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뒷전 정비사업 대책…“공공만으론 한계 뚜렷” 지적 [9.7 주택공급대책]
공공기여도 확대…‘집값 자극 우려’ 민간 유인책은 보류
재건축 사업성 저해 우려에도 재초환은 일단 시행 모드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추진 차원에서 정비사업 절차를 보다 간소화하고 각종 규제를 덜어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지나치게 공공에 방점이 찍히며 민간 소외로 인한 한계가 우려된다.
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 및 폐지에 대해 정부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도 재개발·재건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향후 5년간 수도권에서 착공하는 135만가구 중 정비사업 제도 개편 및 합리화를 통한 물량은 23만4000가구(서울 11만가구) 규모다.
구체적으로 15년 이상 소요되는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해 착공 시점을 앞당겨 체감되는 공급 물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계획 수립과 조합 설립, 인허가 절차 및 관리처분 계획 등 단계별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3년 이상 기간을 단축한다.
특히 공공정비사업을 뒷받침하고자 용적률 인센티브 등 지원책을 마련했다. 법적 상한 초과 용적률을 현행인 재개발 1.2배, 재건축 1.0배에서 1.3배로 일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총 5만 가구 규모의 착공 물량을 만들어내겠다고 한 공공 도심복합사업도 사업성을 높여주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역세권에만 적용되던 용적률 1.4배 완화 규정을 역세권 및 저층 주거지 유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3년간 한시 도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여줄 유인책은 제외됐다. 주택시장 변동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공공 중심으로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정부 기조가 반영된 것과 함께 자칫 재건축 기대감을 증폭시켜 서울 집값 상승세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주택시장 영향과 공급 활성화 효과 등을 고려해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또 공공정비사업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만큼 공공임대 공공기여 등을 추가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단서로 달려 사업성 개선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공급대책은 기존의 민간 중심 공급 체계가 갖는 시장 불확실성, 사업 지연, 수익성 위주의 공급 편중 등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공부문 역할을 대폭 강화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시장 안정 효과를 위해서는 강남권·도심권 정비사업의 규제 완화, 민간 유인 인센티브 제도화 등 정비사업 구조 개편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초환을 시행하겠다는 의지가 여전하다는 점도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지적된다.
이상경 국토부 제 1차관은 지난 7일 진행된 주택공급 확대방안 백브리핑에서 “재초환은 개발이익 환수 장치로 투기적인 매입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사업성 저해라는 역기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부담금이 실제 부과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진전된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정비업계에선 재초환 시행으로 재건축 추진 동력이 약화되면서 수도권 선호 입지의 공급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은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정비사업 활성화에 재초환이 빠졌다”며 “재초환은 재건축 사업에 있어 사실상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을 높이는 장애 요인으로 추후 이에 대한 폐지 또는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내용이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도 “이번 대책에서 학교용지 부담금을 낮춰주고 사업 절차 등을 단축시키는 내용이 나왔지만 재초환 폐지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며 “민간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인데 현실화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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