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는 ‘칼입금’에 웃고, 사장은 ‘노쇼’ 걱정 끝...日서도 투자한 ‘이 회사’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지유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jyujin1115@korea.ac.kr) 2025. 9. 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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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더 급구 서비스 홈페이지 메인. (사진=니더 제공)
다정한 부탁 하나에서 시작됐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려 빌라 계단만 같이 내려가 주세요.”

이 한 줄 구인 글에 지원이 쇄도했다. 단발성 심부름부터 편의점·외식·물류 현장까지, 급하게 인력이 필요한 이들과 당장 일하고 싶은 이들을 즉시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있다. 바로 단기 일자리 매칭 플랫폼 ‘급구’다.

그간 단기 일자리는 인력난과 불안정성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고용주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렵고, 구직자는 임금 체불 걱정에 마음 놓고 일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급구는 근무 이력·출퇴근 기록·평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 이 불신의 벽을 허물고, 단기 노동을 ‘예측 가능한 거래’로 바꾸는 혁신을 이뤄냈다.

창업자는 신현식 니더 대표. 창업 전 IT 서비스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며 ‘기술로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바꾸자’는 생각을 많이 했던 그는 일용직 노동자 시장을 보면서 ‘이건 내가 고쳐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창업 준비를 위해 부산경제진흥원 교육 프로그램을 들었는데 이때 만난 사람들과 의기투합(2015년), 오늘에 이른다.

특히 그는 자영업자의 높은 폐업률과 단기 근로자의 불안정한 생계 문제에 주목했다.

“자영업자 폐업의 주요 원인이 인건비 같은 고정비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를 변동비로 전환할 수 있다면 생존 가능성이 커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손님이 많이 몰릴 때 등 필요할 때만 사람을 고용하는 식이죠. 그런데 단기 근로자를 찾기가 만만찮잖아요. 검증도 안 됐고. 그래서 플랫폼에서 경력 있는 단기 근로자와 당장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는 사업자를 연결해주자고 해서 만든 게 지금까지 왔습니다”

2017년 첫선을 보인 ‘급구’는 최근까지 구인·구직 회원 데이터만 300만개를 넘겼을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올해는 흑자 전환도 눈앞에 뒀다. 그덕에 최근엔 일본 1위 스팟워크(초단기 근무) 플랫폼 기업 타이미(Timee)를 비롯 코로프라넥스트코리아, SK증권, 롯데벤처스 등으로부터 80억원을 투자 받았다. 다음은 신현식 대표와 일문일답.

Q. ‘급구’는 어떤 서비스인가.

‘원하는 때, 원하는 시간만큼만 알바를 구할 수 있는 똑똑한 인력 시장’이다. 세 가지가 기존 방식보다 확연히 좋다. 첫째, 시간이 단축된다. 공고 올리고 전화하거나 면접 보는 복잡한 절차 없이 앱에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 즉시 맞는 구직자를 찾아준다. 둘째, 믿을 수 있다. 구직자의 이전 근무 이력과 평가 데이터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묻지마 고용’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셋째, 편리하다. 채용부터 출퇴근 확인, 급여 정산까지 모든 과정을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Q. 단기 노동 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불신’이었는데.

맞다. ‘묻지마 고용’의 불안감이 컸다. 우리는 신뢰가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가치라고 봤다. 모든 근무 이력, 출퇴근 기록, 상호 평가, 추천서까지 플랫폼에 투명하게 쌓았다. 이 ‘신뢰 데이터’가 급구의 가장 강력한 해자(垓子)다. 특히 업무 특성상 경력이 중요한 편의점 시장에 진출할 때 이 데이터가 주효했다. 점주들은 지원자의 경험을 미리 확인하고 믿을 수 있는 인력을 신속히 채용할 수 있었다. 신뢰 기반의 매칭은 점주의 안정적인 매장 운영으로, 근무자의 책임감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든다.

Q. 업계 최초로 ‘급여 카드 결제’를 도입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당장 현금이 없어도 사람을 쓸 수 있고, 구직자는 근무 종료 1시간 안에 돈을 받으니 임금 체불 걱정이 없다. 이 기능을 위해 기술적, 제도적 장벽을 넘어야 했다. 전자금융업 등록을 추진하는 한편, 채용 데이터와 실제 출퇴근 기록을 기반으로 예상 임금을 산출하는 독자적인 정산 모델을 구축했다. 고용주는 혹시 모를 근로 분쟁에서도 안심할 수 있고, 구직자는 급여를 떼일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게 됐다. 이 ‘안심’이라는 가치가 결국 플랫폼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재방문율을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 됐다.

Q.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제휴가 뚜렷하게 늘고 있던데.

