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다마고치…부활하는 전성기 [JAPAN NOW]

다마고치는 달걀 모양처럼 생긴 단말기다. 이름도 달걀을 뜻하는 일본어 ‘다마고’에 애칭형 접미어 ‘치’가 붙어서 만들어졌다. ‘달걀(다마고)’과 ‘시계(워치)’를 조합했다는 해석도 있다.
게임 방법은 단순하다. 작은 화면 속 달걀에서 태어난 캐릭터에게 먹이를 주거나, 화장실에 보내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면 된다. 시간에 맞춰 해당 작업을 수행해야 하므로 한창 인기 때에는 수업 중 중고생들이 다마고치를 키우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1996년 초기에는 10대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도 제품을 구하기 힘들어 짝퉁까지 나올 정도였다. 2004년에는 적외선 통신 기능을 통해 다마고치끼리 교류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돼 다시 화제가 됐다. 2008년에는 화면이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면서 다시 한번 붐을 일으켰다.
아사히신문은 이번을 네 번째 ‘다마고치 붐’으로 분석했다. 최근 다시 주목받게 된 계기는 지난 7월 판매가 시작된 37번째 신제품 ‘다마고치 파라다이스’ 덕분이다. 다마고치끼리 연결해 상대와 싸우거나,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능 등이 탑재됐다.
50여개국서 37개 기종 1억대 팔려
이 제품은 10~20대 젊은이뿐 아니라 과거에 다마고치를 즐겼던 30~40대도 구매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 놀았던 정겨운 장난감을 집에서 아이와 즐기고 싶다고 생각한 ‘키덜트(어린 시절 문화나 놀이, 감성을 여전히 즐기는 어른)’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키덜트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가격도 있다. 다마고치 파라다이스 가격은 세금을 제외하고 5800엔(약 5만5000원)이다. 30년 전 가격인 1980엔의 거의 3배인 점도 10대가 쉽게 지갑을 열기에는 부담이다.
키덜트들은 최근 ‘가챠(장난감 뽑기)’에서도 큰손으로 등장했다. 가챠는 기계에 동전을 넣고 핸들을 돌릴 때 나는 ‘짤그랑’ 소리가 일본어로 ‘가챠가챠’인 데서 유래했다. 과거에는 주로 어린이가 즐겼지만 이제는 남녀노소에 인기다. 가챠를 위해 일본 대도시 관광을 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특히 좋아하는 캐릭터의 피규어 수집을 위해 아이와 함께 가챠를 즐기는 부모도 많다.
다마고치의 인기 비결에는 개발 단계부터 해외 판매를 염두에 둔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지화를 위해 다마고치 개발 단계부터 각국의 안전 기준과 가격 전략, 소비자 기호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후에는 현지 맞춤형 마케팅도 진행하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해 다마고치 판매량 중 절반은 해외에서 일어난다고 보도했다. 특히 다마고치 파라다이스는 미국 크리스마스 시장을 겨냥해 10월부터 미국 대형 양판점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다마고치는 모바일 게임도 있다. 반다이남코가 만든 ‘마이 다마고치 포에버’를 앱스토어 등에서 내려받으면 게임기와 똑같은 형태로 캐릭터를 입양하고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 다케나카 가즈히로 반다이남코 사장은 닛케이에 “디지털 세상에서도 촉감이 필요하다”며 “한때는 모바일 게임 사업 매출이 훨씬 컸지만, 지금은 반다이남코 매출의 절반이 완구일 정도로 아날로그 비중이 커졌다”고 말했다.
[도쿄 = 이승훈 특파원 lee.seungh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6호 (2025.09.10~09.16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빠, 이러다 8억도 못 받겠어”...집주인 시름 [김경민의 부동산NOW]- 매경ECONOMY
- “이 곡, AI가 1초 만에 만들었다”…음악 산업 뒤흔드는 ‘AI 작곡가’ 시대- 매경ECONOMY
- 성과급만 1억? ‘태원이형’ 칭송받지만…- 매경ECONOMY
- 마이너스 통장 쓰고 자녀에게 빚 넘기기 [김선걸 칼럼]- 매경ECONOMY
- 코스피 뜨거운데…개미는 ‘국장’ 떠나 日·美로- 매경ECONOMY
- “일반 국민 이해 못할”...주병기 후보자, 상습체납에 집1회-車14회 압류- 매경ECONOMY
- 그 정교하고 철저하다는 삼성은 왜? [편집장 레터]- 매경ECONOMY
- 권력에 취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행동들 [신율의 정치 읽기]- 매경ECONOMY
- “대출 규제 소용없었나요?”...서울 거래 4채 중 1채 ‘신고가’- 매경ECONOMY
- 시크한 도시인들의 새로운 로망...포르쉐 911 스피릿 70 “난 너희와 달라” [CAR톡]- 매경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