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버리고 넷플릭스 품에 안긴 SBS, 시청자들은 '당혹'
김상화 칼럼니스트
결국 예상했던대로였다. 지난 1일 지상파 연합 OTT 서비스 웨이브는 공지사항을 통해 오는 9월 30일 오전 9시를 기해 SBS의 실시간 방송(라이브) 및 VOD 서비스 종료를 이용자들에게 알려왔다. 이로써 해당 시간 이후로는 웨이브를 통해 SBS의 인기 프로그램들인 <사마귀 : 살인자의 외출>, <미운 오리 새끼>, <런닝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을 더 이상 시청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이들 드라마와 예능, 교양 등을 다시보기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0월부턴 글로벌 OTT 넷플릭스 또는 SBS 유료 회원 서비스를 이용해야 시청할 수 있다. 올해 초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SBS 각종 콘텐츠가 차례로 소개되기 시작했음을 감안하면 SBS의 웨이브 서비스 종료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공지에 많은 웨이브 가입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웨이브 대신 넷플릭스 품에 안긴 SBS의 선택은 한국 내 OTT 서비스 판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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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SBS 드라마 '사마귀' |
| ⓒ SBS, 넷플릭스 |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요 증권 업계 분석에선 6년간 넷플릭스가 SBS에 투자하는 금액이 1조원 이상이며 이를 통해 SBS의 연간 영업 이익은 400~5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누적 적자 규모만 3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웨이브 대신 든든한 자금 수혈이 가능한 넷플릭스와 손잡는 것이 누가 봐도 남는 장사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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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웨이브에서 감상할 수 있는 SBS '나의 완벽한 비서'. 9월 30일 오전 9시 이후 웨이브에선 더 이상 시청할 수 없다. |
| ⓒ SBS, 웨이브 |
그나마 지난해 비교적 선전을 펼쳤던 MBC 드라마가 올해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KBS는 화제작 하나 생산하지 못하는 등 콘텐츠 시장에서 미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랜 기간 웨이브 내 인기 프로그램 순위를 석권해온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등이 사라진 빈 자리를 KBS, MBC 작품만으로 채운다는 건 사실상 역부족에 가까운 실정이다.
업계 1위 넷플릭스와 맞서기엔 무기 하나를 잃어 버린 티빙·웨이브로선 고민거리 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다. 반면 올해 초부터 착실하게 SBS 작품 수를 늘려왔던 넷플릭스는 여전히 한국 내 막강한 시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꾸준히 화제의 드라마를 양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토브리그> 같은 구작조차 최근 폭발적인 야구 인기에 힘입어 재시청 붐을 조성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면 SBS와의 협력은 이미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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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웨이브 서비스가 종료되면 이제 SBS 실시간 방송 시청은 오직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다. 고화질 시청을 위해선 유료 회원 가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
| ⓒ SBS |
이는 해외 OTT 서비스와는 차별되는 국내 업체만의 강점이었지만 SBS가 웨이브와 결별하면서 당장 10월 이후 실시간 라이브 시청 방법에 제약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선 SBS 회원 가입을 통한 PC 및 모바일 시청 방법이 있지만 무료로는 화질이 떨어지는 480P로만 시청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넷플릭스를 통한 SBS 실시간 라이브 시청은 아직까진 요원한 상황이다.
유튜브를 통한 무료 재송출이 이뤄지는 각종 뉴스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1080P 고화질로 SBS 실시간 방송을 보려면 적어도 월 3300원 이상 지불하는 유료 서비스(SBS PLAY)를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웨이브로 SBS를 이용해왔던 시청자로선 어떤 형태로든지 추가 비용 지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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