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부터 본회의까지 하세월…금융당국 개편 난항 예상[금융감독 격랑③]

손지연 2025. 9. 12.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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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협의’ 없이 발표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 논란
추석 전 처리 불투명… 패스트트랙 가능성도
금융위 내부 ‘정책 올스톱’… 직원들 인사 불확실성에 혼란 가중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금융위원회를 해체하고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금융감독 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금융감독원·금융소비자보호원의 위상과 역할에도 큰 변화가 예고된다. 데일리안은 이번 조직 개편이 불러올 파장과 과제를 [금융감독 격랑] 시리즈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베일을 벗은 정부조직개편안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정책 이슈보다 더 부각되고 있다. 그간 금융위를 중심으로 추진되던 모든 정책들이 멈춘 채 한동안 조직개편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금융권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무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을 거쳐야 하는데, 그간 정치권뿐 아니라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협의가 없던 상황이라 개편 완료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7일 금융위원회의 국내 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감독기능만 남은 금융위를 금감위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에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두며, 금융감독원 내부 조직이었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으로 분리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금감원과 금소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행안위 소관의 정부조직법 뿐 아니라 정무위에서 관련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 정무위에서는 금융위 설치법, 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금감원 관련 규정)이 논의돼야 한다.

국내 금융정책 관련 권한과 금융감독 등 업무 주체를 변경하기 위해 은행법과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등 개별 금융법 개정도 필수다.

더불어 금융정책 기능이 재정경제부로 이관돼 국가재정법과 기획재정부 관련 법령까지 손질해야 한다. 해당 내용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다뤄진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 조직개편을 위해서는 바꿔야 하는 법안만 48개에 달하며, 9000개 이상의 관련 법조문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오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관련 법안들을 처리할 방침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여당인 신정훈 민주당 의원이 맡고 있어 안건 상정과 처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보이나, 정무위는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공식적으로 반대의견을 밝히면서다.

윤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하루 전 ‘금융위 해체’를 논의하더니, ‘금융위 존치’와 ‘야당과의 협의’를 전제로 진행했던 청문회가 끝나기 무섭게 ‘금융위 해체’를 공식화했다”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기능 조정·간판 바꾸기’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단 한 번도 사전 협의를 요청한 적도 없으면서 이제 와 협조를 운운하고, 위원장이 야당이라 어려운 상황이라는 둥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무위 위원장인 윤 의원이 심사 일정을 늦추면 추석 전 본회의 상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야당의 협조 없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방식으로 강행 처리까지 검토 중이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되는데,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은 상임위 심의에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체계 자구 심사 90일, 본회의 부의 60일을 거쳐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여야 간 물밑 협의가 없던 상황에서 터져나온 조직개편안으로 야당의 협조를 바라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조직개편 마무리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당시에도 금융위 해체 이야기가 나오는데 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한 시간가량 보이콧을 진행했다”며 “여당 측에서 ‘해체가 아니라 조직 변경’ 정도라고 해서 청문회를 재개했는데 바로 다음날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사실상 거짓말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회사가 해체된다고 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며 “정부 출범 이후 ‘생산적 금융’ 기조로 추진하던 정책들도 멈추고 다들 개편으로 인사이동이 어떻게 결정될지만을 바라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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