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안박혀" 리모델링하다 깜짝…육영수 어린이회관의 비밀
■ The JoongAng Plus
「 길을 걷다 보면 저 건물은 왜 저렇게 생겼을까, 한번쯤 생각해 본 적 없으신가요? 튀는 건물도, 익숙한 건물도 생김새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건물뿐 아니라 사는 동네와 도시도 마찬가지죠. 건축을 전공한 기자가 도시공간을 해설해드립니다.
한은화의 공간탐구생활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306
」

서울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어린이회관 문화관에서 최근 회춘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어린이회관 건립연도는 1975년으로, 올해 쉰살이 된 건물이다. 아파트로 치면 부수고 재건축할 법한 나이지만 이 건물은 올해 10월 재개관을 목표로 리모델링 중이다. 원래 지어졌던 용도대로, 어린이 공연을 주로 하는 공연장으로 재탄생한다.
지난해 공사팀이 세월 따라 켜켜이 덧댄 내부 인테리어를 철거하자 건물의 뼈대가 드러났다. 잊혔던 웅장한 과거였다.
“골조가 정말 멀쩡했어요. 반세기 전인데도 콘크리트를 얼마나 잘 타설했던지 기둥 표면이 구멍 없이 매끈하고 각도 반듯하게 살아 있어요.”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올해의 건축 명장으로 선정된 시공사 해건의 조영수 대표의 설명이다. 건축 명장은 새건축사협의회가 매년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한다. 잘 짓는 시공사에 수여하는 인증마크다. 조 대표는 “더 엄청난 건 설계도면이었다”며 “반세기 전에 손으로 그린 수십 장의 청사진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컴퓨터로 그린 것보다 디테일이 더 뛰어났다. 이런 도면은 처음 봐서 설렜다”고 말했다.

마치 사진 찍은 듯한 입면도는 물론이고, 발코니 난간부터 객석 의자 소재, 구조 앵커 디테일까지 도면에 그려져 있다. 요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도 그리지 않는 세부 디테일을 모두 손으로 그렸다. 도면 하단에는 설계사무소 이름도 또박또박 명기돼 있다. 한장 한장 보고 있자면 장인정신을 넘어 결기까지 느껴진다.
어린이회관이 가진 이 놀라운 이력은 남다른 건축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건축주는 고 육영수 여사. 육 여사는 어린이회관이 착공하기 2개월 전에 저격 사건으로 서거했다. 그가 어린이회관을 위해 쓴 ‘웃고 뛰놀자. 그리고 하늘을 보며 생각하고 푸른 내일의 꿈을 키우자’는 휘호는 유서처럼 남겨졌다. 그리고 반세기 만에 어린이회관 문화관은 그간의 노후화를 딛고 다시 어린이 공연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회춘 프로젝트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육 여사가 그토록 염원하던 어린이회관은 왜 콘크리트 한옥으로 지었던 걸까.

사실 이 어린이회관은 두 번째 건물이다. 최초의 어린이회관은 1970년 서울 남산에 지어졌다. 최고 18층 규모로 일본 도쿄에 지어진 어린이회관보다 연면적이 더 넓어 동양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런데 육 여사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더 낮고 넓은 회관을 짓길 원했다. “건물이 너무 높아 어린이들에게 위험을 준다”고 걱정하면서다. 실제로 개관 초기에 밀려드는 어린이 손님으로 자잘한 사고가 나 휴관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결국 남산 어린이회관은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쓰고, 새로 짓기로 했다.
새 어린이회관 건립 프로젝트는 그리 쉽지 않았다. 한창 계획이 추진될 무렵인 74년 8월 육 여사가 피격사건으로 서거했다. 어린이회관 착공 두 달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건축주 없는 프로젝트의 향방은 그야말로 불투명했다.
(계속)
“드릴로 못 구멍 하나 박기가 힘듭니다”
건축 명장도 혀를 내둘렀다. 착공 2개월 전에 육 여사가 서거했음에도 어린이회관은 어떻게 그 바람대로 구현될 수 있었을까. 피격 사건 한 달 뒤 박 대통령은 육영재단의 관장을 호출해 한 가지 주문을 한다.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1492
■ ‘한은화의 공간탐구생활’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
① 청담동 1번지에 다이소 건물?

청담동 1번지에 다이소 건물? 세계적 건축가 ‘망작 기밀’ 깠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4828
━
② 압구정 250m 끔찍한 장벽 생긴다

압구정 조합원 100% 한강뷰? 250m 끔찍한 장벽 생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8181
━
③ 그 주차장, 동탄 에펠탑 됐다

그 주차장, 동탄 에펠탑 됐다…흉물이 명물 된 ‘기막힌 건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5171
」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불안해요" 서울대생들이 왜? 정신과 의사 캠퍼스 상주 이유 | 중앙일보
- 시체실서 17시간만에 눈 떴다…K조선 대부, 93세 신동식 기적 | 중앙일보
- 美 유명 가수 차에서 "악취 난다"…트렁크 열자 '부패한 시신' 충격 | 중앙일보
- "잠자다 고통없이 죽고 싶다" 한국인 이 소원, 호상 아니다 | 중앙일보
- "국민배우 집에서 두 차례 성폭행 당했다"…여배우 폭로에 프랑스 발칵 | 중앙일보
- 美직장인들 "울면서 버틴다"…요즘 180도 달라진 생존법 | 중앙일보
- 장관이 홀딱 벗겨져 시위대에 끌려다녔다…혼돈의 네팔, 무슨 일 | 중앙일보
- "전두환이냐" "위장보수 척결"…국힘, 이번엔 패널인증제로 두쪽 | 중앙일보
- 월드컵 앞두고 실종자 전단 빼곡한 이 나라…마약 갱단 납치 공포 | 중앙일보
- 최신 갤탭, 사자마자 구형?…외부칩 딜레마 '엑시노스'로 돌파할까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