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의 돈의 세계] 제니 신발의 뿌리

인브랜딩(in-branding). 최종 제품에 들어가는 요소를 제조하는 기업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최종 제품에 부착·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업체 인텔이 벌인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기능성 섬유 소재 고어텍스를 제조하는 동명 회사도 완제품에 자사 로고를 붙인다.

인브랜딩 전략을 구사하는 회사가 또 있다. 이탈리아의 비브람(Vibram)이다. 비브람은 신발 밑창을 제조한다. 비브람 밑창 바닥에는 비브람 로고가 찍혀 있다. 밑창 옆면에도 이 회사 로고가 새겨진 신발도 있다(사진). 완제품에 자사 이름을 박을 수 있는 힘은 품질이다. 비브람 밑창은 기능과 내구성이 뛰어나다. 가볍고 접지력이 뛰어나며, 오래 지나도 변형되거나 삭지 않는다. 비브람 밑창은 러닝화를 포함한 운동화와 등산화는 물론, 신사화에도 들어간다. 품질이 뛰어난 만큼 ‘비브람 아웃사이드’ 완제품은 일반 밑창을 부착한 제품보다 고가에 팔린다.
완제품 회사에 공급만 하기에는 품질이 아깝다고 생각해서였을까. 비브람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제품도 만든다. 발가락 신발인 ‘비브람 파이브 핑거스’다. 2006년 출시됐다. 강한 접지력을 내세워 처음에 서핑 등 수상 스포츠용으로 판매하다가 점차 러닝과 하이킹, 요가, 필라테스로 용도를 넓혔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지난 여름 이 신발을 신은 모습이 포착되면서 화제가 집중됐다. 제니가 일으킨 구매 바람은 아직도 강하게 불고 있다.
비브람은 1937년 창업돼 4대째로 내려오는 비공개 가족기업이다. 이탈리아 본사 외에 중국에서 기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생산은 미국 매사추세츠 자회사에서 주로 담당한다. 2022년 매출 3억2300만 유로에서 순이익 4100만 유로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 순이익률이 13%에 이른다. 부러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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