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성추문, 진보정치권만의 문제인가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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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직무대행과 최고위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당내 성비위 사건에 대해 “강미정 전 대변인을 포함한 피해자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이 사건으로 마음을 다치셨을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도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
| ⓒ 유성호 |
국민의힘은 연일 조국혁신당에서 발생한 성추문을 두고 "또한번 드러난 진보의 민낯"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보를 참칭하는 좌파정치꾼의 성추문을 이제 일상이 됐다"고 하고"내부 성폭력을 쉬쉬하고 은폐하는 운동권 침묵 카르텔이 여실히 드러났다"고도 했습니다. 보수언론들도 "진보정당에서 성추문이 일회성이 아니고 잊을만하면 터진다"며 "2차 가해는 거의 공식처럼 돼버렸다"고 비난했습니다. 조국혁신당의 성추문에 최강욱 전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의 2차 가해 논란까지 엮어 진보정당을 성비위당으로 프레임화하는 양상입니다.
평소 '인권'과 '젠더 감수성'을 강조하는 진보정당에서 성추문이 잇따르는 것은 지탄받을 일에 틀림없습니다. 조국혁신당만해도 당헌에 '여성의 정치참여 보장 및 성평등 실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안희정, 박원순, 오거돈 등 당내 주요 인사들의 성폭력 사건을 여러차례 겪고도 환골탈태하지 않은 민주당의 태도도 손가락질 받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의 성비위 관련 잡음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게 현실입니다. 국민의힘이 자신들은 무관한 척하며 진보진영만의 문제인 것처럼 왜곡하는 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민의힘에서 몇년 새 불거진 성추문만 해도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국민의힘 소속 김진하 양양군수는 지난해 여성 민원인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대전시의회 의원은 지난달 성폭행 의혹으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도 제명안이 부결돼 논란을 빚었습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과거 '성누리당'으로 불린 오명의 역사도 있습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무성 전 대표, 최연희 전 의원, 박계동 전 의원 등이 성비위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갈라져 나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은 아직도 완전히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경찰이 최근 이 의원의 성상납과 관련된 새로운 수사를 시작해 이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해 폭력적인 표현을 인용해 의원직 제명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시민사회에선 정치권에서 성비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진심 어린 반성과 성찰보다는 보여주기식 대책에 그쳐서라고 말합니다. 성비위 스캔들이 벌어질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때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번 조국혁신당 사태도 그간 명확한 해명과 책임있는 조치를 내놓지 않은 게 화근이었고, 2차 가해를 한 최강욱 전 의원도 과거 성희롱 발언으로 중징계를 받고도 반성하지 않은 결과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정치권 전체가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2차 가해를 방치하거나 실질적 해결 방안 모색을 게을리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근본적으로는 정치권의 남성 중심적 문화를 원인으로 꼽는 시각이 많습니다. 국회에 남성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데다 이들이 당이나 지역을 장악하고 있어서라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 지위를 악용해 성비위 등을 저지를 수 있는 폭력적 위계구조가 만연해 있는 게 현실입니다. 22대 국회의 경우 전보다는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성 의원 비율이 20%에 그치고, 그나마 지역구 당선자는 14%에 불과합니다. 여성할당제 도입과 함께 왜곡된 정치 문화와 구조를 바꿔 남녀 권력 격차를 해소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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