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없이 물 끊어, 어떻게 사냐"…강릉 주민들 단수에 항의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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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아껴야” 일부 공동주택서 시간제 단수
“사전 예고도 없이 물을 끊어버리면 어떡하냐.”
강원 강릉시 홍제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박모(45)씨는 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날 오전 단수 상황에 불만을 터뜨렸다. 박씨는 “아침에 갑자기 단수되면서 주민 여럿이 관리사무소 측에 항의했다”며 “밤에도 낮에도 단수하면 어떻게 일상생활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강릉시는 가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지난 6일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제한 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12.6%(오전 11시 기준)까지 떨어진 오봉저수지 저수율을 사수하기 위한 조처다. 이 저수지는 강릉지역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핵심 수자원 시설이다. 시는 오봉저수지 물을 공급받는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내 아파트·대형 숙박시설 등 124곳에서 이틀째 제한 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아파트별 저수조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물을 아껴쓰고, 물이 다 떨어지면 급수차를 활용해 2~3일 간격으로 물을 채워 넣는 방법이다. 생활용수 사용시간은 아파트 자율에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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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저수지 저수율 12.6%…제한급수 확산 ‘비상’
극한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 지역에서 제한 급수에 따른 주민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제한 급수 지역 내 일부 아파트에서 사전 예고 없이 시간제 단수가 이뤄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해당 아파트 측은 “물 사용량 확보를 위한 대책”이라고 안내문에 알렸다. 강릉 교동택지의 한 아파트에는 “우리 아파트는 평균 2일을 사용할 물탱크를 갖췄으나, 시에서 4일을 사용하라고 한다”며 단수를 예고하는 안내문을 붙였다. 주민 최모(56)씨는 “지금도 수도 계량기 75%를 잠금 해 샤워기까지 물이 올라오지 못해 집에서 씻기를 포기했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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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2차 국가소방동원령
시민 불편이 가중되는 가운데 오봉저수지 저수율 하락세를 막기 위한 급수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 헬기, 해경·해군 함정, 소방차 등을 총동원해 2만9793t의 물을 오봉저수지와 홍제 정수장 등에 공급한다. 오봉저수지 원수 운반급수에 군부대 차량 400대와 해군·해경 함정 2대, 육군 헬기 5대, 지자체·민간 장비 45대가 투입된다. 홍제 정수장 정수 운반급수를 위해 소방차 81대와 지자체 등 장비 4대도 동원한다.
시는 저수율 10% 미만까지 떨어질 경우 홍제 정수장 급수 전 지역(계량기 5만3485개)을 대상으로 제한 급수를 할 예정이다. 1단계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물 사용을 제한하는 시간제를, 2단계는 격일제가 시행된다. 생수 공급도 병행한다. 주문진읍·왕산면·연곡면을 제외한 모든 시민에게 1인당 12L씩 병물을 배부하고 있다. 이날 강원소방본부는 급수 지원 대책으로 소방청에 2차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오는 8일부터 전국 9개 시도 대용량 물탱크차 20대를 추가 지원하고, 소방청 차량 긴급 정비지원단을 현장에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강릉 운양초 6학년생 15명은 지난 4일 가뭄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편지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은 현명하게 문제를 잘 해결해줄 것 같다”며 “가뭄으로 우리가 겪는 힘든 일과 고민을 적었으니 나랏일로 바쁘시겠지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편지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나눠준 생수는 1학년 동생들이 들기 무거우니 배달 방법을 고민해줄 것과 급식과 정수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 자영업을 하는 부모님들이 힘드니 재난 극복 쿠폰 발행을 고민해줄 것 등을 요청했다.
강릉=최종권·박진호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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