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못 받으면 끝”…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고1 자퇴생’ 급증

양유라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diddbfk1@naver.com) 2025. 9. 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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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시 수험생 3년 새 30%↑
내신 5등급제 부작용 현실화
강남 3구 학업중단율 전국 최고
서울·경기 지역 고졸 검정고시 응시생은 2022년 1만7233명에서 올해 2만2797명으로 3년 새 30% 급증했다. (사진=매경DB)
올해 전국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고1 자퇴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일정 학점을 이수해 졸업하는 제도다. 내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존 9등급제를 5등급제로 바꿨지만, 오히려 상위권 대학 진학 문턱을 높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신 5등급제 도입으로 등급 간 구간이 넓어지면서 한 과목이라도 2등급이 나오면 상위권 대학 입학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과거 상위 4%가 1등급이었지만, 지금은 상위 10%가 1등급을 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1등급 못 받으면 끝’이라는 불안감이 학생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퇴→검정고시→수능 정시’로 이어지는 새로운 입시 전략이 자리 잡는 분위기다.

고교 자퇴생은 매년 늘고 있으며 고1 자퇴생까지 가세하면서 추세는 더 뚜렷해지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 고졸 검정고시 응시생은 2022년 1만7233명에서 올해 2만2797명으로 3년 새 30% 증가했다. 올해 치러지는 2026학년도 수능 응시생 가운데 검정고시 출신은 2만2355명으로, 전년 대비 11.2% 늘며 1995학년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교육 1번지’ 지역에서 학업중단율이 높았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와 서초구 일반고 학업중단율은 각각 2.7%로 가장 높았고, 송파구도 2.1%에 달했다. 입시 환경 변화로 내신 경쟁이 불리해지자 상위권 학생들이 오히려 일반고와 자사고를 떠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휘문고(0.67대1), 세화고(0.91대1) 등 일부 자사고는 올해 미달 사태까지 겪었다.

이러한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1호 교육 공약’으로 고교학점제를 추진할 때부터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가 진로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제도지만 상대평가 내신과 수능 중심의 대입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면, 자퇴생 증가 같은 부작용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수능만으로 대학 진학이 가능한 현 체제에서는 ‘정시 파이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를 조율하는 근본적인 정책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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