달러로 눈높이를 높였다.

중국 시장 확대 수혜 전망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아머스포츠 강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높은 기술력에 기반한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이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독보적인 기술력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등산 ‘아크테릭스’, 러닝 ‘살로몬’, 테니스 ‘윌슨’이다.
아크테릭스는 자체 제작한 등반용 하네스와 혁신 기술을 접목한 백팩이 등반가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처럼 입는 ‘고프코어’ 트렌드와 맞물려 100만원대 바람막이 등 고가 상품이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용 브랜드라는 희소성과 뛰어난 제품력이 결합돼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알프스에서 스키 장비 제조 업체로 시작한 살로몬은 이후 스키 장비 노하우를 접목한 고성능 러닝화와 하이킹화를 개발했다. 특히 고어텍스 신발은 높은 편의성과 내구성을 자랑하며, 서양 특수부대원이 착용할 정도로 공신력을 인정받았다. 매력적인 디자인 또한 살로몬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덕분에 기술력과 스타일을 모두 갖춘 신발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윌슨은 테니스 열풍 수혜를 온몸에 받고 있다. 테니스 라켓 부문 글로벌 1위 윌슨은 프로 선수가 가장 많이 애용하는 브랜드다. 테니스계 레전드 세레나 윌리엄스가 39개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모두 윌슨 라켓으로 달성한 일화가 유명하다. 최근 몇 년간 테니스 열풍이 불며 윌슨은 ‘윌슨 테니스 360’이라는 종합 테니스 브랜드 전략을 펼쳤다. 라켓 외 의류나 신발 등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문가들이 아머스포츠를 호평하는 또 다른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보여주는 가파른 성장세다.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하며 아시아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아머스포츠는 이 같은 성장세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주요 브랜드의 중국 내 출점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재무건전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아머스포츠는 지난해 4분기 약 12억달러(1조6720억원) 규모의 장기 대출을 상환하며 재무 구조를 개선했다. 이는 올 상반기 금융비용을 낮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올 상반기 아머스포츠 순이익은 1억6000만달러(약 2229억원)로 전년 동기(500만달러) 대비 30배 이상 급증했다. EPS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가격에 대한 부담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아머스포츠는 9월 중순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약 38배 수준으로 거래된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평균(24배) 대비 높은 수준이다.
다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10% 이상 남아 있다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아머스포츠에 대한 블룸버그 평균 목표주가는 42.2달러다. 9월 9일 종가(36.7달러) 대비 15%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지난 8월 27일 아머스포츠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38달러에서 50달러로 높여 잡았다.
이혜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견조한 수요와 중국 시장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이 돋보인다”며 “고마진 제품과 채널 확장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소비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아머스포츠는 분기별 20% 이상 성장을 지속하는 중”이라며 “지난 5년 동안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정비 과정을 거친 만큼, 앞으로 성장성이 더욱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7호 (2025.09.17~09.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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