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헌법 가치, 변화의 씨앗될 수 있을까
[여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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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국립박물관 |
| ⓒ 여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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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평화궁전 : 캄보디아 총리의 집무실과 외국 사절을 접대하는 공간 등이 안에 있다. |
| ⓒ 여경수 |
나는 캄보디아 상원 건물 앞을 산책했다. 캄보디아 의회는 양원제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캄보디아인민당이 의회를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어, 실질적인 권력분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야당의 정치 활동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으며, 캄보디아구국당과 촛불당과 같은 주요 야당들이 사법 기관에 의해 해산되거나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캄보디아 민주주의 후퇴를 상징하는 사건들이 빈번하다.
1993년 캄보디아 헌법을 제정한 이후 부분적인 개헌 작업이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지난 7월 15일 발효된 제11차 헌법 개정은 캄보디아 헌법 제33조를 수정하여 국민의 국적을 박탈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는 '외세와의 결탁'이나 '국익 훼손'과 같은 반역 행위를 저지른 자에 대한 제재를 가능하게 한다.
다만 캄보디아의 야권 및 시민사회는 이 제도가 정부 비판 세력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지적한다. 국적 박탈이라는 강력한 제재가 모호한 기준으로 적용될 경우, 자의적 법 집행을 통한 반대파 숙청의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2023년 총선 이후 총리직을 승계한 인물이 훈센의 아들인 훈 마넷이라는 사실이다. 훈센은 상원 의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여전히 '상왕'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권력 세습을 넘어, 헌정 질서 위에 구축된 가족 중심 통치 체제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훈센의 다른 가족 구성원들도 외교, 경제, 안보 등 국가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권위주의적 통치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도화되었다. 사법부는 독립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며, 언론과 시민 사회는 강한 통제를 받고 있다. 반대파 정치인들은 체포되거나 망명길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거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형식으로만 활용될 뿐, 실질적인 정권 교체는 불가능한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이는 1993년 헌법이 지향했던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현실이다.
그럼에도 캄보디아 헌법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 권위주의 통치와 헌법 가치 사이의 긴장은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형식과 실제의 괴리가 클수록, 그 간극을 메우려는 사회적 요구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의 젊은 세대들은 과거 킬링필드나 내전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안정보다는 자유와 기회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세대 교체가 캄보디아 정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캄보디아의 권위주의 체제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1993년 헌법이 담고 있는 민주적 가치들이 언젠가는 현실화될 수 있을까?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캄보디아 헌법에 담긴 이상과 가치들이 언젠가 캄보디아 국민들의 요구와 만나 새로운 변화의 동력이 되리라 기대한다.
프놈펜에서의 마지막 산책
캄보디아국립박물관에서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구름이 많고 습도가 낮은 날씨라 걸어서 이동했다. 역시 산책하면서 프놈펜을 살펴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여럿 있었다. 경비가 삼엄한 캄보디아 상원 앞에서 교통 통제를 받으면서 운행되는 차량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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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캄보디아 군주와 고인이 된 전직 국왕 부부 사진 : 참고로 현 국왕은 독신이다. |
| ⓒ 여경수 |
독립기념탑과 숙소 사이에는 캄보디아 교육부 소속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으로 나의 캄보디아 헌법 답사가 마무리되었다. 돌아오는 일정은 8월 30일(토) 23시 55분 프놈펜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이용했다. 지난 8월 31일 아침에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 다음 마지막편은 캄보디아 헌법 답사의 후기와 캄보디아 여행 시 주의사항을 알려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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