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다음은 북극항로…K-조선, 쇄빙선으로 '미래 개척'
정부·민간 TF 속도...국내 조선사들 쇄빙선 기술 부상
혹한·정치 리스크도 여전...“장기적 성장 기회는 확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본격화된 데 이어 국내 조선업계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북극항로에 주목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북극항로가 부상한 가운데 얼음을 깨고 항로를 개척하는 쇄빙선 시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했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후변화로 북극해 빙하가 줄어들어 연중 운항일수 확대가 예상되면서 북극항로 활용이 상업 운항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북극항로는 부산항에서 출발해 베링해협과 러시아 북극해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북동항로와 미국으로 이어지는 북서항로로 나뉜다.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보다 운송 시간이 최대 절반가량 단축돼 주요국들도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정세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러시아는 북극 순찰을 위해 40척 이상의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6년까지 18척을 추가 건조할 계획이다. 중국은 북극항로를 ‘빙상 실크로드’로 규정하고 러시아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 역시 운송 거리·시간 단축과 함께 운하 통행료 절감 효과가 커 북극항로 개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북극항로 시대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을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해양수산부는 내년에만 5499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북극항로 국제 컨퍼런스 유치와 쇄빙 LNG선 운송망 구축, 북극권 공동연구 확대 등이 주요 과제로 추진된다. 부산항을 거점으로 한 북극항로 물류 허브 전략도 병행된다.
민간 차원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해운협회는 ‘북극항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50억원 규모 기금을 조성해 국적선사의 시범 운항을 지원하기로 했다. 쇄빙선·소형모듈원자로(SMR) 적용 연구, 운항 자료 수집 등이 핵심 과제다. 협회는 향후 한국무역협회와 선주사, 화주 등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민관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북극항로 상업화의 ‘열쇠’로는 결국 쇄빙선 기술이 꼽힌다. 쇄빙선은 일반 선박보다 강재 두께가 1.5~2배 두껍고 특수 장비가 탑재돼 건조 난도가 높다. 국내 조선 3사 모두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은 2008년 이후 21척의 쇄빙 LNG선을 건조하며 세계 최초·최대 공급 실적을 확보했다. 지난 7월에는 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로부터 2794억원 규모 차세대 쇄빙연구선을 수주, 2029년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5년 양방향 쇄빙 유조선을, 2008년에는 세계 최초 극지용 드릴십을 인도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HD현대도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통해 특수선 연구와 설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는 쇄빙선·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전기 추진 및 자율운항 선박 등 차세대 선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리스크도 적지 않다. 혹한 기후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초기 투자비용 부담 등이 변수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이 북서항로 개척을 위해 필요한 쇄빙선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한국 조선소가 직접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은 지난해 핀란드·캐나다와 ‘쇄빙선 건조 협력(ICE)’ 협정을 체결하며 자국 건조를 우선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북극항로의 잠재력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요국이 북극 자원과 항로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만큼 글로벌 수요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미국이 쇄빙선과 항만 인프라를 확보하고 운항 가능일수를확대를 통해 북서항로를 충분한 상업적 루트로 개발한다면, 글로벌 선주들의 쇄빙등급 선박 발주 수요는 확대될 것”이라며 “동맹국들과 북극항로 개척 협력 과정에서 극지연구선·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수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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