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한학자 통일교 총재 '정치자금법 위반' 구속영장 청구

유지영 2025. 9. 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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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직 오른 2012년 이후 처음... 특검팀 "증거 인멸 우려 상당히 농후"

[유지영 기자]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18일 오후 4시 45분]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이 한학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한 총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2012년 총재직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한 총재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경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면서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 16일 한 총재와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에서 이뤄진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팀 관계자는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 영장에 적시된 혐의명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까지 네 가지"라고 밝혔다.

한 총재는 특검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체포 영장 청구 가능성을 내비치자 17일 자진해서 출석했다. 이날 한 총재는 9시간 이상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한 총재를 조사했으나 대체로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이런저런 상황을 파악했을 때 증거 인멸 우려가 상당히 농후하다고 판단되어 영장을 청구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한 총재 조사에) 준비했던 질문지는 다 소화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 총재는 네 가지 혐의 외에도 정당법 위반(의사에 반한 정당 가입 시),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정당법 위반에 대해서도 한 총재에게 (조사 시) 질문을 한 바 있다. 오늘 국민의힘 당사에서 (통일교 교인 명단을) 임의 제출 받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데, 수사가 아직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워서 (정당법 위반은) 죄명에 들어가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특검팀,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 나서... 이번이 세 번째

특검팀은 한 총재 조사를 마친 뒤 오늘 오전부터는 통일교 교인들의 당원 가입 및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압수수색은 지난 8월 13일과 18일 국민의힘 측의 반발로 무산되고, 이번이 세 번째 시도다. 아직 "영장을 제시하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특검팀 관계자)이다.

특검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당대표로 뽑고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평화롭게 뵈러 가서 영장을 제시한 것이지 힘으로 맞서는 물리적인 대치가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저희는 (정당)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데이터를 추출해 자료를 받는, 임의 제출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권 의원의 수수 자금은 현금이다. 현금 특성상 자금 추적이 용이하지 않고, 확인을 계속해 보려 하나 여의치 않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17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첫 재판에서 김건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각 샤넬백·목걸이와 1억 원을 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윤 전 본부장 측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건넨 선물이 실제 김건희에게 전달됐는지는 모르고 (권 의원에게 준 1억 원 관련해선) 증거법상 다툼의 소지가 있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한편, 특검팀은 같은 날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권성동 국회의원, 속칭 '집사게이트' 의혹 관련 민경민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 구세현 웰바이오텍 대표, 종묘 망묘루 차담회 사적 이용 의혹을 받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관련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중이거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종점부 변경 의혹 사건과 관련해 "용역업체 실무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한 대형 로펌이 위 실무자들의 변호인들로 선임되지 않았음에도 로펌 사무실로 불러 모아 주요 피의자인 용역업체 임원을 배석시킨 채 진술 연습을 시킨 정황을 확인했다"라며 "특검에 대한 중대한 증거 인멸 시도 또는 수사 방해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앞으로는 같은 행위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대형 로펌'이 어딘지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통일교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종교 지도자에 대한 부당한 탄압"

통일교 측은 18일 오후 "특검의 이번 (구속영장 청구) 조치가 국제적 종교 지도자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라며 규탄하는 입장문을 냈다.

이 입장문에서 통일교 측은 한 총재의 건강상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총재님은 당당히 자진 출석하여 9시간 30분 동안 검사의 질문에 필요한 모든 대답을 했다. 그런데도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하는 특검이 법이 아닌 여론과 실적을 의식한 조치라고 보여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총재님의 지시 사실에 대해 유일한 증거인 윤영호의 진술을 근거로 총재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과도하고 무리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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