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데, 군산 200년만의 극한호우…"태풍 만나면 재앙 수준"

7일 오전 전북 군산, 충남 서천에 200년 만의 극한호우가 쏟아지며 비 피해가 속출했다. 이례적인 '가을 폭우'엔 서해 고수온에 따른 수증기 유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가을 태풍·장마가 만나면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또 나타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기상청에 따르면 7일 오전 0시 57분에 군산시에서 시간당 152.2mm에 달하는 극한호우가 내렸다. 2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며, 올해 전국에서 내린 가장 강한 비다. 1968년 군산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시간당 강수량 1위 기록이다. 앞서 오전 0시 17분엔 서천군에 시간당 137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 역시 200년 빈도 강수량에 해당한다.
밤사이 전북과 충남 곳곳엔 200mm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6일 오후 8시부터 7일 정오까지 누적 강수량은 군산 296.4mm, 서천 257.5mm, 익산 239.3mm, 김제 209mm 등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남해안 중심으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면서 "산사태나 침수 등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가을 초입인데 여름 같은 국지성 호우가 내린 건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습하고 더운 공기가 강하게 충돌한 데다, 서해 수온이 30도 가까이 높아 수증기 유입이 많았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이 좁은 띠 형태 강수대가 느리게 남하하면서 전라권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린 것이다. 대규모 정체전선 형성에 따른 '가을장마' 형태는 아니다.
문찬혁 기상청 예보관은 "서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3도 정도 높아 수증기가 많이 유입돼 비구름이 강하게 형성됐다. 남쪽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자리 잡았는데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충돌해 좁은 구역에 이례적인 폭우가 내렸다"라고 밝혔다.
이번 같은 가을 폭우가 또 찾아올 위험도 남아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와 태풍 상륙 여부 등이 변수로 꼽힌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일본 기상청이 9월 중에 태풍이 많이 생길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지금처럼 한반도 남쪽에 내려가 있으면 가을장마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럴 때 태풍까지 접근하면 매우 많은 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9일까지 남부 지방 중심으로 빗방울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9일엔 충청권 남부에도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8~9일)은 광주·전남 30~80mm(많은 곳 100mm 이상), 부산·울산·경남·제주 10~60mm(제주는 많은 곳 80mm 이상), 전북 5~40mm, 대구·경북 5~30mm, 대전·충남 남부·충북 남부 5~20mm 등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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