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1만4000여 명 서명에도 대구 '박정희 기념조례안' 존치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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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8일 회의를 열고 주민발안으로 상정된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 5명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부결시켰다. |
| ⓒ 조정훈 |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8일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 심사한 결과 재석 의원 6명 중 5명이 반대해 부결시켰다. 해당 조례안은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칠 예정이지만 시의원 33명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32명이어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해 3월 1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그 앞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남구 대명동에 건립 중인 대구대표도서관 앞 광장에도 박정희 동상을 건립하겠다고 했다.
이후 지역 시민단체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박정희 기념조례를 추진하고 조례가 제정되기도 전에 추경을 편성했다. 대구시가 지난해 4월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시민 의견을 받았지만 찬성 의견은 단 한 건도 없었고 반대 의견은 880여 건에 달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조례안을 대구시의회에 제출했다. 대구시의회는 상임위를 열어 "조례가 부실하고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라고 짚었지만, 시의원 절대다수의 의견으로 조례안이 일사천리 통과됐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박정희 동상 건립을 반대하기 위해 '박정희우상화반대 범시민운동본부'를 결성하고 우상화 사업을 막겠다고 나섰지만 홍준표 시장은 지난해 8월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세운 데 이어 12월에는 박정희 동상을 세웠다.
동대구역에 박정희 동상이 세워지자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친일 독재자 우상화'라고 반발했고 국가철도공단과 대구시가 동상 철거를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범시민운동본부는 지난해 6월 시민 1만4754명의 서명을 받아 조례를 폐지해 달라며 주민청구조례안을 시의회에 전달했지만 대구시의회는 올해 5월 이만규 의장 명의로 늑장 발의했고 해당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는 조례 상정을 연기했다가 이날에서야 상정해 부결시켰다.
조례안 부결에 항의하는 시민단체 관계자에 '입틀막' 시도하기도
조례안이 부결되자 방청석에 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대구시의회에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임성종 범시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당신들이 뭔데 시민의 의견을 그렇게 무시하느냐"고 고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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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희 우상화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8일 오전 일찍부터 대구시의회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안을 폐지하라고 요구했으나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폐지 조례안에 대해 부결시켰다. |
| ⓒ 조정훈 |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박정희 기념조례안에 찬성 의견을 낸 시민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주장하며 "그럼에도 공청회를 거치거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발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독립운동을 토벌하는 군대에 앞장섰던 친일파 장교, 일본군 장교 박정희의 동상을 동대구역 광장에 세웠다"며 "홍준표는 내란의 한복판에서 내란 원조, 쿠데타 원조의 동상을 세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의 성지, 해방 이후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2.28민주운동의 도시에 독재자 동상이 웬 말이냐"며 "대구가 미래로 나아가지는 못할망정 수십 년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부끄럽고 참담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의회는 임시회 마지막 날인 오는 12일 박정희 조례 폐지안에 대해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 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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