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원-달러 무제한 통화 스와프’ 요청했지만...
한·미 입장차 커 실현 여부 미지수
김정관 장관은 뉴욕서 ‘빈손 귀국’

15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 과정에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개설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통화 스와프는 유사시 자국 화폐를 상대국에 맡기고 미리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일종의 ‘국가 간 마이너스 통장’이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 펀드에서 현금 직접 투자 비중을 높이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요구를 수용할 경우 외환 시장과 한국 경제에 미칠 후폭풍이 매우 크다. 한미가 합의한 3500억달러는 우리나라 외화 보유액(4163억달러)의 84%에 이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9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미국 요구대로라면) 3500억달러를 외환 시장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1년에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은 200억~300억달러를 넘기 어렵다”고 했다. 시장에서 원화를 대거 투입해 달러를 조달할 경우,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치솟아 외환시장 붕괴 가능성이 있다.
반면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면 부담은 줄어든다. 한국은 원화를 발행해 달러로 전환한 후 펀드를 조성할 수 있고 외환 보유액을 쓰더라도 원·달러 통화 스와프를 통해 외환 부족 사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이 우리 측 통화 스와프 개설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통화 스와프를 맺을 때 엄격한 조건을 요구한다. 기축통화국이거나 외환 시장이 24시간 개방된 국가와만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외 국가에 대해서는 금융위기 등 비상시국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해왔다. 한국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한시적으로 스와프를 맺은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요청이 실제 체결로 이어지기보다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카드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의 직접투자 압박에 맞서 한국이 협상 여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한편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귀국했다. 김 장관은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 대미 투자펀드 디테일을 조율했으나 별다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협상 성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곧장 공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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