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1위 되찾은 한샘…B2C 반격 리바트 [맞수맞짱]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2025. 9. 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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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한샘 vs 현대리바트

국내 가구 업계 맞수 한샘과 현대리바트 간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전통의 강호’ 한샘이 지난해 상반기 처음으로 현대리바트에 가구 업계 1위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올 상반기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샘이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으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금방 1위를 뺏겨버린 현대리바트는 1위 탈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샘 플래그십 논현’의 키친바흐 전시장 (한샘 제공)
성인 자녀를 위한 현대리바트의 더 룸 솔루션 ‘뷰티·패션’ 패키지. (현대리바트 제공)
한샘 상반기 매출 1위 올라

지난해 첫 역전한 리바트, 재역전 다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의 올 상반기 매출은 9028억원으로 현대리바트(8476억원)를 500억원 넘게 앞질렀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리바트에 내줬던 선두 자리를 다시 되찾았다.

사실 오랜 기간 가구 업계 선두 자리는 한샘이 독차지해왔다. 현대리바트는 ‘만년 2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현대리바트 매출은 1조4065억원으로 한샘(2조2312억원)보다 한참 적었다. 2022년 이후 두 회사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2022년엔 5052억원, 2023년 3812억원으로 줄어들더니 지난해 초부터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리바트 매출이 1조17억원으로 한샘(9638억원)을 추월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가구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현대리바트 매출 상승세가 다소 꺾이면서 연간 기준 한샘(1조9083억원)이 현대리바트(1조8706억원)를 소폭 앞질렀다. 한샘이 연 매출 선두 자리를 지킨 셈이다.

현대리바트는 올 들어 매출 회복에 주력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 1위 자리도 한샘으로부터 뺏어오지 못했다.

한샘이 선두 자리를 되찾은 것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 효과를 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이엔드 주방 가구 브랜드 ‘키친바흐’ 리뉴얼과 인테리어 시공 서비스 ‘시그니처 핏’이 프리미엄 공략의 두 날개가 됐다.

한샘은 키친바흐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2021년 10월 이후 4년여 만에 신제품을 내놓았다. 나뭇결 질감을 살린 훈증 무늬목 ‘스모크드 오크’와 ‘내추럴 오크’ 소재를 새롭게 도입하고, 이탈리아 고급 세라믹 소재도 추가했다. 고급 아파트, 주택의 높은 천장 트렌드에 맞춰 최대 2.7m 높이까지 맞춤 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한샘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키친바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7월 한 달만 놓고 보면 71.3% 성장률을 자랑한다.

프리미엄 인테리어 솔루션 ‘시그니처 핏’도 자랑거리다. 시그니처 핏은 디자인, 시공, 홈스타일링 컨설팅을 한 번에 제안하는 서비스다.

한샘은 객단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올해도 가구 업계 1위를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현대리바트도 반격에 나섰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현대리바트의 B2C 매출 비중은 19% 수준에 그쳤다. 현대리바트 매출 대부분이 B2B, 즉 아파트를 분양할 때 주방이나 붙박이장으로 설치되는 가구 사업에서 나오는데, 건설 경기 침체로 B2B 사업 매출이 급감했다. 현대리바트는 향후 B2C에 매진한다는 복안이다.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에 신개념 인테리어 패키지 ‘더 룸(THE ROOM) 솔루션’을 선보인 게 대표 사례다. 더 룸 솔루션은 소비자가 방의 주요 기능에 따라 가구 선택과 배치가 완성된 ‘공간 테마’를 선택하면 인테리어가 완성되는 공간 맞춤 솔루션이다. 더 룸 솔루션은 초등학생 자녀의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미니도서관’ 패키지, 중·고등학생 자녀를 위한 ‘스터디카페’ 패키지, 성인 자녀를 위한 ‘뷰티·패션’ 패키지 등으로 구성됐다. 최종경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리바트는 아파트 빌트인 현장이 줄어들면서 B2B 부문 침체를 맞았지만, 집테리어 등 B2C 부문 매출이 성장하면서 희망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사모펀드 주인 한샘, 수익성 고민

리바트, 현대百 계열사로 안정적 성장

한샘이 현대리바트 공세에도 선두 자리를 지켰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적잖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8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00억원) 대비 절반 이상 급감할 정도로 수익성이 부진한 탓이다. 현대리바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4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49억원)와 큰 차이가 없는 점과 대비된다.

결과적으로 1위는 탈환했지만 한샘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2021년 당시 10만원 선을 넘나들던 주가는 최근 4만원대를 오르내린다(9월 10일 종가 4만3300원).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샘은 비용 효율화, 중고가 제품 비중 확대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지만, 외형이 축소돼 비용 부담을 만회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주가 회복을 위해선 주택 경기 회복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한샘 실적 부진이 사모펀드 운용사 IMM PE를 새 주인으로 맞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2022년 1조4500억원을 받고 IMM PE에 지분 27.7%를 전격 매각했다. 이후 한샘 내부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지오영그룹 총괄사장을 역임한 김진태 대표가 2022년 1월 한샘 수장을 맡은 이후 가구 업계 1위를 넘어 ‘글로벌 리빙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실적은 살아나지 않았다. 2022년 217억원의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가 하면 매출도 2조9억원에 그쳐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상황이 심상찮자 IMM PE는 2023년 7월 한샘 CEO를 김유진 대표로 교체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할리스에프앤비, 에이블씨엔씨 대표를 맡아 실적을 턴어라운드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한샘 구원투수로 올라섰다.

이후 한샘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판매관리비, 직원 복리후생비용 등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돌입했고 인력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냈다. IMM PE 인수 이후 3년간 550여명 이상이 회사를 떠나면서 인력 재편이 이뤄졌다. IMM 인수 첫해 2540명이던 한샘 임직원 수는 올 6월 말 기준 1993명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뚜렷한 턴어라운드를 일궈내지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크다는 후문이다.

현대리바트는 잠시 1위를 뺏겼지만, 한샘이 지지부진한 틈을 타 명실상부 가구 업계 선두 자리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현대리바트는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후 10년 넘게 지배구조에 큰 변동이 없었다. 현대리바트 최대주주는 현대지에프홀딩스(옛 현대그린푸드)다.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 출신 윤기철 대표가 2020년부터 수장을 맡은 이후 5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1989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한 윤 대표는 현대백화점그룹 내 기획, 재무통으로 유명하다.

물론 현대리바트도 분위기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구 업계 불황으로 2022년 첫 영업손실(279억원)을 내는 등 경영난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B2B뿐 아니라 B2C 사업까지 키우면서 한샘과 정면승부를 펼칠 정도로 분위기가 살아난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로 매출 확대가 녹록지 않은 만큼 1위 자리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7호 (2025.09.17~09.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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