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공항 건설 제동 ‘나비효과’…먹구름 짙어지는 신공항
제주 제2공항·가덕도신공항 등 사업도 ‘백지화’ 우려
국토 균형 발전 vs 선택과 집중…사업에 ‘극과 극’ 반응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다른 신공항건설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각 지역에선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저조한 경제성과 안전문제 등으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11일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원고인 시민단체 손을 들어주면서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신공항들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조류충돌 위험을 부실하게 평가해 위험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고 생태계 훼손 우려가 있다며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사태 이후 공항 인근에서의 조류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전북도는 항소를 검토하며 공항 건설사업을 이어가겠단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공항건설 백지화 문제에 직면한 것은 새만금국제공항만은 아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도 새만금공항처럼 시민단체로부터 기본계획 취소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공사 기간 연장과 관련한 이견으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건설이 사업에서 빠지기로 하면서 사업지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당초 현대건설이 기본계획에 제시됐던 공사기간 84개월보다 24개월 늘어난 108개월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국토부와 이견이 발생한 것이다. 현재 국토부는 공기를 비롯해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의 방향성을 검토 중이며 올해 중 재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제주 제2공항 역시 공항 부지 인근에 철새 도래지가 위치해 있어 조류충돌 위험성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환경영향평가 범위를 넓혀 조류 위치추적장치도 확대하는 등 조류 충돌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신공항 사업 추진이 발목을 잡히자 해당 지역에서는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 신공항 건설사업은 국토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동력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학부 교수는 “신공항 건설은 교통 소외 문제와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추진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유럽 등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도심 집중화 현상 등이 심화되고 있어 공항 건설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공항 사업이 면밀한 수요 조사를 통해 추진되기 보다는 정치 논리가 크게 작용되는 경우가 많아 건설되더라도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고 제한적인 예산 속 안전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어 반대 목소리도 크다.
특히 공사비 인상 등으로 공사에 참여해야 하는 건설사들도 수익성을 저울질하며 선뜻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신공항건설 사업에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다.
앞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도 경쟁입찰이 네 차례 유찰된 끝에 현대건설이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어서 재입찰을 하더라도 경쟁입찰이 성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중앙 정부가 공항건설의 예산을 모두 지원해주는 구조상 정확한 수요나 경제성, 안전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단 지역에 공항을 유치하고 보자는 논리가 있다”며 “선택과 집중으로 공항 건설이 필요한 곳을 선정해 품질과 안전이 담보되는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조류충돌 위험성 문제로 공항 건설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조류가 서식하지 않는 공항 부지를 찾는 것이 불가능할 뿐더러 항공기 운항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류를 관리하는 것에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가덕도신공항은 항공기 접근 경로가 철새 이동 경로에서 벗어나 있다”며 “철새 보호나 조류충돌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비행장과 떨어진 곳에 조류 대체 서식지를 마련하는 등 관리를 강화해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공항 부지 특성상 충분한 면적과 소음 민원이나 장애물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조류까지 피해갈 수 있는 곳은 없다”며 “조류 퇴치 활동 등 예방 활동을 통해 항공기 운항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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