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배터리공장 전문인력 철수로 정상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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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의 귀국 일정이 늦춰졌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은 공장을 지을 때 한국 협력업체가 들어가 장비를 세팅해야 한다"며 "한국인 관리자 없이 미국 현지 인력만으로 작업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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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의 귀국 일정이 늦춰졌다. 당초 우리 국민을 데려올 전세기는 10일(현지시간) 오후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11일 저녁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출발이 지연됐다. 근로자들이 귀국한 이후에도 구금 사태 여파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미 이민 당국의 급습 이후 건설 작업이 중단된 배터리 공장은 전문 인력의 대거 철수에 따라 언제 건설이 재개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공사 지연에 따른 부대비용 증가 등 피해가 훨씬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10일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현지시간 10일 출발은 미국 측 사정으로 어렵게 됐다”며 “가급적 조속한 출발을 위해 미국 측과 협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귀국 준비는 마쳤지만 양측의 최종 협의 과정에서 조율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배터리 공장은 건설 막바지 설비 설치 작업에 투입됐던 한국인 전문 기술자 수백명이 철수하면서 정상화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출국한 다른 직원들에게는 귀국령을, 단기 상용비자(B-1)를 발급받아 나간 직원들에 대해선 숙소 대기령을 내린 상태다. 수갑까지 채워졌던 구금자들을 다시 출장 보내기도 어렵고 대체 직원들을 파견하기에는 비자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다. 미국에 진출한 대다수 한국 기업들도 ‘비자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현지 출장을 가급적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내 다른 지역의 생산시설 신·증설도 차질을 빚고 있다. 주재원 취업 비자(L-1)를 통해 출장 중인 직원과 현지 인력이 작업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진척은 없는 상태라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은 공장을 지을 때 한국 협력업체가 들어가 장비를 세팅해야 한다”며 “한국인 관리자 없이 미국 현지 인력만으로 작업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당국 간 비자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언제든 같은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온은 조지아주 켄터키주 테네시주 등의 공장 건설을 마무리했지만 장비를 다룰 기술 인력의 미국 입국 차질 등으로 실제 가동 일정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는 1998년 가동을 시작한 인근의 오스틴 공장 인력을 활용하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불똥이 미국 채용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현지 언론에서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인 300여명 체포·구금 여파로) 전문가들은 수천 개의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비자 문제 개선을 위해 미 정부와 다각도로 협상하고 있다. 다만 미국 내 반이민 정서와 현지 인력 채용 요구가 큰 상황이라 당장의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 현대차 포스코 삼성전자 등 워싱턴DC 주재 주요 기업 대표들은 미국을 방문한 조현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국인 전문인력 대상 별도 비자(E-4) 쿼터 신설, 대미 투자 기업 고용인 비자(E-2) 승인율 제고 등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지혜 이종선 박준상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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