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임단협 희비...HD현대중 노조 ‘전면 파업’ 배수진

백서원 2025. 9. 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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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두고 극명한 희비를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조기 합의로 불확실성을 털어냈지만 HD현대중공업은 협상 결렬 속 전면 파업에 돌입하며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 중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모두 분쟁 없이 임금 교섭을 마무리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갈등이 오히려 깊어지며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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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한화오션, 조기 합의로 불확실성 차단
HD현대중공업, 오늘부터 전면 파업...고공 농성까지
합병·마스가 맞물린 갈등...장기화 땐 공급망 충격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백호선 지부장이 지난 10일 울산 동구HD현대중공업에서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하고 있다.ⓒ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선업계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두고 극명한 희비를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조기 합의로 불확실성을 털어냈지만 HD현대중공업은 협상 결렬 속 전면 파업에 돌입하며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장기 교착이 이어질 경우 업계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 중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모두 분쟁 없이 임금 교섭을 마무리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갈등이 오히려 깊어지며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전날(10일) 노동자협의회 조합원 투표에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투표에는 3700여명이 참여해 찬성률 50.5%를 기록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3만3196원 인상과 노사화합 격려금 50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한화오션도 지난 7월 기본급 12만3262원(호봉승급분 2만3262원 포함) 인상과 일시금 52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양사는 업황 회복세에 맞춰 신속히 교섭을 타결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들어 11차례 부분 파업을 거쳤지만 전면 파업은 처음이다. 전날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조선 3사 노조가 공동 파업을 벌였으나 교섭에 진전이 없자 결국 배수진을 친 것이다.

이와 함께 백호선 HD현대중공업 노조 지부장은 전날 울산조선소 내 약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현장에서는 노조와 사측 경비 인력이 충돌해 여성 조합원 1명이 부상을 입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노조는 회사가 전향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으로, 참여율에 따라 생산 차질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백 지부장은 “회사는 HD미포조선 합병과 마스가 프로젝트로 세계적 조선 기업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이를 이뤄낸 구성원과 조합원들에 대한 예우와 보상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경영진의 결단을 촉구했다.

HD현대 노사는 올해 5월 상견례 이후 2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마련된 기본급 13만30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인상안이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뒤 교섭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노조는 기본급 중심 인상을, 사측은 일시금 확대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에 따른 직무 전환 문제와 싱가포르 법인 설립 이후 이익 배분 구조 등도 쟁점으로 불거지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12일 HD현대 계열사 조합원들이 울산 조선소로 모이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업계는 단일 조선소 기준 세계 1위인 HD현대중공업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조선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선업은 수백개 협력업체와 얽혀 있어 교섭 불안이 확산되면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발 대외 리스크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의 관세 강화와 이민 단속에 따른 한국 근로자 구금 사태가 ‘마스가’ 프로젝트를 포함한 한·미 조선 협력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현장 갈등이 길어지면 업계 전반이 기회를 살리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신속히 교섭을 마무리한 것은 불확실성 차단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HD현대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마스가 프로젝트를 비롯해 국내 조선업 전체가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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