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아이콘’ 자파르 파나히, BIFF가 주목한 거장 [30th BIFF]
다양한 작품으로 억압과 검열에 맞서온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영화로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증명해온 ‘저항의 표상’이다. 칸·베니스·베를린 세계 3대 영화제를 모두 석권한 그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신작 '그저 사고였을 뿐을'으로 직접 관객과 만난다.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 1층 기자회견장에서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및 갈라 프레젠테이션 '그저 사고였을 뿐'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의 영화인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검열과 억압 속에 살아가는 개인의 자유와 존재를 조명해왔다. 반체제적 시선으로 이란 사회의 정치·사회적 모순을 날카롭게 포착해온 그는 수차례 체포와 구금, 가택연금, 영화 제작 금지, 출국 금지 등 탄압을 받으면서도 비밀리에 영화를 제작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며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써클'(2002),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택시'(2015)에 이어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2025)로 2025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세계 3대 영화제를 모두 석권했다.
이날 자파르 파니히 감독은 '그저 사고였을 뿐'은 프랑스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 출품작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사실 이 작품을 아카데미 시상식에 보내는데 문제가 조금 있었다. 안타깝게도 아카데미의 특정 섹션은 영화를 출품 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란 같은 폐쇄적인 국가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라며 "영화 제작자가 이란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았고, 프랑스와 공동 제작된 작품이라 출품할 수 있었다. 나와 같은 독립 영화 제작자들은 함께 연대하고 모아서 이런 문제에 직면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 같다"라고 아카데미 시상식 출품작 요건의 문제를 짚었다.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아 영화 제작에 제동이 걸렸던 그는 "난 사회적인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20년 동안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았을 때 내면으로 더 파고들 기회를 얻었다. 모든 아이디어가 내 내면에서 나오는 경험을 했다. 내가 스스로 카메라 앞에 섰던 적도 있는데, '혼자서라도 만들겠다'란 의지 때문이었다. 내가 영화 제작 외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택시 운전을 하는 생각을 했고, 택시 안에서 카메라를 숨기는 방식으로라도 창작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택시'다. 누구도 영화 제작을 막을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고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밝혔다.
자파르 파니히 감독은 현재 이란 영화 제작 상황에 대해 "이란에서는 영화를 만들려면 정부 부처에 각본을 제출하고 검열을 받고 수정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감옥에 간다든지 영화 제작을 하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함께 작업했던 각본가가 이틀 전에 감옥에서 풀려났다. 저의 동료는 일생의 4분의 1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언론인으로서, 인권운동가로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동료다. 이처럼 반드시 어떻게 영화를 만들지,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지 목표와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우리가 어릴 때 누리지 못한 혜택, 제도, 기술을 갖고 있다. 굉장히 많은 가능성과 시설이 젊은 세대들에게 주어져 혁신적인 방법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열심히 하지 않을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며 "전 세계 어느 곳이든지 정치, 경제 등의 문제가 있다. 영화 제작자들은 어디에 있든, 이야기를 임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파르 파니히 감독은 저항의 힘을 잃지 않는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아내다. 내가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아내가 버릴 지도 모른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모든 영화인이 작품을 만들 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영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정말 우울할 것 같다. '오프사이드'란 영화를 만들 때 5년 동안 스크립트를 만들었는데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영화를 만들 수 없었던 시기에 후회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영화는 두 가지 종류의 영화가 있다. 관객을 따라가는 영화와, 관객이 따라오는 영화다. 관객을 따라가는 영화가 전 세계 영화 산업의 95%고, 후자의 경우는 제작자의 관점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유형의 영화가 모두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영화인으로서 첫 발걸음은 스스로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이해해야 한다"라고 미래의 영화인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그저 사고였을 뿐'은 10월 1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그는 "한국의 관계자들이 관객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애써주셨으면 한다"라며 "관객들에게도 시간 낭비가 아닌, 분명히 좋아할만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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