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손님의 방문, 하나씩 드러나는 가족의 비밀
[임순혜 기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비밀일 수밖에'는 예상치 못한 손님들의 방문으로 펼쳐지는 가족의 비밀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김대환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배우 장영남, 류경수, 스테파니 리, 옥지영의 열연이 담긴 작품으로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강원도 춘천에 사는 고등학교 교사 '정하'(장영남)의 삶에 예고 없이 찾아온 손님들로 시작한다. 캐나다에 유학 갔던 아들 '진우'(류경수)가 여자친구 '제니'(스테파니 리)와 함께 귀국하고, 심지어 제니의 부모(박지일, 박지아)까지 불쑥 찾아오며 평온했던 일상의 균열이 시작한다.
숙소 예약 문제로 벌어진 소동 끝에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두 가족은 정하의 집에서 함께 머무르게 된다. 그렇게 낯설고도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며 드러나는 각자의 비밀들로 분위기는 점점 미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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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비밀일 수밖에'의 한 장면 |
| ⓒ (주)슈아픽처스 |
장영남은 겉으로 단정하고 교사로서의 자부심이 있지만,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있는 춘천의 고등학교 교사 정하 역을 소화했다. 아들 앞에서는 늘 평온한 어머니이자 가정의 기둥이지만, 내면에는 흔들리는 불안과 은밀한 욕망이 교차한다. 예기치 못한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억눌러왔던 진심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역을 열연해 감동을 준다.
캐나다 유학 중에 여자친구 제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정하의 아들, 요리 유튜버 진우 역은 류경수가 맡았다. 부모와의 거리감과 독립적인 태도가 어머니와의 미묘한 긴장을 만드나, 제니를 가족에게 소개하며 뜻밖의 두 가족의 동거 상황 속에서 본인 역시 알 수 없었던 관계의 민낯을 마주한다.
해외 경험과 직업적 자부심으로 세련되고 당당한 태도를 지닌 진우의 여자친구이자 젊은 의사 제니 역은 스테파니 리가 한다. 겉모습과 달리 가족 앞에서는 숨겨진 속내를 감춘다. 부모의 합류로 인해 균열의 불씨가 커지지만 두 가족을 이어주는 다리이자 관계의 기폭제가 되는 역이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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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비밀일 수밖에'의 한 장면 |
| ⓒ (주)슈어픽쳐스 |
나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늘 허술하고 철없는 행동으로 가족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철없는 제
니의 아빠, 사고의 온상 문철 역은 박지일이 한다. 매번 사소한 일에도 사고를 일으키며 분위기를 뒤집어 놓지만, 그 엉뚱함 때문에 이야기에 웃음을 불어넣는다. 박지일은 진지함이나 무게감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자유분방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고 갈등을 증폭시키면서도 때로는 예기치 못한 영화적 활기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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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비밀일 수밖에'의 한 장면 |
| ⓒ (주)슈아픽쳐스 |
김대환 감독은 "가족은 가장 익숙하지만, 때때로 저마다 비밀을 간직한 가장 낯선 존재다. 그래서 가족은 가장 가까운 타인이다. '비밀일 수밖에'는 그 거리의 비밀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때때로, 나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가족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게 된다. 또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족의 형태와 의미는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 하는 질문도 떠오른다. 그 질문을 무겁지 않게 그러나 진심으로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주인공 정하를 연기한 장영남은 "엄마이면서 동시에 여성으로 살아가는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깊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류경수는 전작들과 달리 "힘을 빼고" 다른 인물들의 조력자 역할을 한 소감을 전했으며, 스테파니 리는 교포 사회의 모습을 연기에 녹여냈다고 말했다. 옥지영은 출연 계기와 함께 극 중 의상 대부분이 본인의 소장품이었다는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가족과 사랑 앞에서 가질 수밖에 없는 솔직한 감정들을 다루며 깊은 공감과 울림을 선사할 '비밀일 수밖에'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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