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간 디자인 전문가 김지호 ‘학교 공간 디자인 산책’ 출간

학교나 학원을 운영하는 교육 관계자조차 놓치기 쉬운 사실이 있다. 아이들만을 위한 ‘교육공간 디자인’이라는 전문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일반 건축이나 인테리어가 아닌, 아이들의 발달 단계와 행동 특성에 맞춰 교육공간을 설계하는 일이다. 김지호 대표가 2010년 설립한 교육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아이스토리(istory)’는 그 대표적 사례로, “집보다 편안하고, 학교보다 더 배우고 싶은 공간”을 표어로 25년간 유치원·학교·학원·국제학교 100여 곳을 설계해왔다.
신간 『학교 공간 디자인 산책』(슬로디미디어)은 “어린이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라는 철학을 토대로 아이들이 성인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경험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베이비 스키마’ 이론을 바탕으로 둥글고 부드러운 형태, 조화로운 비율이 심리적 안정과 학습 집중에 기여함을 설명하며, 직선과 각진 성인 중심 공간에서 벗어난 비율과 조화의 기준을 제시한다.
책은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제3의 교사’로 규정한다. 빛·공기·소리·온도 같은 기본 감각부터 복도와 문, 도서관과 화장실까지 아이의 눈높이에서 재설계를 권고한다. 놀이와 학습의 경계를 흐리는 구조, 교사의 동선과 아이의 자율성이 함께 살아나는 배치, 지역과 자연을 연결하는 설계 원칙도 구체화했다.

해외·현장 사례 역시 풍부하다. 북유럽 학교의 ‘중앙 광장’, 수업에 따라 열고 닫는 가변 벽, 자연광을 깊숙이 끌어들이는 큰 개구부 등은 학습 효과와 상호작용을 높인 실증 사례로 제시된다. 일본 후지 유치원, 인도 블루밍데일 코쿤 유치원 등 세계 각지 사례가 망라됐고, 가변 벽·모듈 가구·지역 자재를 활용한 저비용 솔루션도 담겼다.
또한 커리큘럼과 맞물린 ‘공간 커리큘럼’ 관점에서 교실을 바라보며, 공간이 아이의 정서·집중·상호작용을 매일 훈련시키는 조용한 교사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해진 교실에서 모든 활동을 강요하는 관행을 비판하고, 수업 변화에 따라 공간이 유연하게 반응하도록 제안한다.
현장 적용성을 위해 운영자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수록했다. 단계적 리모델링, 우선순위 설정, 지역 자원 연계 등 예산의 벽을 넘는 실천 방안도 제시한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기 위한 다층적 공간 구성 원칙이 사례와 함께 정리돼 있다.
『학교 공간 디자인 산책』은 좋은 교사와 프로그램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교육현장에 ‘공간 혁신’이라는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교실이 바뀌면 수업이 달라지고, 수업이 달라지면 아이의 하루가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사례와 운영 지침으로 뒷받침한다.
또한 유아기관 원장·학원장·교육청 담당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점검 항목을 구조화해 현장 활용도를 높였다.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내용과 더불어 그 내용을 담는 공간의 혁신이 필수라는 문제의식을 견지한다. 『학교 공간 디자인 산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교육공간 디자인이라는 전문 영역을 소개하는 동시에, 실무진들이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가이드북이다.
한아름 인턴기자 han.areu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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