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되고 싶다면, 이기는 힘 대신 길러야할 것
[김남정 기자]
책을 읽으며 모르는 것이 드러날 때, 나는 잠시 부끄러워졌다. 얼마 전 읽은 책 <무지의 즐거움>에서 배운 그 부끄러움을 인정하는 일이다.
"나는 이것을 모르는 구나."
그 깨달음이 나를 조금 더 자유롭게 했다. 이번에 읽은 <목표는 천하무적>(2025년 6월 출간)은 그 자유를 한 걸음 더 나아가 '무도적 사고'로 연결한다. 저자는 말한다. 일상의 작은 감각을 놓치지 않는 훈련이야말로 나를 유연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그리고 그것이 창의력의 시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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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표지 |
| ⓒ 유유 |
남편이 평소보다 일찍 들어와 말없이 앉아 있을 때, 나는 단순히 "배고파?"라고만 물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그날의 표정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피곤과 근심이 겹친 표정이었다. 내가 조금 더 귀 기울였다면, 그날 더 따뜻한 대화로 맞이하지 않았을까 반성을 했다. 이 책은 일상에서 변화를 감지하는 감각이야말로 관계를 더 단단하게 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책은 "무도에서 단순한 동작이라도 반복하면 몸이 기억한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구절이 특히 좋았다. 꾸준히 해 온 필라테스가 처음엔 온몸의 근육통으로 느껴졌다. 오랫동안 하다 보니 이제는 몸이 스스로 그 동작을 스스로 찾아가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반복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몸에 새기는 배움이다. 책 읽기나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10분이라도 꾸준히 읽고 쓰면 사고의 근육이 조금씩 강해진다.
저자는 "무도가는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한다. 지나친 사고는 행동을 멈추게 한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구절을 읽고 스스로 다짐했다. 일을 미루기 전에 1분만 먼저 해 보자. 글 한 문장 쓰는 일, 집안일 하기, 이메일 확인하기 등. 생각만 하고 미뤄둔 일들을 1분 먼저 시작해 보니 이상하게 마음이 가벼워졌다. 즉시 행동하는 것이 무도적 삶의 핵심이라는 말이 이해되었다.
책은 무력감, 망상, 나이 듦까지도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연습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유 없이 불안한 날, 이 책의 조언을 떠올렸다. "오늘 하루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 하고 감정을 추적했다. 그러자 그 불안은 단순한 피로와 소소한 걱정이 겹친 결과였음을 알았다. 불안을 외면하기보다 관찰하는 순간, 그것은 단련의 재료가 되었다.
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진짜 무적이란 타인의 신호를 눈치채고, 몸과 마음으로 대응하며, 적을 만들지 않고 공생의 지혜로 위기를 살아내는 것"이다. 무적이란 전쟁에서 승리하는 힘이 아니라, 관계를 지키면서도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힘이다.
'수행 독서'로 단단해지는 나
이 책은 <용기론>과 함께 읽으면 더 흥미롭다. 저자는 한·중·일의 공통점이 '수행'에 있다고 본다. 동양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고, 서양은 개인의 독립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동서양의 인간관 차이를 '아이덴티티'에서 찾는다.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그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현대사회는 지식의 축적과 효율을 중시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진정한 생존력은 정보보다 감각, 전략보다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았다. 몸과 마음으로 감지하고, 반복해서 연습하며, 즉시 행동하는 작은 실천이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그렇게 쌓이는 힘이야말로 '천하무적'이다.
나는 요즘 세상이 점점 빠르고 얕아진다고 느낀다. 한 줄 요약, 3분 클립, '숏폼'이 지배하는 시대다. 그럴 때일수록 이 책 같은 깊이 있는 독서가 필요하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문장 앞에서 멈추고, 그 불편함을 끝까지 견디는 것. 그때 비로소 내가 모르는 것들을 알기 시작한다.
<목표는 천하무적> 은 그런 '수행 독서'를 권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방향을 잃은 사람, 관계에서 자꾸 부딪히는 사람, 혹은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지식을 늘리는 책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가다듬는 책이다. 읽고 나면 더 부드럽고, 조금 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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