개별 점포가 각자 구인난을 겪으며 비효율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던 문제를 해결했다. 본사 차원에서 인력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수요를 공략한 것이다. 본사는 ‘급구플러스’ 솔루션으로 전국 매장의 근무 현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어느 지역과 시간대에 인력 수요가 몰리는지 한눈에 분석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우수한 근무 이력을 가진 구직자 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들을 각 점포에 우선 추천하는 기능으로 가맹점 전체의 서비스 품질을 상향 평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Q. 최근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특히 일본 1위 일용직 중개 플랫폼 ‘타이미’가 참여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왜 그들은 투자를 했나.

한국과 일본 시장의 높은 유사성 때문이었다. N잡러 증가, 초단기 노동 수요 급증 같은 현상은 일본이 먼저 겪었다. 타이미는 자신들의 성공 노하우를 한국 시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AI 매칭 알고리즘이나 급여 카드 결제 같은 기술력을 갖춘 급구와 함께라면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번 투자는 단순 자금 유치를 넘어 ‘시장 간 노하우 공유’라는 시너지가 크다. 특히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물류 단기 시장에서 타이미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한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Q. AI 매칭 알고리즘이 흥미롭다. 기술의 핵심은 무엇인가.

기존 단기 구인 시장이 ‘감’에 의존했다면, 이 기술은 보이지 않던 신뢰를 데이터로 증명하는 데서 출발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자 별점과 후기를 보고 물건을 사듯, 사람에 대한 신뢰를 데이터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알고리즘은 크게 세 가지 핵심 변수를 분석한다. 첫째, 과거 근무 이력과 평가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신용 점수’. 둘째, “시간을 잘 지킨다” 같은 구체적인 ‘피드백’. 셋째, 출퇴근 편의성과 직결되는 ‘위치와 이동 시간’이다.

AI는 이 모든 데이터의 패턴을 종합 분석, 최적의 조합을 찾는 ‘두뇌’ 역할을 수행한다. 단순히 조건에 맞는 인력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각 연결의 ‘성공 확률’을 예측하고 추천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령 호텔 근무 경력이 없는 구직자라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받은 높은 평점과 꼼꼼한 피드백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직에 높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판단, 추천하는 식이다.

또한 ‘주말 저녁에 성실한 직원을 선호하는 사장’ 혹은 ‘강남 지역에서 지각 기록이 전무한 구직자’처럼 축적된 행동 패턴, 즉 ‘페르소나 데이터’를 읽어내 미스매치를 사전에 방지한다. 사람의 주관적 판단을 보완해 단기 노동 시장의 고질적인 불신과 비효율을 해결하는 고도의 의사결정 시스템인 셈이다.

Q. AI 매칭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긍정적 효과를 만들고 있나.

우리 알고리즘은 효율성을 넘어 사회적 편견을 허물고 인간적인 연결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병원까지 부축해달라”는 개인의 절실한 구인 요청에 수많은 지원자가 몰렸던 사례는, 플랫폼이 단순한 일자리를 넘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벡스코 행사나 아이돌 콘서트 경호에 수백 명이 지원하는 등 대규모 인력을 신속하게 연결하는 능력도 검증됐다.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71세 여성 구직자 사례처럼, 데이터가 편견을 이기는 순간이다. ‘손이 빠르고 센스 있다’는 수많은 추천서 데이터가 쌓이자, 나이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었다. 이는 성실하게 일한 기록이 곧 개인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새로운 신용이 되는 선순환을 증명한 것이다.

Q. 규제 문제로 어려움은 없었나.

새로운 고용 형태를 기존 노동법이 따라오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규제를 없애달라는 게 아니라 유연한 환경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만약 ‘규제 샌드박스’를 하나 허용해준다면 ‘파견 업종 제한 완화’에 도전하고 싶다. 현재 한국은 파견 허용 업종이 32개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이미 전면 자유화했다. 이 규제가 완화되면, 불투명한 파견 계약을 플랫폼 안에서 투명하게 디지털화할 수 있다. 이는 노동 시장 유연성을 높이고(특히 물류, 유통 업종), 근로자 권익은 확실히 보호하며, 비정규직 노동 시장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더 나은 정책 수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긍정적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다.

Q. 흑자 전환을 앞뒀다. 향후 비전은.

단순 채용 플랫폼을 넘어 노동 거래를 위한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게 목표다. 전자금융업 등록을 통해 기업에는 ‘급여 유동화 서비스’를, 근로자에게는 새로운 금융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 단기 근로자들이 급구에 쌓인 근무 이력 데이터를 신용으로 활용해 합리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돕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스펙이 아닌, 성실한 노동의 가치를 데이터로 인정받고 그 ‘평판’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신용이 되는 사회를 꿈꾼다. ‘급구’가 그 새로운 노동 생태계의 인프라 역할을 했다고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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