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고통' 강릉에 물 대려고, 새벽부터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 80대

진재중 2025. 9. 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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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민의 젖줄인 오봉댐의 저수율이 13%대로 급락하면서, 강릉은 극심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수돗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소방차 행렬이 새벽 어둠을 뚫고 실어 나른 물줄기는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희망이 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엄석철 소방위는 "비가 더 내려 하루빨리 강릉 시민들이 물 부족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며, "우리는 당연히 해야 할 임무이기에 지칠 틈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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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소방대원 180여명의 희생... 가까운 지역에서 하루 8차례, 먼 지역에선 4차례 이상 물 나르기

[진재중 기자]

▲ 강릉 강북공설운동장 강릉 주문진에 위치한 운동장에는 80여 대의 소방차와 187명의 소방대원이 강릉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동 대기 중이다.
ⓒ 진재중
강릉시민의 젖줄인 오봉댐의 저수율이 13%대로 급락하면서, 강릉은 극심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저수율 15% 이하에서 발동되는 2단계 제한급수 조치는 이미 시행 중이며, 시민들은 일상 속 식수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 놓였다.

이 절박한 순간,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소방대원들이 강릉으로 집결, 생명수와도 같은 물을 실어 나르며 가뭄 대응에 나섰다.

새벽을 깨운 소방차 80대, 강릉에 '생명수' 공급

4일 새벽, 강릉 강북공설 운동장. 희뿌연 안개와 잔잔한 빗속에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 80여 대가 도열했다. 이곳은 임시 지휘본부이자 전국 소방력의 집결지다. 굵직한 엔진 소음이 정적을 깨우자, 187명의 소방대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긴박한 하루의 시작을 알렸다.

소방대원들은 임무를 전달받자 곧장 차량에 올랐다. 사이렌 대신 묵직한 엔진음이 울려 퍼지며 차량 행렬은 시내와 외곽, 인근 마을로 뻗어나갔다. 이들이 운반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시민의 목마름을 달랠 '생명수'다.

운반된 물은 홍제정수장으로 보내져 정수 과정을 거친 뒤 강릉 전역 가정의 수도꼭지로 공급된다. 극심한 가뭄으로 수돗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소방차 행렬이 새벽 어둠을 뚫고 실어 나른 물줄기는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희망이 되고 있다.

새벽에 임무 교대를 위해 화천에서 달려온 전공영 대원은 지칠 틈도 없이 곧바로 본부 일정에 따라 현장 출동에 나섰다. 이는 물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소방대원들의 헌신적 노력을 보여준다.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가 집결해 출동을 기다리고 있다. 긴장감 속에서도 질서 정연하게 정렬된 차량들은 곧 시작될 임무를 준비하며 현장을 지키는 힘이 된다.
ⓒ 진재중
 화천에서 달려온 소방대원이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먼 길을 달려온 피로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 진재중
▲ 홍제 정수장 인근 지역에서 퍼온 물을 정수장으로 옮기고 있다. 소방대원들과 지원 인력이 힘을 합쳐 물탱크와 호스를 연결하며, 한 방울도 헛되이 버리지 않겠다는 긴장 속에 작업이 진행된다.
ⓒ 진재중
가까운 지역에는 하루 8차례, 먼 지역에는 4차례 이상 물을 나르는 작업이 이어졌다. 임무가 끝난 것은 밤 8시였지만, 소방대원들의 하루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호스를 정리하고 장비를 점검하며 다시 내일을 준비했다. 가뭄이 끝날 때까지 이 '구슬땀의 반복'은 계속된다.

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엄석철 소방위는 "비가 더 내려 하루빨리 강릉 시민들이 물 부족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며, "우리는 당연히 해야 할 임무이기에 지칠 틈도 없다"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강릉시민들의 작지만 따뜻한 보답

강릉 시민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절박한 위기 속에서 발 벗고 달려온 소방대원들을 위해 자영업자와 주민들이 작은 보답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누군가는 시원한 물을 준비했고, 누군가는 커피와 음료를 건넸으며, 길가에서는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아침 일찍 주문진 본부를 찾은 하현철 목사는 "소방대원들은 언제나 어려운 상황에 구세주처럼 나타나 돕는다"며 "작지만 소방대원들의 허기를 채워주고 싶어 달려왔다"고 말했다.

강릉 시민들에게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대형 산불과 여름 태풍, 수해, 폭설로 길이 끊겼을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온 것은 늘 소방대원들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가뭄'이다.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소방관들이 있어 이번 가뭄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대원들의 끊임없는 발걸음은 곧 강릉의 물길을 이어주고 있다. 그들의 구슬땀 행렬이 가뭄 속 강릉에 아름다운 단비가 되고 있다.
 홍제 정수장
ⓒ 진재중
 전국에서 모인 소방대원들이 오늘의 임무를 배정받고 있다.
ⓒ 진재중
 강릉 시민들의 손길이 담긴 작은 식품 꾸러미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고된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들에게 힘과 위로가 되었다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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