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수갑 채우지 말라해…韓근로자 배려로 출발 변경"

미국 조지아주에서 미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의 귀국 일정이 연기됐다고 10일 외교부가 밝혔다. 이들을 데리고 올 전세기는 이미 이날 오전 인천을 출발해 미국으로 향했으나 "미국 측 사정"으로 10일(현지시간) 출발이 불발됐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당초 구금돼 있는 우리 국민들은 10일(현지시간) 오후 2시30분쯤, 한국시간으로는 11일 오전 3시30분쯤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외교부는 일정이 변경된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현지에 체류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도 10일(현지시간) “어떻게 해서든지 최선의 방법으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우리 국민이 구출돼 비행기(귀국용 전세기)를 타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연 이유에 대해선 “지금은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조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면담 결과, 일정 변경의 이유는 한국 근로자 배려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측 요청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근로자에게 수갑을 채우지 말고 이동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출발이 스톱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 근로자는 이른 시일 내 전세기를 탑승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가 전세기 출발 연기 배경을 "미국 측 사정"이라고 설명한 점도 주목된다. 정부는 구금 시설의 열악한 환경 등을 고려해 조속한 출국을 추진하고 있으나 미 국토안보부와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관련 기관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민법 전문인 최경규 변호사는 "가장 좋은 선택지는 자발적 출국으로 '입국 제한'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만 이는 불법 체류가 1년을 넘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가능하다"며 "추방 명령을 받으면 10년의 입국 제한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국인 근로자들이 수용된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수용시설에는 9일 오후(현지시간) 대형 버스가 들어가는 등 석방을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그러나 버스 출발 예정시간인 새벽 1시가 넘어서도 버스는 구치소를 출발하지 않았고, 곧이어 '10일 출발 무산'이라는 한국 외교부 공지가 나왔다.
한편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국토안보부와 상무부가 이 문제를 공동으로 검토 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미묘하면서도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등 대규모 투자 국가를 지원하기 위한 비자 제도 개선을 검토할 뜻으로 읽힌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 기업이 고도로 숙련되고 훈련된 근로자들을 (미국으로) 함께 데려오기를 원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특히 그들이 반도체와 같은 매우 특수한 제품이나 조지아에서처럼 배터리 같은 것을 만들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오현석·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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