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더 무비' 브래드 피트 얼굴보다 여기에 더 눈길이 간다
[고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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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틸컷 |
| ⓒ F1 더 무비 |
전형적인 서부극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실력은 뛰어나지만,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정처 없이 떠도는 총잡이가 있다. 우연히 만난 옛 친구의 부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마을을 찾는다. 그를 기다리는 건 의심의 눈으로 경계하는 주민들과 이전에 마을을 지키던 보안관의 텃세. 우여곡절이 있지만 총잡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보안관과도 오해를 푼다. 그리고 끝끝내 힘을 모아 공동의 적을 격퇴. 마을에는 평화가 찾아온다. 남아달라는 주민 요구. 하지만 총잡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 황무지로 나아간다.
에이펙스GP 기술총괄 케이트(케리 콘돈)는 소니(브래드 피트)를 "너무 제멋대로인 재수 없는 카우보이"로 정의한다. 이동진 평론가도 언급했듯 < F1: 더 무비 >는 코진스키 감독의 전작인 <탑건 매버릭> 이전에 대중문화적 밈으로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서부극으로서의 전통을 더 강하게 이어 나가고 있다. 소니와 매버릭(톰 크루즈)의 결정적인 차이도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탑건 매버릭>에서 매버릭은 해군을 떠나지 못한다. 그가 원하는 비행기를 몰 수 있는 곳은 미 해군밖에 없으니까. 소니는 다르다. 그에게는 레이싱이라는 환경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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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틸컷 |
| ⓒ F1 더 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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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
| ⓒ F1 더 무비 |
관객이 달릴 < F1 더 무비 >라는 코스는 소니의 욕망에 따라 설계되어 있다. 운행이라는 경험이 생소한 비행기와 달리 자동차는 누구에게나 라이센스가 열려있다. 비록 F1은 전 세계에서 20명에게만 허락된 운전석이지만 아이맥스 카메라를 차체에 16대나 설치하고, 실제 경기가 펼쳐지는 예선 사이에 촬영하며 현장감 넘치는 관객의 반응까지 담아냈다. 스마트폰 보급의 1등 공신인 애플의 주도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6인치 스마트폰으로 보는 1분짜리 쇼츠로는 절대 즐길 수 없는 스펙터클을 연료로 삼아 달린다.
3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입된 스펙터클이 전부가 아니다. 반짝 뜨고 지는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30년 넘게 슈퍼스타로 각인된 브래드 피트가 조종석에 앉았다. 존재감 자체가 영화가 된 배우가 직접 핸들을 잡고 코너 가속에 따라 표정을 찡그리는 장면은 그 자체로 시네마다. 칼같이 교통법규를 지키고 경제운전을 신조로 하는 삼는 드라이버라도 뻥 뚫린 고속도로를 마주하고 BPM 높은 음악이 함께 한다면 엑셀을 끝까지 밟아보고 싶은 질주 본능이 < F1 더 무비 >가 도착하려는 결승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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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틸컷 |
| ⓒ F1 더 무비 |
다만 영화적 허용이라는 필터와 함께 < F1 더 무비 >가 영화와 레이싱이 공유하는 '열정'이라는 엔진까지 꺼지지 않기에 완주까지는 무리가 없다. F1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약 9개월간 이어지는 24번의 레이스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1~2주에 한 번꼴로 세계 각지의 도시를 이동해 서킷마다 차고를 꾸려야 한다.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끔찍한 일과 삶의 균형에서 가족을 꾸리기도 포기하는 레이서와 크루들의 미친 열정이 세계 3대 스포츠를 이끄는 엔진이다.
영화제작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제는 이름 자체가 할리우드인 대스타 브래드 피트가 지구에서 하나뿐인 운전석에 앉아 있지만, 아무리 잘난 배우도 혼자서는 영화를 만들 수 없다. <탑건 매버릭>보다도 1억 달러가 더 들었다는 3억 달러에 달하는 대작을 위해 세트를 만들고, 부수고, 짓고 부셨을 영화 스태프들의 보이지 않는 열정이 영화라는 매체를 지탱한다. 브래드 피트의 잘생긴 얼굴보다 스태프들의 손길에 더 많은 시선을 둔다. 어쩌면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간다는 의미는 방해받지 않고 그들의 열정에 온전히 즐기려는 일인지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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