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23분 미스터리... 윤석열 "두번 세번" 발언 목격자들
대한민국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라는 선서를 한다. 그러나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을 무시하고 공화국을 공격했다. <오마이뉴스>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이어 형사법정에서도 계속 되는 그의 '배신'을 기록으로 남긴다. <편집자말>
[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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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당직자와 보좌관이 2024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추가 대국민담화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국회 계엄 해제요구안 가결 후에도 약 3시간 반이 지난 뒤에야 계엄 해제 담화를 내놨다. |
| ⓒ 유성호 |
지난해 12월 4일 오전 1시 3분 국회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 가결부터 오전 4시 26분 대통령의 계엄 해제 담화까지 걸린 시간이다. 헌법과 계엄법은 국회가 요구하면 대통령은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하도록 정했다. 여기서 '지체 없이'는 "정당하거나 합리적인 이유에 따른 지체는 허용되는 것으로 해석되며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장 신속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법제처, 법령 입안 심사 기준). 그날 밤 대통령에게도 '이유'가 있었을까? 수수께끼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하나둘 단서는 드러나고 있다.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석열씨 내란우두머리 혐의 16차 공판에는 계엄 당시 국회로 출동했던 김석진 대위가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 2특임대 중대장으로 지난해 12월 3일 밤 이진우 사령관으로부터 직접 "국회 본관 정문을 막으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다만 김 대위와 부대원들은 국회 진입에 실패했고, 계엄 해제 후 부대로 복귀했다.
출동대기한 군인, 병력 투입 요청... 의문의 '3시간 23분'
그런데 김 대위는 12월 4일 오전 2시 20분경 부대로 돌아온 뒤에도 "3시에서 4시까지는 차량에 탑승한 채로 대기하고 있었다"며 "저뿐만 아니라 2지역대장하고 다른 차량도 다 연병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출동 가능성이 있다'는 지시를 전달받진 않았지만 "어떤 상황인지는 몰랐고, 최초 출동한 상황과 연계해서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기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출동 지시는 없었다.
국회에서도 비슷한 증언이 나왔다. 1월 14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수방사 작전과장 안경민 중령은 12월 4일 오전 2시쯤 계엄사령부로부터 "출동 가용 인원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강호필 지상작전사령관도 같은 날 오전 2시 40분경 "(계엄사로부터) 출동 준비가 가능하냐는 문의는 있었다"며 "계엄사 모 중령으로부터 7군단에 문의가 왔고, 7군단으로부터 지작사 참모장한테 전화가 왔고, 참모장이 저한테 보고해서 제가 보고를 받고 중지시켰다"고 했다.
특전사 분위기도 수상쩍었다. 방첩사 소속으로 특전사에 파견 중이던 김영권 대령은 계엄 당시 전투통제실에 있었고, 12월 4일 오전 2시 13분, 'MND 현 병력 상황 하문. 선관위 투입? → 국회 X, 안됩니다. 미쳐가는구나. 다 ●●'라는 메모를 남겼다. 'MND' 국방부 장관과 특전사령관의 통화 내용이었다. 김 대령은 8월 11일 윤석열씨 재판에서 "김용현 장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곽종근 사령관의 답변은 정확히 들었다"고 증언했다.
"'장관님. 지금 국회에서도 병력들이 다 철수했는데 선관위로 다시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어렵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국회의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 의결 후에도 아찔한 상황이 빚어질 뻔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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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우 수방사령관 전속 부관, 특전사 파견 방첩부대장, 김용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방첩사 간부 등 여러 사람이 윤석열씨의 '2차 계엄 시도' 정황을 증언하고 있다. 사진은 그가 지난 7월 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한 모습. |
| ⓒ 사진공동취재단 |
"또 '결의안이 통과됐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되니까 너네는 계속 해'라는 취지로 얘기했던 걸로 기억한다."
