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은 옛말…‘금관구’ 대표 랜드마크로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서울 지하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 2번 출구로 나와 고개를 돌려 다리를 건너면 교차로가 하나 등장한다. 미림여고입구교차로다. 서울대벤처타운역을 뒤에 두고 호암로 오르막길을 따라 꽤 오랜 시간을 걸으니 어느 순간 주변 풍경이 바뀐다.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노후 건물은 사라지고 신축 아파트가 눈에 확 들어온다. 신림동에 모처럼 들어선 새 아파트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다. 신림3구역을 재개발한 곳으로 올해 5월 입주를 시작했다. 단지는 지하 4층, 지상 17층, 8개동, 571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는 몇 가지 의미가 있는 단지다.
먼저 2005년 신림동 일대가 제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사업을 완주한 곳이다. 신림뉴타운은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일대 약 35만㎡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신림1~3구역으로 구성됐으며 1구역과 2구역은 비교적 규모가 크고 3구역은 규모는 작지만 사업 추진 속도가 빨랐다는 특징이 있다.
3구역은 다른 구역과 비교해 입지는 다소 아쉽다. 1구역은 서울대벤처타운역 역세권으로 4000가구 이상 대규모로 조성될 예정. 2구역 역시 1500가구에 육박할 만큼 규모가 있다. 반면 3구역은 호암로를 따라 언덕 끝자락에 위치했다. 서울대벤처타운역까지 도보로 25분 이상 소요되며 지형은 대부분 오르막길이다.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신우초와 붙어 있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지만 단지 주변에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졌다고 보긴 어렵다. 인프라나 대중교통 접근성 등만 보면 3구역은 1~2구역과 비교해 차이가 있다. 하지만 3구역은 동시다발적으로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신림동 일대에서 처음으로 입주를 마친 단지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신림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림3구역은 서울에서 드물게 신축 아파트 중 전용 84㎡ 기준 10억원 미만에 시세가 형성된 가성비 단지”라며 “신림1구역과 2구역은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5~8구역 또한 사업 윤곽이 드러나면서 신림동 일대는 서울 서남부를 대표하는 주거지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시촌으로 유명했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가 정비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 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3구역은 이미 입주를 마무리하고 조금씩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2구역은 철거가 진행 중이다. 1구역 역시 재개발 사업의 7부 능선이라 할 수 있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신림뉴타운에 묶여 있진 않지만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통해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5~8구역 역시 사업 첫 단추인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했거나 준비 중이다.
신림동은 과거 노후 주택이 즐비하고 지하철 교통이 좋지 않아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낙후지역 중 하나로 분류됐다. 하지만 신림선 개통과 난곡선 개발 등 교통 호재가 겹치고 신림뉴타운 개발 사업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신흥 주거지역으로 탄생하고 있다.

8구역도 정비구역 지정 눈앞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추진 중인 정비사업은 크게 2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입주를 시작한 3구역처럼 사업이 막바지에 이른 신림뉴타운(신림1~3구역)이다. 재정비촉진지구에 포함된 이곳은 3구역을 필두로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될 계획이다. 1~3구역에서 쏟아지는 새 아파트 물량은 약 6000가구에 이른다.
재정비촉진구역에 묶여 있지 않지만 별도로 재개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구역도 여럿 있다. 신림5~8구역이 대표적이다. 신림5~8구역은 모두 사업 초기 단계지만 사업만 마무리되면 총 9000가구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다. 기존 신림뉴타운과 합치면 1만5000가구 규모다.
신림뉴타운 재개발 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요즘 신림동에서 주목받는 곳은 초기 단계인 신림5~8구역이다. 이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느렸던 8구역에서 조금씩 사업 윤곽이 드러나고 있어 업계 관심을 모은다.
서울시 관악구는 오는 9월 29일까지 ‘신림8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 사업 정비계획 수립·정비구역 결정(안)’에 대한 공람 공고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림8구역은 신림동 650번지 일대 대지면적 약 10만㎡ 부지에 최고 33층, 지하 3층 규모 공동주택 30개동(2257가구)을 짓는 사업이다. 관악산 자락 목골산과 마주하고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지만 대중교통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10년 이상 재개발 사업이 표류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6월에는 신통기획이 확정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8구역 외 5~7구역 역시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신림5구역은 지난 1월 정비계획 수립·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람을 완료하고 정비구역 지정을 눈앞에 뒀다.
신림6구역은 신통기획 대상지로 확정된 후 정비구역 지정 단계를 밟고 있다. 신림선 서원역 인근에 위치한 신림6구역은 2022년 5월 공공재개발 사업을 추진했지만 공모에서 탈락한 후 신통기획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올해 3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면서 사업이 발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5구역과 6구역 모두 연내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5~8구역 중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신림7구역이다. 난향초와 붙어 있는 신림7구역은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1년 단독주택 재건축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주민 반대 등의 이유로 2014년 구역 해제됐다. 이후 2021년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됐으며 구역 해제 후 10년이 지난 지난해 9월, 정비구역 지정됐다. 현재 5~8구역 중 유일하게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1~3구역 사업 막바지 단계
1구역 내년 관처…2구역 철거 중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된 신림1~3구역은 사업 막바지 단계다. 이 중 관심을 모으는 곳은 1구역이다. 1구역은 규모나 입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신림동 재개발이 모두 마무리될 경우 신림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지면적 약 22만3000㎡에 조성되는 신림1구역은 지하 5층, 지상 29층, 39개동 4185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신림1구역은 무허가 건축물이 약 40%에 달할 만큼 낙후지역으로 평가받았다. 신림뉴타운 지정 후에도 무허가 건축물 처리 문제 등으로 사업 추진이 더디게 진행됐다. 하지만 서울시 신통기획 시범 사업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에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신림1구역은 2021년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신통기획 시작을 알린 곳이다. 신통기획 1호 사업지란 상징성과 함께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며, 이르면 내년 말 재개발 사업 9부 능선인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2027년 본격적인 이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입지만 보면 1구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신림2구역은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최고 28층, 1487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르면 올해 안에 분양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신림동은 강남이나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 등 업무시설 밀집지역과 물리적으로 가까웠지만 노후 주택이 많다는 이유로 주거지역으로서 선호도가 낮았다”며 “재개발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신림동은 서울 서남부 일대에 새로운 중산층 주거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7호 (2025.09.17~09.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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