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한지붕 세가족, 제주에 살고 있습니다
[김태리 기자]
서귀포의 작은 바닷가 마을, 가까이로 서귀포 바다가 창에 담기고, 바다 냄새가 늘 스며드는 이곳에서 나는 '현대판 한지붕 세가족'과 함께 산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우리 세 가구는 지금 가장 가까운 가족 같은 이웃이다.
처음 이곳에 들어올 때만 해도 그저 같은 건물을 나누어 쓰는 '이웃'일 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물, 햇살, 주차장, 옥상까지 함께 쓰는 사이가 되었다. 층간 소음이 아닌 층간 안부를 나누고, 층간 사랑을 주고받는 관계로 변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선을 서로 잘 지켜가면서.
|
|
| ▲ 이웃사촌 저녁나눔 함께 먹으니 차리는 것도 한번, 설거지도 한번만 하면 되어서 너무 좋다 |
| ⓒ 김태리 |
말 그대로 숟가락 하나씩 더 얹으면 밥도 한번에, 설거지도 한번에 할 수 있는 효율성까지 높은 사이가 되었다. 작은 식탁에 나란히 모여 앉아 먹는 밥은 하루의 피로를 녹여주고, 서로의 하루를 이어주었다.
"저희집에 손님이 좀 많이 오는데 혹시 층간소음 같은 건 없었어요? 조심한다고는 하는데 시끄럽거나 하면 꼭 말씀해주세요. 더 조심할게요!!"
"아니에요, 저는 '2층과 옆집에 아무도 안 사나?' 생각할 정도로 조용해서 신기했어요."
|
|
| ▲ 바다가 하늘이 펼쳐진 풍경 매일 같이 공유하는 우리집 뷰 |
| ⓒ 김태리 |
|
|
| ▲ 이웃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기 강아지 산책 처음 해본 자의 만반의 준비 러닝복장 |
| ⓒ 김태리 |
어릴 적, 엄마가 바쁠 때 챙겨주던 동네 이모들이 있었고, 진짜 사촌들보다 더 자주 만나 골목을 누비던 언니, 오빠, 친구들과 동생들이 있었다. 아마 우리 엄마아빠 세대도 그랬을 것이다. 그저 마음이 열리고 손길이 닿으니 자연스럽게 우린 정말 '이웃 사촌'이 되었다.
|
|
| ▲ 이웃사촌 한라산 등반 운동을 좋아하는 우리들의 우당탕탕 한라산 등반 |
| ⓒ 김태리 |
갈등 대신 음식들이, 불평 대신 웃음이 위층과 아래층, 옆집을 오간다. 한지붕 세가족은 더 이상 드라마 속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서귀포 바닷가 마을의 현재형 삶이자, 내가 지금 살아가는 일상의 풍경이다.
도시 아파트 생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여기서는 너무도 자연스럽다. 삶의 비용도 줄이고, 마음의 비용도 줄이는 삶. 수도요금을 나누고, 주차장을 나누고, 햇살을 나누며 살아간다. 물론 불편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각자의 생활 패턴이 다르고, 때로는 양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건 '함께 산다는 건 완벽한 합의가 아니라 기꺼이 기다리고 받아주는 것'이라는 깨달음이었다.
|
|
| ▲ 현대판 한지붕 세가족, 응답하라 1988 이런게 반상회, 반모임 |
| ⓒ 김태리 |
|
|
| ▲ 이웃사촌 저녁나눔 같은 야구팀을 응원하며 야외 테라스에서 같이 밥먹기 |
| ⓒ 김태리 |
세상은 충분히 따뜻하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3번째로 많은 나라의 수준
- 구속위기 권성동 "난 결백"... "내란성동" 항의에 보좌관 달려들어 소동도
- 이재명 대통령이 '잔인한 제도'라고 말했는데... 왜 폐지 안 될까?
- 또 나경원 의원은 간사가 되지 못했다, '만장일치' 반대...국힘은 불참
- 교육지원청, 왜 강남의 초등학교 야구부 감사에 나섰나
- "검사 때 윤에게 검찰동향 수시 보고" 김상민의 이상한 진술... 왜?
- 유기농사꾼이 빗나간 일기예보 대신 올려다 본 것
- "고리2호기 수명연장 안 돼" 대통령실 앞 농성 돌입
- [오마이포토2025] 권성동,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
- [오마이포토2025] '막말' 송언석 의원직 사퇴 촉구한 민주당 초선 의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