목격자는 더 있다. 국회 의결 후 윤석열씨는 합동참모본부 결심지원실로 가서 약 30분 정도 머물다가 다시 집무실로 돌아왔다. 이때 결심지원실에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박안수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최병옥 국방비서관, 그리고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김철진 준장과 방첩사 장교 A씨도 있었다. 이들은 초반에 결심지원실을 나왔지만, 윤씨가 국회 투입 병력 규모를 확인한 다음 "1000명을 보냈어야지. 어떡할 거야"라며 화내는 장면을 직접 봤다.
김 준장은 6월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A씨는 8월 12일 군사법원에서 각각 당시 윤석열씨가 몹시 격앙된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당시 국회법을 찾으러 나갔던 김 준장보다 더 길게 결심지원실에 머물렀던 A씨는 보다 상세한 상황을 기억했다. 그는 "장관님이 대통령에게 뭐라고 말씀드리자, 대통령님이 '그걸 핑계라고 대요?'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러게 사전에 잡으라고 했잖아요'라고 했고, '다시 걸면 된다', '두 번 세 번 걸면 된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 군검사 "두 번 세 번 거는 것이 뭐라고 생각했는가."
- A 중령 "계엄이라고 생각했다."
- 군검사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 A 중령 "당시 분위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국회의원님들이 국회에 계속 출입하셨고 계엄 해제 결의를 한 이후로 기억하는데, 앞뒤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다시 계엄을 걸면 된다'는 걸로 인식했다."
윤석열씨는 헌재부터 형사법정까지 추가 계엄 검토 의혹에 딱히 대응한 적 없다. 다만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12월 7일 대국민 담화에선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6월 16일 법정에선 당시 합참을 방문한 이유를 '군 격려 차원'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윤씨는 뒤늦게 따라온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안보실장의 건의를 받고나서야 집무실로 돌아갔고, 약 2시간 반 뒤에야 계엄 해제 담화를 발표했다. 이때 행적 또한 묘연하다.
이 정황들은 단순히 '윤석열은 2차 계엄을 꿈꿨다'는 의심으로 끝나지 않는다. 윤씨의 핵심 혐의, 내란죄의 구성요건 중 하나인 '국헌문란', 즉 헌정질서를 파괴할 목적이 명확했음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윤씨는 줄곧 12.3 비상계엄을 '대국민 호소용, 경고성 계엄'이라고 강변해왔다. 하지만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헌법 위의 윤석열'로 군림하는 것이 진짜 목표가 아니었다면, "두 번, 세 번 걸면 된다"고 말할 이유를 찾긴 힘들다.
그런데 검찰은 올 1월 윤씨를 기소하며 12.3 계엄의 목적을 "의회제도를 부인하고, 선거관리위원회와 정당을 장악하고 전산자료를 무단으로 확보하고, 영장주의 등 헌법과 형사소송법상의 기능을 소멸시킬 목적"이라고만 명시했다. 내란죄 구성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을 풀어쓰는 데에 그친 문구다. 추가 계엄 검토 의혹도 빠졌다. 12.12 사건 등을 "국정을 장악하기 위해"라며 쿠데타 목적이라고 못박았던 또 다른 '내란우두머리' 전두환씨 공소장과도 대조적이다.
그들이 남길 사초
내란특검도 이미 기존 공소장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 조은석 특검은 임명 당시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가며 오로지 수사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사초'는 바로 공소장이다.
실제로 특검은 차근차근 '공소장 종합판'을 준비 중이다. 수사팀은 8월 초 신원식 전 안보실장과 인성환 전 2차장, 최병옥 전 국방비서관의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6월 박안수 전 사령관을 불렀을 때 12월 4일 합참 결심지원실 상황도 상세히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외에도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표결 방해 의혹, 북한 무인기 의혹 등 12.3 비상계엄 전후 사실들의 조각을 하나하나 맞춰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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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비상계엄의 전모를 밝히고자 출범한 내란특검은 국회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 후에도 수상쩍었던 윤석열씨의 행보를 추적 중이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임명 당시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가며 오로지 수사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
|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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