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첫번째 자세, 거짓말하지 말 것" 수학을 잘하기 위한 5가지 팁

윤송미 2025. 9. 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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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끝까지 꼼꼼하게 읽지 않고 푸는 아이, 성격 탓 보다는 두려움 때문

사교육 걱정 없이 가정에서 학습이 가능할지 궁금해 엄마가 직접 실험에 나섰습니다. 중등 과학교사인 엄마가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직접 가르치며 겪는 일화를 소개합니다. 이번 글은 '10일째' 이야기입니다. <편집자말>

[윤송미 기자]

Day-10

오늘은 '선생님 놀이'를 내려놓았다. 귀를 열고 질문만 하라는 조언을 따르기도 어려웠지만, 선생님 놀이에 사로잡혀 개념 학습을 잊고 있었다. 오늘 만큼은 실컷 가르치기로 했다.

1. 등호 "="의 마법

수학에서 등호는 마법과 같다. 등호만 제대로 따라가면 답에 다다른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반드시 '같을 때만' 써야 한다. 같지 않은 데, 붙이는 등호는 거짓이다. 옛 수학 선생님은, '거짓말하지 말 것', '진실될 것'이 수학의 첫 자세라 하셨다.

아래 5번과 7번 풀이를 보자.
▲ 5번과 7번 등호 사용의 바른 예 5번, 등호가 무너진 7번
ⓒ 왕수학 기본편, 담이
5번은 등호를 명확히 활용해 자신있게 풀었지만, 7번의 계산 과정은 흩어져 있다. 7번은 문제지 공간 활용 면에서, 등호 "="의 적절한 위치 찾기가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다. 빨간펜처럼 ㉠은 바로 아래로 ㉡은 오른쪽으로, 등호"=" 를 이어가며 풀도록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어지는 풀이 과정에 확신이 없어서 5번처럼 못 풀었다는 게 더 정확한 설명이다. 7번 문제를 다시 보자.
▲ 근거 있는 등호의 사용 등호를 사용할 때는, '왜' 같은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엄마공부방
두번째 등호 ②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쉽게 붙인다. 반면 첫번째 등호 ①은 '논리'가 분명히 정리되지 않은 아이들은 쓰기 어렵다. 그래서 문제지 여백에, 생각난 7과 6분의 6을 쓰고 암산한 뒤 답만 쓰는 것이다.

등호 전개는 수학 개념 학습의 핵심이다. 꾸준히 '선생님 놀이'를 하며 자기 언어로 설명하는 힘을 기르면, 등호"="의 매력을 발견하고 수학을 즐길 수 있다.

2. 국어는 이야기, 과학은 현상, 수학은 "수식"

국어가 이야기를, 과학이 현상을 다룬다면 수학은 그것을 수식으로 표현한다. 문제를 풀 때 머릿속에 논리가 정리되어 있으면, 그 논리를 '수'라는 다른 언어로 옮길 수 있다.

아래 문제를 보자.
▲ 말을 수식으로 전개하기 어떤 수는 네모라 하자.
ⓒ 왕수학 기본편, 담이
문제를 읽고 위 두 가지 식을 쓸 수 있다면, 이미 절반은 푼 셈이다. 아이와 함께 화이트 보드에 숫자를 바꿔 가며 같은 구조의 문장을 반복해보니,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이 원리는 물리에도 적용된다. 문제를 읽으면 머리 속에 숫자, 문자, 공식, 개념들이 떠오른다. 논리가 정리되지 않으면 여백에 숫자와 기호를 흩트려 쓰게 되지만, 현상을 말로 설명할 수 있으면 수식으로 이어지고 답에 이른다.

결국 수식 전개의 핵심은 '내 안의 논리 세우기'이고, 마찬가지로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연습을 통해 구할 수 있다.

3. 묻는 것에 답하기
▲ 모두 구해 보세요. 문제를 꼼꼼히 읽고 풀어야 하는 이유
ⓒ 왕수학 기본편, 담이
'모두 구하라'는 문제에 담이는 답을 4라고 썼다.

"담아, 문제를 크게 다시 읽어볼까?"
"아... 1,2,3,4.구나."
"그래, 문제를 잘 읽고 묻는 것에 답해야 해."

