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9월 모의평가 영어, 들쭉날쭉 난이도에 수험생은 '울상'

신정섭 2025. 9. 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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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11월 수능은 적정 난이도로 출제하여 '결자해지'를 이루기를 바란다

[신정섭 기자]

 2026학년도 시험일인 3일 오전 부산 금정구 사대부고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3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영어는 작년 11월 2025학년도 수능보다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장 교사들을 중심으로 1등급 비율이 3~4% 선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6월 4일 실시된 2026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원점수 90점 이상 1등급이 무려 19.1%에 달하자, 출제본부가 이번에는 작정하고 어렵게 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난이도 조정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수험생은 물론이고 일선 학교의 진학 지도에 큰 혼란과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대학 수시모집 지원자들로서는 절대평가로 치르는 영어 시험의 난이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영어가 너무 어려워 2~3등급으로 떨어지면 다른 영역에서 꼭 좋은 등급을 받아야만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영어는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사교육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취지로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치르고 있다. 모든 수험생은 원점수 기준 90점 이상을 획득하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4~12% 수준으로 상대적 안정화 추이를 보이던 1등급 비율이 작년 6월 모의평가(6모)부터 널을 뛰기 시작했다. 1.47%('25 6모, 역대 최저)에서 19.1%('26 6모, 역대 최고)에 이르기까지 시험 난이도가 요동을 쳤다.
▲ 2018 수능 이후 영어 1등급/2등급 비율 추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모의평가) 채점 결과 보도자료를 근거로 2018 수능 이후 영어영역 1등급 및 2등급(누적) 비율의 추이를 살펴봤는데, 최근 들어 난이도 조절 실패 사례가 많아졌다.
ⓒ 신정섭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작년 6월 모의평가 영어는 1등급 비율이 1.47%에 그쳤다. 9등급 상대평가로 치르는 국어나 수학의 1등급 기준이 상위 4%인데, 절대평가인 영어가 그보다 훨씬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됐으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7월 2일에 성적표를 받은 수험생들은 난생처음 보는 숫자에 "남은 기간 영어 공부만 하라는 얘기냐?"라며 격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석 달 후 치른 9월 모의평가를 1등급 비율이 10.9% 이를 정도로 쉽게 출제했다. 수능은 6.22%로 '결자해지'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올해 수능 모의평가에서 방향만 반대일 뿐 '전철(前轍)'이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올해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영어 1등급 학생의 비율이 무려 19.1%에 달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수능 역사상 최고치로, 상위권 변별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 영어를 상당히 어렵게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한 인문계고는 올해 6월 모의평가 대비 9월 모의평가 영어 1등급 학생의 비율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몇몇 다른 학교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표본이 적어 성급하게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9모 영어 1등급 비율은 3~4% 선에 그칠 것이란 추정도 가능해 보인다.

영어 난이도 vs. 최저학력기준

9월 모의평가 영어 예상 등급은 수험생과 고3 담임교사에게는 중요한 척도다.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가 2026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인데, 대체로 9월 모의평가 영역별 '예상 등급컷'을 보고(성적표는 9월 30일 배부 예정) 어느 대학 무슨 과에 지원할 것인지 결정하기 때문이다. 영어는 N수생과 상관없이 본인이 받은 점수로 등급이 정해지므로 이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고3 재학생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N수생 중 다수가 지방 국립대 이상의 학교에 지원하거나 서울 소재 대학 내 선호도가 높은 학과로 옮길 목적으로 수능에 응시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고3 학생들의 전략 즉, "9월 모의평가 영어 등급이 잘 나오면 (N수생과 견주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국어, 수학, 탐구 등 다른 영역에 더 집중할 수 있다"라는 판단을 마냥 '꼼수'로만 보기 어렵다. 딱 한 번 수능으로 인생의 이정표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작년과 올해처럼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 영어영역의 난이도가 '불'과 '물'을 안 가리고 오르내리면 수시 지원 전략에 차질이 생겨난다. 당장 9월 둘째 주 수시 원서 6장을 쓸 때 최적의 선택이 어려워진다. 진학 지도에 여념이 없는 고3 담임교사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9월 모의평가 예상 등급컷을 바탕으로 11월 수능 성적을 예측하고, 그에 따라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을 판단해 지원 전략을 짜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이다.

2026학년도 대입은 의대 모집정원의 원상회복, 무전공(자율전공)의 확대, 첨단학과 증원 등이 맞물리며 그 어느 때보다 변수도 많고 복잡하다. 9월 모의평가 응시생이 51만 5천900명으로 관련 통계를 공식 발표한 2011학년도 이후 가장 많고, 그중 N수생이 10만 5천6백여 명으로 20.5%에 달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열에 여덟은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고3 재학생들로서는 이래저래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11월 수능은 적정 난이도로 출제해야

'공정'과 '예측 가능성'은 교육평가의 근간이다. 시험을 치를 때마다 널을 뛰듯이 난이도가 들쭉날쭉하게 되면 수험 전략에 적잖은 차질이 생기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3 재학생들, 그중에서도 지방의 일반고 학생들에게 더 많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미 던져진 주사위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오는 11월에 시행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적정 난이도로 출제하여 '결자해지'를 이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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