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현의 뉴스터치] 중국 대사가 된 수교 대통령의 아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사진)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이 이재명 정부의 첫 주중 한국대사로 내정됐다. 노 이사장은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없는 시대의 한·중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 이사장을 내정하면서 1992년 한·중 수교를 주도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예우를 기대하는 듯하다. 실제 2020년 당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부임 첫해 투병 중이던 노 전 대통령을 예방했고, 2022년과 23년 2년 연속 추모식에 참석할 정도로 중국의 배려는 각별하다. 2021년 노 전 대통령이 별세했을 때 중국 외교부는 “한·중 수교와 양국 관계 발전에 중대한 공헌을 했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노 이사장 자신도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2012년 동아시아문화재단(옛 한중문화센터)을 설립해 양국 문화교류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 시절 류우익 대사부터 권영세·김장수(박근혜 정부), 노영민·장하성(문재인 정부) 대사에 이르기까지 외교관이 아닌 대통령 측근이 주중 대사로 임명됐다. 중국 지도부와 대통령 간의 핫라인 역할을 기대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베이징 대사관이 대통령 측근의 ‘유배지’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노 이사장은 이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미·중 전략경쟁 시대를 맞아 한국 대중 외교의 활동 공간이 넓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국내·외 정세에 따라 좋고 나빠지는 게 한·중 관계다. 초조해할 필요도 없고, 우리 실력대로 무리하지 말고 당당하게 제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최장수 중국대사였던 김하중 대사의 조언을 참고했으면 한다.
차세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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