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에 반발하는 검사들...정말 '수원지검 연어 술파티' 없었나

김종훈 2025. 9.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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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대법 판결도 뒤엎을 셈이냐" vs "구체적 물증 있다"... 결과 따라 재심 청구 가능성도

[김종훈 기자]

 수원지검 전경.
ⓒ 김종훈
법무부가 이른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방검찰청 감찰을 지시하자, 당시 수사를 했던 검사들은 "터무니없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검사들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만한 정황이 다수 존재함을 확인했다.

수원지검 연어 술파티 의혹,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검찰 "조사 자료 모두 기록... 회유 주장, 전혀 사실 아냐"

17일 법무부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제기한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해 일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수원구치소 실태조사 결과, 이화영 전 부지사가 제기했던 '검찰의 술자리 회유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던 검찰의 설명과 상반되는 정황이 다수 확인되어 즉시 감찰 등 관련 조치를 지시했다"라고 했다.

그러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와 기소를 담당했던 검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대북송금 사건 중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 부분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법무부 발표는 이재명 대통령·이화영 전 지사가 공동 피고인으로 묶인 제3자 뇌물 혐의 등 나머지 사건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화영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음주 일시로 지목된 전후 기간을 전수조사했고, 당시 전수조사 내용은 상세히 기록해 컴퓨터에 일괄 저장해두었다. 이를 확인해 보면 검찰이 자체 조사에서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터무니없음을 잘 알 수 있다. - 서현욱 검사

이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취지의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있었다. 법무부 발표는 대법원 확정판결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이화영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답습하는 내용일 뿐이다. 이는 현재 진행되는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 박상용 검사

검사들 주장대로 지난 6월 5일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하며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등에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항소심 재판부는 "쌍방울 법인카드가 수원지검 인근 식당에서 결제가 됐고, (김성태, 방용철, 이화영 등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라면서도 "그것이 그와 같은 행위(진술세미나)가 있었다고 말하는 영상녹화실 등을 볼 때 실제로 있었는지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판시했다.

일관되고 구체적인 이화영의 '연어 술파티' 진술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2024년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검사들 주장처럼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단까지 나온 상황이다. 그런데도 법무부는 "2023년 5월 17일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내 영상녹화실에서 '연어회덮밥 및 연어초밥'으로 수용자 이화영, 김성태, 방용철 등 공범들과 박상용 검사 등이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김성태 등이 종이컵에 소주를 마신 정황을 확인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법무부가 특정한 2023년 5월 17일은 수개월 동안 이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진술세미나'의 한가운데 위치한 날짜다.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4월 4일 수원지법에서 나온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당시 이 전 부지사는 "내 진술이 결정적 고리가 돼 이재명 (경기도) 지사를 구속시키려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라면서 "이건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진술을 번복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지사를 엮기 위해 이 지사와 통화 한번 하지 않은 김성태가 이재명을 잘 아는 것처럼 했고, 얼굴 한 번 안 봤는데 방북 비용 500만 불을 대신 냈고, 이를 보고했다는 식으로 진술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검찰에서) 사실상 세미나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진술했다.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바로 앞 방에 '창고'라고 붙은 세미나실이 있다. 그곳에서 나, 김성태, 방용철(쌍방울그룹 전 부회장) 등을 다 모아놓는다. 외부에서 두 사람을 뒷바라지하는 쌍방울 직원들도 와서 음식도 갖다주고 심지어 술도 먹은 기억이 있다. 계속 토론도 하고 설득도 당하고 그런 과정이 있었다."

다만 이 전 부지사는 "하얀 종이컵에 따라줘서 (술을) 마셨다"라고 밝히면서도 정확한 날짜는 특정하지 못했다. 이후 진술에서도 여러 날짜를 언급하며 혼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은 일관됐다. 2023년 여름 이후부터, 옥중노트와 자필진술서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라고 밝혀왔다. 특히 이번 연어 술파티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박상용 검사를 특정하며 "이재명을 엮는 진술을 하면 선처하겠다"는 식의 회유를 받았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그 과정에서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 등이 회유에 참여했고, 진술모의를 위한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이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면 짜장면,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하면 연어가 제공됐다"는 구체적인 묘사도 남겼다.

반면 당시 수원지검은 "2023년 5~7월 출정을 담당한 수원구치소 교도관 38명을 전원 조사했지만, 밀착 계호 상황에서 음주는 불가능했고 이를 목격한 교도관도 없었다. 외부에서 음식을 제공한 사실도 없다"라며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이화영 측 "구체적 물증 있다"... 감찰 결과 따라 재심 청구 가능성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법무부는 이번 실태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수원지검이 조사한 38명의 교도관 말을 다시 확인했고, 일부 구체적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 역시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교도관들이 (당시에) 출정일지에 구체적인 내용을 전부 다 적어놨다"라며 "(법무부가) 아주 구체적으로 돼 있는 출정일지를 다 확인했다. 진술뿐 아니라 서면까지도 다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관건은 감찰 결과다. 만약 수원지검 감찰에서 진술 회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대북송금 사건의 기초가 된 김성태 전 회장 등 핵심 인물들의 증언 역시 '진술세미나에 따른 위증'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 재심 청구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검찰청은 18일 오후 서울고등검찰청에 정용환 감찰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인권침해 점검 TF'를 구성하고 연어 술파티 의혹의 진상을 신속히 확인해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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