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은 헌법기관이라 폐지하면 위헌" 주장 '거짓' [오마이팩트]

김시연 2025. 9.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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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국민의힘과 일부 헌법학자 주장... 검찰청은 '헌법기관' 아닌 '법률상 기관'

[김시연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을 포함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인 가운데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하되 시행 시기는 내년 9월로 1년간 유예키로 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 및 국가수사위원회 신설 여부 등은 정부조직법 처리 이후 세부 과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7일 고위당정협의에서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자 국민의힘에선 '검찰청 폐지는 위헌'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간사 내정자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총장이 헌법 89조에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검찰청은 헌법상의 기관이다. 넓은 의미의 헌법상의 기관"이라면서 "(검찰청 해체는) 명백히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총장의 구체적인 어떤 직무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헌법에 있는 것을 법률로 바꾼다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면서 "그런 맥락이라면 국회의장과 부의장도 그 직무의 범위에 대해서,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헌법에 기재되어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장도 인민대회 의장, 인민대회 부의장으로 바꿔도 되느냐고 묻고 싶다"고 따졌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 연합뉴스
앞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지난 8일 "헌법에 명시돼 있는 검찰이 법률에 의해 개명 당할 위기에 놓였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공소청 신설 법안 등을 대표 발의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검찰은 헌법상 기구가 아니다"라면서 "헌법상 기관이 아닌데 헌법기관인 검찰을 법률에 의해서 개명한다라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국민의힘 주장대로 검찰청이 헌법기관이어서 폐지하면 헌법 위반인지 따져봤다.

헌법에 '검찰총장' '검사' 단어 포함돼 있을 뿐 '헌법기관'으론 규정 안돼

나경원 의원 발언은 지난 4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한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장에서 비롯됐다.

차진아 교수는 당시 "'공소청장'을 헌법 제89조 제16호의 '검찰총장'으로 본다"라는 공소청법안 규정을 두고, "헌법상의 기관을 헌법 하위의 법률로써 바꾸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에서 예정하고 있는 검찰총장은 검찰청이라고 하는 조직의 수장이고 검찰청은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조직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조직의 명칭만 바꾸는 것도 위헌이고 명칭을 그대로 두고 내용을 바꾸는 것도 위헌"이라고 밝혔다.
▲ 서울지방검찰청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 앞
ⓒ 이정민
우리 헌법 규정에 '검찰총장'이나 '검사'라는 단어는 등장하지만, 검찰청을 '헌법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0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검찰청은 헌법기관이 아니다"라면서 "헌법기관이 되려면 구성과 임명, 조직과 권한에 대해 헌법에 상세한 규정이 있어야 하는데, 헌법에 '검찰청'이란 언급은 없고 '검찰총장'이 제89조 제16호에, '검사'는 헌법 제12조 제3항과, 제16조 '주거의 자유' 규정에 '영장신청권자'로 잠깐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행 헌법에서 '헌법기관'으로 규정한 건 국회(제3장), 대통령(제4장 제1절), 국무총리(제4장 제2절 제1관), 행정각부(제2절 제3관), 대법원(제5장), 헌법재판소(제6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제7장) 등으로, 헌법기관의 조직을 통폐합하거나 이름을 바꾸려면 개헌이 필요하다. 반면 현재 검찰청이 속한 법무부를 비롯한 행정각부의 설치·조직과 직무 범위는 법률로 정하도록 돼 있다.

"검찰총장이 헌법기관이면 국립대 총장, 국영기업 관리자도 헌법기관?"

헌법 제89조 제16호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할 사항 가운데 하나로 "검찰총장·합동참모의장·각군참모총장·국립대학교총장·대사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과 국영기업체관리자의 임명"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임 교수는 "해당 규정에는 검찰총장과 같이 국립대 총장이나 국영기업체 관리자도 언급돼 있는데, 그럼 이들도 헌법기관이란 말인가"라면서 "검찰총장과 검사, 검찰청은 검찰청법에 임명과 권한 등을 상세하게 규정한 법률상의 기관으로 법률 개정으로 얼마든지 조직이나 권한 등을 수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검찰총장을 공소청장으로 이름만 바꿔도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공소청장에 관해 헌법의 '검찰총장' 지위를 가진다고 준용하면 된다"라면서, 헌법재판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아래 공수처법)'에 대한 위헌 심판 청구를 기각한 사례를 들었다.

헌재는 지난 2021년 1월 28일 '공수처법' 위헌 확인 사건(2020헌마264)에서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지,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실제로 군검사와 특별검사도 검찰청법상 검사에 해당하지 않지만 영장신청권을 행사하고 있다"라면서 공수처 검사의 영장청구권도 인정했다.

아울러 헌재는 지난 2023년 3월 23일 '검사 수사권 축소 등에 관한 권한쟁의 사건'(2022헌라4)에서도 검사의 법률상 권한인 수사권과 소추권 분리가 검사의 헌법상 권리인 '영장신청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법무부 장관과 검사들의 권한쟁의심판청구를 각하했다.
 7일 <조선일보>는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온라인판에 보도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차 교수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검찰청 폐지는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보도 갈무리
차진아 교수는 지난 8일 <조선일보> 등 주요 언론 인터뷰에서도 "검찰청은 헌법에 명시된 기관이다. 명칭도, 권한도 바꿀 수도 없다. 헌법뿐 아니라 하위 법률 안에서도 마찬가지다"라면서 "만약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이 전혀 위헌 소지가 없다면, '공소청은 헌법상 검찰청을 뜻한다'는 식의 추가 규정을 둘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검찰청 폐지가 검찰 기능을 폐지하는 것이라면 검사의 '영장신청권'을 규정한 헌법 위반이겠지만, 검찰 기능 폐지가 아니라 검찰 본래 기능만 남겨둔 채 조직 개편과 이름만 바꾼다는 것이어서 헌법 위반 근거가 없다"라면서 "헌법에서 규정한 '검찰총장'도 검찰 기능을 총괄하는 직위로 이해해야지, 문자 그대로 음소에 집착하는 건 국회의 입법 재량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헌법학자는 '검찰총장' 관련 헌법 규정을 근거로 검찰청이 '헌법상 기관'이라고 주장하지만, 현행 헌법에 검찰청이 '헌법기관'이라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고 검찰청법에 따른 법률상 기관으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검찰청이 헌법기관이어서 폐지하면 위헌'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은 '거짓'으로 판정한다.

[오마이팩트]
국민의힘
"검찰청은 헌법상 기관이라 (검찰청 해체는) 명백한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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