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대응 소극적"... 미 조지아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보고서 발간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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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영상 캡쳐] |
| ⓒ 연합뉴스 |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협상을 거쳐 9월 11일 석방돼 자진 출국 형식으로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다. 그러나 단일 현장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 단속이기도 한 이번 사건은 막대한 투자가 진행 중인 한국 기업의 대미 사업에 심각한 불안 요소를 드러내면서 단순한 이민법 위반을 넘어 한·미 경제 협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되었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18일 '미 조지아주 한국인 이민 단속·구금 사건의 미국 비자제도 쟁점 및 향후 과제'라는 제목의 현안보고서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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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입법조사처는 18일 "美(미) 조지아주 한국인 이민 단속·구금 사건의 미국 비자제도 쟁점 및 향후 과제"라는 제목의 현안보고서를 발간했다. |
| ⓒ 국회입법조사처 |
두 번째 원인은 까다롭고 절차가 긴 미국의 취업비자 제도에 있다. 전문직 비자인 H-1B 비자는 추첨제로 선발돼 불확실성이 크고, 주재원 비자인 L-1이나 투자 비자인 E-2 비자는 발급 요건이 까다롭다. 그 결과 한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숙련 기술자를 빠르게 투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었고 이에 기업들은 단기 상용 비자인 B-1이나 관광 비자인 B-2, 전자여행허가제(ESTA) 같은 비자를 활용해 인력을 파견하는 관행을 이어온 것이다.
세 번째 원인은 하도급 협력업체 인력 운영이 지닌 위험성이다. 대기업과 달리 현지법인이 없는 협력업체들은 애당초 합법적으로 취업 비자를 받을 길이 만무하다. 보고서는 "원청업체인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했던 것도 한 원인"이라면서 "복잡한 하도급 구조 속에서는 인력 관리의 사각지대를 완전히 없애기 어려운 현실적인 한계"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원인은 정부의 소극적 대응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과 취업을 단속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엄포해왔다. 실제로 올 상반기부터 ESTA 발급 후 입국이 거부된 사례가 늘었고,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5월과 6월에도 LG엔솔과 현대차 소속 한국인 근로자의 미국 입국 거부 사례가 연달아 발생했음에도 외교부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한국인 기술 인력의 체류 지위 및 비자 체계 개선과 관련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음에도, 우리 정부는 이를 7.30 한미 관세협상 과정 등 한미 외교채널에서 핵심 의제로 다루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지난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추가 1,500억 달러 투자가 발표됐지만, 정작 이러한 투자를 뒷받침할 비자 문제는 후순위로 밀렸다는 비판이다.
"한국인 대상 비자 쿼토 확보하고 별도 비자 신설해야... 정부·기업·국회 적극 대응 필요"
보고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비자 제도 개선과 인력 관리 체계 보완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B-1 비자의 활용 범위를 명확히 하고, H-1B 비자에는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한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이는 미국 의회 입법 없이도 행정부 차원의 지침 개정만으로 가능해 단기적인 해결책으로선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인 대상 H-1B 비자 쿼터를 확보하거나 별도의 전문직 비자(E-4)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과거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국 캐나다·멕시코, 호주, 싱가포르, 칠레 등을 대상으로 별도 비자 제도를 마련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 의회의 E-4 비자 신설 관련 입법이 절실하다. 보고서는 "이번 LG엔솔-현대차 사건으로 인해 미국 내 비자 제도 개선에 대한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이를 기회로 미 의회의 E-4 비자 신설 관련 입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한층 더 적극적으로 요구·설득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은 물론 국회까지 모두 한뜻으로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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