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착 의혹' 검사·김앤장 변호사 통화기록... 일주일 뒤 폐기된다

선대식 2025. 9. 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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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검사는 왜 상관을 수사의뢰했나②] 쿠팡 극비 압수수색, 김동희 차장검사는 어떻게 알았을까

[선대식 기자]

 쿠팡 본사
ⓒ 이희훈
2024~2025년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2인자' 차장검사와 검사 출신 쿠팡 변호인이 수사정보를 유출하거나 공유하면서 쿠팡에 유리한 쪽으로 사건 처리를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는 관련 의혹을 밝혀줄 두 사람의 핵심 통신기록 폐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통해 A 부장검사의 대검찰청 진정서(감찰 및 수사의뢰서)를 확보했다. A 부장검사는 진정서에서 사법연수원 34기 동기인 김동희 검사와 ②검사 출신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B 변호사를 두고 "김동희는 자신이 취급하는 사건의 변호인과 이 사건 관련 사안이나 법집행 관련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주장했다.

김동희 검사는 부천지청 차장검사 부임 전 수원지방검찰청 공공수사부장으로 있었는데, 민주당 인사나 운전기사 등에게 10만 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2024년 2월 김혜경 여사를 기소한 바 있다. 김 여사는 1·2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 검사는 지난 8월 인사에서 일선 수사업무를 하지 않는 부산고등검찰청 검사로 발령받았다.

[의혹①] 대검 보완 지시 한 달 뒤, 쿠팡은 대응 논리 의견서 제출
 지난 7월 10일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대책위, 민주노동당 비상구가 주최한 ‘검찰의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퇴직금 불기소 처분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쿠팡대책위 공동대표이기도 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는 “도대체 어떤 이유로 검찰(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쿠팡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안달인가?”라면서 “결론을 조작한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 민주노동당
진정서에 따르면, 2025년 1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부천 노동청)은 '쿠팡 일용직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송치했다. 이후 엄희준 지청장은 A 부장검사를 거치지 않고 주임검사에게 무혐의로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A 부장검사는 부천지청 지휘부에 일용직 노동자들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더라도, 무효 소지가 큰 현재 쿠팡 취업규칙이 아닌 앞선 취업규칙에 따라 지급해야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근로기준법 109조 1항 위반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퇴직 시 14일 내 임금, 보상금, 그밖의 모든 금품 미지급'에 대한 처벌 규정을 언급한 것인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천지청은 3월 6일 무혐의 의견으로 대검찰청에 보고했는데, 대검찰청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왔고 통화 과정에서 A 부장검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검토 필요성을 전달했다. 3월 7일 대검찰청은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검토 필요성 등에 대한 보완 지시를 내렸다. 김동희 차장검사는 이를 엄희준 지청장에게만 보고하고, A 부장검사와 주임검사에게는 공유하지 않았다. 약 한 달 뒤인 2025년 4월 9일 쿠팡 변호인 B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한 대응 논리가 포함된 추가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했다.

쿠팡 쪽에서 대검 보완 지시에 대응하는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과연 우연일까?

[의혹②] 압수수색 집행 사실 어떻게 알았나

2024년 9월 26일 오전 8시 49분, B 부장검사는 김동희 차장검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노동청에서 쿠팡을 압수수색한다는 말이 있던데, 혹시 부장님이 노동청에서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나?"

노동청의 쿠팡 CFS 압수수색은 약 2시간 뒤인 이날 오전 11시 진행할 예정이었다. 압수수색 계획은 이를 직접 진행하는 노동청 관계자 극소수만 알고 있었다. 법원에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직접 결재한 A 부장검사도 정확한 일시를 알지 못했다.

김동희 차장검사는 이 내용을 어떻게 알았을까.

'사법연수원 동기' 검사와 검사 출신 김앤장 변호사
 대검찰청 전경(자료사진).
ⓒ 이정민
A 부장검사는 지난해 6월 쿠팡 사건을 처음 맡은 뒤 얼마 되지 않아 쿠팡 변호인 B 변호사와 면담했다. 그는 B 변호사의 발언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김동희 차장검사와는 검사 시절 친한 동기 언니, 동생일 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같은 학교에 다녀 학부모로서 가족 모임도 하는 등 매우 친밀한 사적관계에 있다."

이와 같은 두 사람의 관계와 관련 정황을 뜯어보면, 김동희 차장검사와 B 변호사가 압수수색 계획 등 수사 정보를 유출하거나 공유하고 쿠팡에 유리한 쪽으로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A 부장검사가 김동희 차장검사를 두고 쿠팡 무혐의 처분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허위공문서작성·행사죄뿐만 아니라, 공무상비밀누설죄와 사건관계인이나 변호인과의 사적 접촉을 금지한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5조의7 위반에 따른 징계와 형사처벌을 요청한 이유다. A 부장검사는 진정서에서 "현 단계에서 먼저 김동희와 B변호사에 대한 통신영장만 청구하더라도 김동희의 부적절한 처신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리라 단언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압수수색 계획이 유출된 당시 김동희 차장검사의 통신기록을 확보해 정말로 수사 정보를 공유한 것인지, 더 나아가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한 것은 아닌지 진실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통신사는 통화 내역을 1년 동안만 보관한다. 지난해 9월 26일 압수수색 당시 통화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은 1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김동희 검사 "우연히 같은 학교 보낸 것... 부당하게 처리 안 했다"
▲ 김앤장 법률사무소 
ⓒ 연합뉴스
김동희 검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사 정보를 공유하거나 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의 변호사들이 검사와 친하다고 말하는 게 변론의 방식일 수 있고, (B 변호사가 A 부장검사한테) 저와 친하다고 말을 했을 수 있지만, 가족 모임 하는 사이라는 것은 허위다. 가족끼리 만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제가 아는 변호사가 한두 명인가. 나랑 친하다고 하면 사건을 다 봐주겠느냐. 아는 변호사가 왔다는 것만으로 어떻게 사건을 봐주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자신과 B 변호사가 우연히 자녀를 서울 강남의 같은 고등학교에 보낸 것은 맞다고 했다. "서울 대치동에 법조인들이 얼마나 많이 살고 있나. 검사도 변호사도 다 대치동 산다. 그 안에서 아이를 키우는데, (자녀가) 원하는 학교가 아닌 강제 배정받은 학교에 우연히 (B 변호사) 자녀가 다니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정보를 공유했다는 주장에는 "말도 안 된다. 그러면 검사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26일 노동청 압수수색 계획을 어떻게 미리 알고 사전에 A 부장검사에게 전화했냐고 묻자 "당시 언론보도를 보고 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압수수색 당일 전화 여부를 재차 확인했지만, 김 검사는 "아닐 것이다. 진짜 무고"라고 답했다.

김 검사와 수사정보 공유 의혹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김앤장 B변호사에게 전화와 문자를 통해 3일 넘게 문의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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