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명예의전당] 故 유상철, 정몽준 전 회장, 데얀… '명예의전당'에 함께 헌액된 레전드들

김정용 기자 2025. 9. 16. 12:1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호남 K리그 어시스트 이사(왼쪽)와 고 유상철의 아들 유선우 씨.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고(故) 유상철 감독의 가족, 80대가 된 김호 전 수원삼성 감독, 한국 축구 역대 최고 거물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한 자리에 모여 K리그 명예의전당에 올랐다.


16일 서울 신문로의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제2회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이 개최됐다. 명예의전당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프로축구 역사와 전통을 기리고, K리그 발전에 기여한 인물의 공헌을 알리기 위해 2023년 신설했다. 선수, 지도자, 공헌자 3개 부문으로 2년 마다 헌액자를 선정한다.


제2회인 이번 헌액자는 선수 부문에 김주성, 김병지, 故유상철, 데얀, 지도자 부문에 김호 전 수원삼성 감독, 공헌자 부문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3년 초대 명예의전당에서는 최순호,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 김정남 전 감독, 故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헌액된 바 있다.


헌액자에게는 그들이 K리그에 남긴 업적을 기록한 헌액증서와 함께 명예의전당 헌액을 상징하는 트로피가 수여된다. 트로피에는 명예의전당의 상징물이 각인된 순금 메달이 박혀 있다.


각 헌액자마다 추천인이 먼저 등장해 '레전드'에 대한 헌사를 보냈다. 레전드 공격수 데얀의 추천인은 K리그 통산 득점 1위 이동국(현 용인FC 테크니컬디렉터)가 나섰다. 선수 시절 라이벌이었던 이동국 디렉터는 "터프한 K리그에서 외국인 공격수가 10년 이상 기복 없이 활약하는 건 정말 어렵다. 그의 K리그 활약은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라는 헌사를 보냈다.


몬테네그로에서 온 데얀은 3년 연속 득점상 수상, 정규리그만 357경기 187득점 43도움 등 파괴력과 누적 기록 모두 K리그 역사상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헌액증서와 트로피를 받은 데얀은 "2007년 한국에 왔을 때는 이런 업적을 남길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와 K리그 레전드들과 나란히 설 수 있게 해 준 내 동료들, 늘 날 이해해 준 여러 감독들, 지원해 준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고 유상철의 추천인으로 그가 투병 중에도 이끌었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제자 김호남(현 재단법인 K리그 어시스트 이사)이 등장해 "유상철 선수는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멀티플레이어였다.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던 어린 시절부터 유상철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저 선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고인을 떠올렸다. 목이 멘 채 소개 멘트를 마친 김호남은 회고 영상을 보며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인의 아들 유선우 씨가 대리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아버지를 대신해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아버지를 응원해 주신 축구 관계자들과 팬들께 감사드린다. 이 상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과 나누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대신 이야기했다.


전설적 골키퍼였던 김병지 강원FC 대표의 추천인은 현역 시절 동료였던 현영민(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나서 "김병지 선배의 708경기 출장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함, 팬들에게 사랑 받은 독보적인 개성은 K리그 명예의전당에 가장 걸맞은 인물"이라고 선배의 업적을 소개했다.


K리그 명예의전당에 차례로 선정된 이동국과 데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병지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짧은 시간 안에 소회를 다 밝힐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유독 길고 자세하게 오랜 인연 속 경력을 돌아봤다. "치열했던 경쟁 속에 멋진 모습이 많이 남았다고 느낀다. 무상한 세월 속에서 아픔도 있었지만, 이 자리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며 "데얀, 넌 나한테 감사해야 하는 거야. 나한테 100골은 넣어서 여기 올 수 있었어"라는 농담도 건넸다. 또한 자신도 어려운 시기를 이겨냈다며 "20대 초반에 축구를 포기하는 경우를 보는데, 포기는 실패다. 도전하라"라는 메시지를 젊은이들에게 던지기도 했다.


김주성의 추천사는 선수 시절 대표팀 동료였던 최순호(현 수원FC 단장)이 맡았다. "김주성 후배는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신인왕부터 각 포지션 베스트일레븐, MVP를 휩쓸었다. 지금도 김주성이 보여준 폭발적인 질주와 힘있는 슛을 잊지 못한다. 야생마라는 별명이 더없이 잘 어울렸다. 이번 헌액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며 생생히 기억하는 선수 시절 모습을 증언했다.


김주성은 "많은 시상식에 참석해봤지만 오늘처럼 가슴이 뭉클한 적은 없었다. 오늘 헌액식은 내게 새출발이라는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즐거운 일도 힘든 일도 있었는데, 이를 이겨낼 수 있게 해 준 선후배들과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대우로얄즈 시절의 이차만 감독님, 조광래 코치, 김희태 코치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도자 부문 헌액자 김호 전 수원삼성 감독에 앞서 추천인으로 등장한 리호승 전 수원 사무국장은 "가까이에서 감독님을 모셨던 건 행운이었다. 창단 초기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감독님은 누구보다 담대하고 치밀하셨다. 선수단뿐 아니라 구단 직원들에게도 늘 따뜻했고, 한 가족처럼 뭉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셨다"라고 회고했다.


81세 나이에 공식석상에 나선 이날 최고령 출연자 김 전 감독은 "저도 나이 팔십이 넘었다. 이런 시상식이 얼떨떨하지만 여러분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 부디 건강하시고 이런 날이 자주 있길 바란다"라는 짧은 소감을 이야기했다.


공헌자 부문 헌액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추천사는 또 한 명의 레전드 김호곤(현 축구사랑나눔재단 이사장)이 등장했다. 김호곤 이사장은 "정몽준 명예회장님은 프로연맹 설립, 지역연고제 확립, 축구회관 설립 등 프로축구의 수많은 첫걸음을 함께 하셨다. K리그와 한국 축구의 오늘날을 있게 해준 분"이라고 소개했다.


정 명예회장은 "축구를 사랑하는 여러분 반갑다"며 "우리나라 축구는 프로축구를 포함해 지난 30년 동안 많은 발전을 했다. 여기에 계신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 축구 지도자들 덕분이다. 오늘 좋은 상을 받으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선수와 지도자들께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 축구실력이 이것보다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축구인들이 더 분발해주시기 바란다. 또 하나는 축구 행정하는 분들께 말씀드린다. 제가 축구외교를 주로 했고 월드컵 공동개최를 이뤘다. 내년 월드컵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모아서 우리 국민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바란다"라고 소감과 더불어 쓴소리를 던졌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