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트럼프, 미국투자 하라면서 이민 단속... 이해충돌"

윤현 2025. 9. 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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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450명을 구금하자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강화와 이민자 단속이라는 두 정책 목표의 이해충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외국 출신 노동력 인구가 전체의 약 20%이며, 불법 이민이 산업을 떠받치는 측면도 있다"라며 "공장 건설 등 외국의 대규모 투자를 독려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정작 이민자 단속을 강화해 미국 제조업 부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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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한국인들 충격 받아"... "이민 단속 강화, 미 제조업 부활에 악영향"

[윤현 기자]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
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450명을 구금하자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강화와 이민자 단속이라는 두 정책 목표의 이해충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각) 미국 이민국이 건설 현장을 급습해 수백 명의 한국인을 체포했다는 소식에 "한국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압수수색은 한미 무역 관계가 민감한 시기에 이루어졌으며,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라며 "이 공장은 한국의 막대한 투자로 지어지고 있었으나 이민 당국이 들이닥치면서 앞날이 불확실해졌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를 통한 미국 제조업 강화와 그의 공격적 이민 단속이 충돌하며 이해관계 상충을 드러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을 지낸 태미 오버비는 "이번 수사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태평양 전역에 충격파(shock waves)를 보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라며 "우리(아시아계)의 돈은 원하지만,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도 "미국 정부의 단속이 (라틴계를 넘어) 아시아계로 확대되고, 외국 기업 공장도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일본을 포함해 미국에 거점을 둔 외국 기업들의 경계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번에 단속된 한국인들이 B1, B2와 같은 단기방문 비자나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뒤 법률상 금지된 노동 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유치를 하면서도 외국 기업 노동자에게 비자는 충분히 발급하지 않고, 현지에서 바로 고용할 수 있는 숙련 노동자도 찾기 어렵다는 딜레마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외국 출신 노동력 인구가 전체의 약 20%이며, 불법 이민이 산업을 떠받치는 측면도 있다"라며 "공장 건설 등 외국의 대규모 투자를 독려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정작 이민자 단속을 강화해 미국 제조업 부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이번 단속을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 조지아주 지역 노조 베이 지글러는 AP통신에 "한국인들이 여기 와서 생계를 이어가는 것은 문제가 없다"라며 "하지만 일할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조지아주의 한 주민도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어떤 악감정도 없지만, 이곳에 공장이 들어오면 지역 주민에게 더 많은 일자리가 돌아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단속으로 한미 관계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현대차와 LG 등 한국 대기업들이 한국의 대미 투자를 주도해 왔으나, 미국의 이민 단속 강화는 한국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미국 내 사업 운영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우려를 일으켰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은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긴밀한 안보 동맹국 중 하나이지만, 최근 관세 협상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경색되어 있다"라며 "양국은 무역 합의의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으며, 미국은 한국의 투자 목표에 대해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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