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용' 벗어나 '국제 게임쇼' 되려면…지스타가 가야 할 길[기자수첩-ICT]
韓 지스타, 출범 20년에도 규모·위상서 차이
해외 게임사 부스 출품 독려 위한 전략 필요
'내수용' 꼬리표 떼기 위해 정부 지원 필수적

한때 게임 산업에는 일명 '3대 게임쇼'가 존재했다. 한국에서 붙여진 별칭일 수는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게임쇼를 꼽으라면 대부분 이 셋을 언급했다. 미국 '전자오락박람회(E3)', 독일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가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E3가 코로나19 여파를 회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폐지되며 게임스컴은 서구권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최대 게임쇼로 자리매김했다. 도쿄게임쇼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시회로서 위상을 지켜오고 있다.
그리고 공석이 된 3대 게임쇼의 한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하는 국내 게임쇼 '지스타'가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하고 지스타조직위원회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21살을 맞는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초창기부터 지스타를 소개할 때 '국제게임전시회'라는 수식어를 써왔다. 국내외 게임 개발사와 이용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신작 게임을 소개하고 소통하는 자리라는 의미다. 하지만 게임스컴, 도쿄게임쇼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규모, 위상, 입지 등 여러 측면에서 여전히 차이가 있다.

지난달 8월 20일 독일 쾰른에서 개막한 게임스컴은 실제 가보니 가히 그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23만㎡로 잠실구장 17배에 달하는 전시장 공간에 1568개 참가사의 부스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행사 기간 중 128개국에서 무려 35만7000여 명이 방문하며 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서구권 관람객이 많았으나 인종 분포도 다양했다. 출품사 역시 엑스박스(미국), 유비소프트(프랑스), 닌텐도(일본),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일본), 캡콤(일본), 코나미(일본), 텐센트(중국), 넷이즈게임즈(중국), 게임 사이언스(중국) 등 글로벌 게임 강자들이 총출동했다. 공식 파트너 국가인 태국을 비롯해 두바이, 키르기스스탄 등 35개국에서 40개 국가관이 운영되며 국제적 위용을 뽐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게임스컴 기간에 열렸던 부대행사들이다. 게임스컴은 단순히 게임사들이 부스를 차려 게임을 출품하고, 시연하는 행사가 아니었다. 개발자 컨퍼런스 '데브컴', 전야제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 '게임스컴 어워드', '퓨처 게임쇼', '어썸 인디즈' 등 여러 쇼케이스와 행사가 이어지며 게임과 개발자들을 조명했다.
독일 정부와 쾰른시도 게임스컴이 창출하는 경제적 이익을 인지하고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었다. 도시 곳곳에서는 DJ 음악 행사나 게임스컴 시티 페스티벌 등이 열리고, 교통·보안·홍보 인프라까지 총동원해 쾰른을 '게임 도시'로 변모시켰다.
반면 매년 지스타를 방문하면, 아직은 한국 게임사를 위한 게임행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 마저도 앞서 서머게임페스트, 게임스컴, 차이나조이, 도쿄게임쇼 등에서 공개된 작품이 다시 전시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지스타 B2C관에 부스로 참여한 해외 게임사는 사우디, 중국 그리프라인, 일본 나이언틱이 전부였다. 관람객 역시 비행기보다는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온 '내국인'이 대다수다.
물론 주최 측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스타 기간 진행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지콘(G-CON)'을 통해 국제 교류를 도모한다. 올해도 지콘 컨퍼런스 연사로 스타 개발자들을 섭외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고 들었다.
다만 이는 업계 종사자나 B2B 교류에나 의미가 있지, 일반 관람객 유치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각국에서 관람객들을 모으려면 무엇보다도 지스타에서 글로벌 기대작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B2C관에 해외 게임사들이 부스를 차리고 신작을 출품할 유인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지점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독일 쾰른이 게임스컴 기간 동안 게임 도시가 됐던 것처럼, 부산도 지스타가 열리는 기간엔 게임 도시로 변모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벡스코가 갖는 물리적 한계도 정부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극복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열린 '제8회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에서 "연간 20만명 정도가 방문하는 '지스타'가 세계 3대 게임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기기·연관산업까지 전시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당시의 언급이 관성적인 립서비스에 그쳐서는 안된다. 지스타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리그'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와 다른 참신한 유치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20년간 따라붙은 '내수용 전시회' 꼬리표를 이제는 떼고, 진정한 국제 게임쇼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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