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다마고치…부활하는 전성기 [JAPAN NOW]

2025. 9. 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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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억개 팔린 추억의 게임기
최근 출시된 다마고치 37번째 기기 ‘다마고치 파라다이스’. (반다이남코 제공)
달걀 모양 게임기에서 가상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다마고치’ 누적 출하 대수가 1억대를 돌파했다. 그간 50여개국에서 37가지 기종이 팔렸다. 1996년 첫선을 보인 후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게임기가 어떻게 부활하게 됐을까.

다마고치는 달걀 모양처럼 생긴 단말기다. 이름도 달걀을 뜻하는 일본어 ‘다마고’에 애칭형 접미어 ‘치’가 붙어서 만들어졌다. ‘달걀(다마고)’과 ‘시계(워치)’를 조합했다는 해석도 있다.

게임 방법은 단순하다. 작은 화면 속 달걀에서 태어난 캐릭터에게 먹이를 주거나, 화장실에 보내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면 된다. 시간에 맞춰 해당 작업을 수행해야 하므로 한창 인기 때에는 수업 중 중고생들이 다마고치를 키우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1996년 초기에는 10대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도 제품을 구하기 힘들어 짝퉁까지 나올 정도였다. 2004년에는 적외선 통신 기능을 통해 다마고치끼리 교류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돼 다시 화제가 됐다. 2008년에는 화면이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면서 다시 한번 붐을 일으켰다.

아사히신문은 이번을 네 번째 ‘다마고치 붐’으로 분석했다. 최근 다시 주목받게 된 계기는 지난 7월 판매가 시작된 37번째 신제품 ‘다마고치 파라다이스’ 덕분이다. 다마고치끼리 연결해 상대와 싸우거나,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능 등이 탑재됐다.

50여개국서 37개 기종 1억대 팔려

이 제품은 10~20대 젊은이뿐 아니라 과거에 다마고치를 즐겼던 30~40대도 구매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 놀았던 정겨운 장난감을 집에서 아이와 즐기고 싶다고 생각한 ‘키덜트(어린 시절 문화나 놀이, 감성을 여전히 즐기는 어른)’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키덜트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가격도 있다. 다마고치 파라다이스 가격은 세금을 제외하고 5800엔(약 5만5000원)이다. 30년 전 가격인 1980엔의 거의 3배인 점도 10대가 쉽게 지갑을 열기에는 부담이다.

키덜트들은 최근 ‘가챠(장난감 뽑기)’에서도 큰손으로 등장했다. 가챠는 기계에 동전을 넣고 핸들을 돌릴 때 나는 ‘짤그랑’ 소리가 일본어로 ‘가챠가챠’인 데서 유래했다. 과거에는 주로 어린이가 즐겼지만 이제는 남녀노소에 인기다. 가챠를 위해 일본 대도시 관광을 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특히 좋아하는 캐릭터의 피규어 수집을 위해 아이와 함께 가챠를 즐기는 부모도 많다.

다마고치의 인기 비결에는 개발 단계부터 해외 판매를 염두에 둔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지화를 위해 다마고치 개발 단계부터 각국의 안전 기준과 가격 전략, 소비자 기호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후에는 현지 맞춤형 마케팅도 진행하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해 다마고치 판매량 중 절반은 해외에서 일어난다고 보도했다. 특히 다마고치 파라다이스는 미국 크리스마스 시장을 겨냥해 10월부터 미국 대형 양판점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다마고치는 모바일 게임도 있다. 반다이남코가 만든 ‘마이 다마고치 포에버’를 앱스토어 등에서 내려받으면 게임기와 똑같은 형태로 캐릭터를 입양하고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 다케나카 가즈히로 반다이남코 사장은 닛케이에 “디지털 세상에서도 촉감이 필요하다”며 “한때는 모바일 게임 사업 매출이 훨씬 컸지만, 지금은 반다이남코 매출의 절반이 완구일 정도로 아날로그 비중이 커졌다”고 말했다.

[도쿄 = 이승훈 특파원 lee.seungh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6호 (2025.09.10~09.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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