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처럼은 못한다' 대통령실 밝힌 대미투자펀드 협상 상황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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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
| ⓒ 연합뉴스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관련 실무협상 상황을 묻는 질문에 한 답변이다. 최근 미국과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일본과 비슷한 내용의 협상을 진행 중인지, 또 수용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김 실장은 또 이 문제 때문에 관세협상 세부내용을 확정하는 실무협의가 교착상태에 있다고도 밝혔다.
미국·일본이 최근 체결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관련 양해각서를 보면 투자처 결정권한이나 이익분배 조건이 모두 미국 쪽에 극히 유리하게 짜여 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당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조성을 합의한 한국 역시 같은 요구를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실장은 관련 질문에 "대미투자펀드를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한 MOU 문안을 두고 수십번 협상을 했다. (미·일 간의 MOU) 문안도 초안 단계부터 알고 있었고 (미국 측이) 우리에게 제시된 것과 거의 차이도 나지 않는다"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3500억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어떻게 조달해서 운영하느냐는 문제가 선결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미국 쪽에 이해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이 1년에 수출입은행·산업은행 등을 통해서 조달할 수 있는 외환이 200~300억 달러를 넘기기 어려운 데 반해 일본은 기축통화국인 데다 미국과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맺고 있어서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
김 실장은 "대미투자펀드의 구조를 어떻게 짤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 (대미투자펀드가)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미국이 도와줄 부분은 해달라고 하고 있다"며 "그 문제 때문에 상당히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다"라고 했다.
3500억 달러 대미투자펀드 내 포함된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역시 제대로 발을 떼기 어렵다고도 밝혔다.
김 실장은 "마스가 프로젝트 이행방안도 명확하지 않은데 이 역시 투자처 등을 미국이 정하게 돼 있냐"는 질문에 "미국이 (투자) 사업을 고른다고 하더라도 그 사업을 이행하는 주체는 대한민국 기업들이라 수혜자는 우리나라 기업이 될 것"이라면서도 "(마스가 프로젝트 외 대미투자펀드) 2000억 달러를 어떤 구조로 할 것인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마스가도 제대로 시작되기 어렵다"고 답했다.
"세계 통상 환경 변화 때문에 대미 투자 필수... 국내 제조업 감내 가능한 범위로 운용"
'한국 돈으로 486조 원에 달하는 대미투자가 진행되면 역으로 국내 제조업이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김 실장은 "대미투자 부분은 세계 통상 환경 변화 때문에 미국이라는 중요한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며 "국내 제조업 공동화 우려가 일부 있겠지만 (미국 진출 기업의) 협력업체 모두가 미국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어렵고 변화된 통상환경에서 우위를 지키고 시장을 개척하는 필수적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대미투자펀드의) 3500억 달러가 일시에 나갈 수 없다. 실제 MOU를 맺고 투자가 발생할 때는 (해당 투자사업을) 건건이 봐야 된다"라며 "국내 제조업이 감내 가능한 범위 내로 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과 다르게 한국 자동차 품목관세는 여전히 25%로 부과되면서 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자동차 산업이 중요하고 (일본과의) 관세 차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3500억 달러는 우리 경제 전체에 너무나 큰 충격을 주는 것인데 단기간 자동차 산업 관세 차이를 좁히겠다고 (합의를) 서두를 수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업계와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라며 "이른 시간 내에 한미 간 합의가 이뤄지도록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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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
| ⓒ 연합뉴스 |
김 실장은 관련 질문에 "(정부가) 외교적으로 가장 강한 톤으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고, 산업부 장관은 외교적 용어가 아닌 강력한 항의를 했다"라며 "미국 백악관이나 이런 쪽에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 국토안보부 크리스티 놈 장관이 구금된 한국인들의 귀국을 '자진 출국'이 아닌 '추방'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큰 틀의 교섭은 마무리됐고 대부분 자진 입국 형식으로 협상하는 것에 문제가 없었는데 한분 한분 사정이 각각 있을 것 아니냐"라며 "법집행기관에서 일부 그런 (추방에) 해당되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해서 마지막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미국 비자 제도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 삼아서 제도 개선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도 (이 문제를) 인식했다"라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미국의 제1투자국이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미)투자가 제대로 될 리 없지 않냐"라며 "우리 대통령실과 백악관에서 필요하면 워킹그룹을 만들든지 해서 단기 해법을 찾아야 하고, 장기적으로 (전문직 비자 신설 관련) 입법도 다시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조만간 예정된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비자 쿼터 문제 등을 상의할 수도 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매우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미국에도 중요한 문제다. 오늘 <파이낸셜타임즈>의 1면 탑 기사였다"라며 "이번 사태의 파장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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