이어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자연수는 모두 몇 개인지, 그중 가장 큰 수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같은 식이라도 질문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한 문제에서 또 실수했다. 결국 문제를 꼼꼼히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문제를 대충 읽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흔히 성격 탓으로 돌리지만, 실제로는 내용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특히 어려운 식이 눈에 들어오면, 끝까지 읽기보다 '풀 수 있을까?'부터 확인하려 한다. 두려움을 빨리 해소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할 일은 다그치기보다 문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차근차근 반복 연습을 통해 긴장을 낮추면, 꼼꼼히 읽는 힘도 자연스럽게 길러질 것이다.

4. 메타인지

무엇이든 잘 하려면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힘,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담이는 문제 풀이 경험이 적어, 올해는 '정확한 연산과 등호 전개'를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계산을 귀찮아 해 눈으로 답을 찾으려 할 때가 많다. 의외로 이런 본능이 메타인지로 이어지기도 한다.

7번 문제를 다시 보자.
▲ 7번 계산하지 않고 답 찾기
ⓒ 왕수학 기본편, 엄마공부방
문제를 다시 풀게 하니, "아... 내가 이걸 왜 계산했지?" 한다. 나도 그제야 문제 속 의도를 알아챘다. 물론 "답을 빨리 구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분수 계산 연습에 집중해보자"라고 말했다. 메타인지도 기본 연산이 받쳐줄 때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기본 연산 과정을 거친 뒤에는 직관적 풀이도 짚어 주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이 문항에는 "★중요" 표시가 붙어 있다. <왕수학 기본편>은 단순 계산 연습용은 아니다. 기본 문제처럼 보여도 개념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은 어렵게 느낀다. 초등 수학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라면, 이런 ★중요 문항에서 '왜 중요한지, 어떤 개념을 다루는지' 함께 짚어보는 것이 좋다.

5. 서술형

담이는 대수적 감각이 좋은 반면, 서술이 약하다. 일기만 봐도 문장 완성이 힘든 데서 알 수 있듯, 수학 서술형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처음으로 서술형 문제를 제대로 풀고, 나도 담이도 크게 기뻤다.
▲ 서술형 문제 야호!
ⓒ 왕수학 기본편, 담이
'역시, 하면 되는구나.' 요전날 틀린 것을 다시, 다시, 풀이 하면서도 재미를 잃을까봐 걱정되었는데 고칠 것이 없다니 생각에 내가 더 반가웠다.

잠시 후 다시 보는데 웃음이 나왔다. 바로 위에 있는, 같은 유형의 서술 형식을 그대로 베끼느라 쥬스(3-1번)문제에서 우유(3번)라고 쓴 것이다. 5분 전에 발견했으면 또 타박했을 텐데, 공부가 끝난 뒤에 발견해 다행이었다. 아이도 나도 기분 좋게 하루를 마쳤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마무리

오랜만에 참고 기다리지 않고, 가르치고 싶은 말들을 마음껏 떠들었다. 아이의 개념 학습에서 중요한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내가 가르쳤다고 해서 다 배웠을까? 물으면 자신이 없다.

등호는 답에 이르는 마법이지만, 그 앞에는 반드시 명확한 근거와 논리가 서야 한다. 아이에게 그 마법을 빨리 전하고 싶은 마음에 서두르진 않았는지 돌아보는 밤이다.

마침 메일을 열었는데, <아이가 수학 때문에 스스로를 낮추지 않도록> 이라는 제목의 전주 오송초 정미진 수석교사 인터뷰가 도착해 있었다. 선생님은 더딘 학습자를 위해 1단계, 2단계 사이 1.5단계를 만들고, 지금도 매일의 수업을 돌아보며 교구와 학습지를 수정한다고 한다. 특히 두 아들을 키우며 초등 3~5학년 수학 고비를 함께 넘었다는 이야기가 지금의 내 이야기 같아 더 묵직하게 다가왔다.

수학은 이런 거야, 실컷 잘난 척하다가도 금세 겸손해진다. 늘 반성하는 엄마 공부방이다. 부모로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아이가 수학 때문에 자신을 낮추지 않도록, 따뜻한 시선과 말로 곁을 지키는 일임을 되새기며 오늘의 열정을 다독여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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