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스타 배우 서기의 '감독 데뷔' "영화로 사람들에게 희망 주고파"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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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소녀>로 감독 데뷔를 알리며 제8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서기. |
| ⓒ ASAP |
<소녀>는 1988년, 한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양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된 아이를 그린다. 린 샤오리(샤오 잉바이)는 무력감에 젖은 엄마를 원망하며 비슷한 이름을 가진 친구와 잠시 일탈을 하다가 진정한 자유를 꿈꾸게 된다. 서기는 약 10년에 걸쳐 이런 이야기를 구상해왔다고 한다. 바로 자신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권유 덕이었다.
"12, 13년 전이었나 당시 영화 스튜디오 밖에서 허우 샤오시엔 감독님과 미래 얘길 하다가 갑자기 제게 연출을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분의 격려로 연출을 처음으로 생각하게 됐다. 직후 제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따로 연출을 공부하진 않았지만, 10여 년간 다른 작품에 출연하며 조금씩 그 분야를 이해한 걸 바탕으로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
이 과정에서 서기는 실제로 자신 또한 알코올 중독이었던 부친의 폭력에 노출됐던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 속 샤오리가 견디다 못해 엄마(쥬엠 바바)에게 양아버지와 이혼하라고 하는 대사 또한 실제 모친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서기는 "허우 샤오시엔 감독님도 본인 가족사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 적이 있다. 저 또한 용기를 얻어서 가족이야기로 출발했는데 촬영이 진행되고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실제 가족사는 약 30% 정도만 남기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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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소녀>의 한 장면. |
| ⓒ 베니스영화제 제공 |
사춘기 소녀 샤오리를 연기한 샤오 잉바이 또한 "마치 난민 숙소처럼 좁은 집에서 연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자체로 긴장감이 생기더라"며 "공감 능력이 크고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라 기쁘고 밝은 장면이든 어둡고 힘든 심리 묘사든 잘 몰입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 세부 묘사가 잘 돼 있었고 감독님도 연기 때 세심하게 도와주셨다"고 보탰다.
17세에 모델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 30년 넘게 배우로 활동하다가 48세 나이로 연출 데뷔를 알린 서기는 이 자리에 자신을 있게 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을 멘토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자객 은섭낭> 때 일화를 들며 서기는 "이젠 연기보단 연출에 더 관심이 간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제 한계를 시험해왔다. 암살자 연기를 할 땐 단 한 번의 동작으로 상대를 죽이는 장면에서 수천 번 연습하다가 허리가 망가질 정도였다. 어느 날 같은 장면을 50번 넘게 찍었을 때 감독님께 물었다. 혹시 내가 잘못하고 있냐고. 근데 감독님은 제 연기는 좋았는데 본인께서 답을 못 찾은 것이라 하시더라. 그때 배우의 연기는 연출이 책임져야 한다는 걸 배웠다."
영화 <소녀>로 가족 내에 존재하는 폭력과 소녀의 가능성을 짚은 서기 감독은 자신의 과거와도 화해했음을 고백했다. "아마 어머니께서 이 영화를 보시면 내내 울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어머니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던 서기는 "아직 용기가 없어서 어머니를 시사에 초대하진 못했다. 어머니가 울기 시작하면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몰라서인데, 아마 그냥 껴안고 함께 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제 인생에서 이렇게 중요한 성취의 순간에 어머니가 함께하시리라 믿는다. 사람은 결국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배우로 여러 활동을 했는데 감독이 된 지금, 이 영화가 아이들과 어머니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희망을 주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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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소녀>로 감독 데뷔를 알리며 제8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서기. |
| ⓒ AS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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