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합창단은 아님, 수준은 그 이상, 제주굿보이스 콰이어!

합창이라는 장르 자체에 아마추어와 프로가 있다면 굿보이스는 아마추어이지만 프로수준을 넘는 합창단이다. 단원들이 아마추어이어도 소리와 화음의 퀄러티, 지휘자와의 호흡, 기교와 효과는 보는 내내, 듣는 내내 즐거움과 부러움, 의기소침해짐을 만든다. 프로합창단의 공연이었으면 그러려니했을 것을! 아마추어 멤버들로 구성된 굿보이스가 연출해내니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었을 수 밖에! 저의 메모에는 "영혼 없는 프로들에 방향을 제시해주고 긴장시키는 아마추어 합창단"이라고 되어 있다. 앤디 메리필드의 책에서 슬쩍 응용한 티가 난다. 도시계획 분야의 책이지만 그의 책 제목은 「아마추어, 영혼 없는 전문가에 맞서는 사람들」이다. 섬뜻하긴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글귀이다.
저의 동료가 이야기한다.
"합창하실 분들은 꼭 보아야할 합창단, 배울게 있다!"
"넘사벽, 굿보이스!!"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합창단이다. 국제대회 입상경력까지 가지고 있는.
한 후배는 김은희 선생의 지휘와 그 결과물 만들어내는 과정을 같이 즐기고 공부하고 싶어서 합류했다고 한다. 진작 알았었으면, 저도 어느 다른 단체 하나쯤 안하고, 굿보이스로 갔었을 듯! 받아주긴할까? 호호호
2025년 8월 23일 오후 7시,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제주굿보이스콰이어 제5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200여석이 꽉 찼다. 오히려 대형 연주홀에서 보다 좋았다. 원형 극장형태여서 관객끼리도 서로를 볼 수 있고, 무대로 집중되는 포용적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어떤 지휘자이든 제대로운 합창단을 만들어보겠다고 해서 노력 한다. 결과화 해내기는 그닥 쉽지 않다. 굿보이스는 모델역할을 한다. 제가 볼 때는 아마추어 합창단의 '이상적 모델(ideal type)'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해본다. 물론 어떤 준거틀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주도에 이러한 합창단이 계속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굿보이스는 더 노력해서 잘 이끌어주시길!!~~~ 또, 호호호
1부에서는 '윌리엄텔 서곡', 다성음악 같은 'O Magnum Mysterium', '어랑'이라는 세 곡을 연주했다. 혼자 생각으로 "국제대회 경연부문을 위해서 준비하는 곡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사회자가 "이 세곡은 경연부문에 나가서 입상할 때 불렀던 곡들"이라고 한다. 저의 촉이 싱크로 되는 것을 느끼면서 슬쩍 "아니 이젠 나에게도 이런 식견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호호호 자제!
피스톤 누르는 시늉만 하면, 바로 관악합주라 생각할 만큼 훌륭했던 아카펠라 형식의 윌리엄텔 서곡, 재미있었다. 군악대 시절 작업나갈 때 휘파람으로 행진곡 부르면서 이동했던 딱 그 생각이 들었다.
파트별, 개인별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았던 O Magnum Mysterium과 '어랑'은 음악적으로 감동이다. '어랑'은 함경도 민요 채록 후 곡을 만든 것이라 한다. 제주의 느낌도 들었다. 하긴 우리나라의 민요이니 유전자가 마구 다르지는 않을 터! 한을 끄집어 올리는 소프라노 솔로(아마도 부희정 선생)와 슬픈 화음이 동시에 연결되면서, 억지로 눌려있던 마지막 한까지 꺼내놓게 한다. 그렇게 했다. 글 쓰는 지금도 선하다. 누가 뭐라하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듯!! 나이들면 드신 분들에게일수록, 더 큰 눈물 쏟아내게 할 연주였다. 저는 이렇게 메모했었다. 솔직히 쓴다. "화음 속, 각개전투 솔로, 아마추어도 이렇게 할 수 있다니! 거기에 무반주로!"
2부에서는 제주의 노래로 구성되었다. '별도봉 연가', '제주 아리랑', '제주 4.3의 노래 섬의 연가'이다. 별도봉으로 데려가 제주의 노래를 들려주는 분위기였다. '제주 아리랑'은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에서 그렇게나 많이 강조했던 '운율'이 노래 속에서 맘껏 드러났다. 가만히 있어도 중독되어 몸이 리듬에 따라, 운율에 따라 움직이는 듯하다. 선율이 홀로 진행 후, 교차했다, 다시 홀로 진행하는 부분도 작곡가가 합창을 생각해서 시작부터 합창곡으로 작곡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제주 4.3의 노래 섬의 연가'도 합창을 생각하면서 합창곡으로 쓴 곡인 듯하다. 이젠 슬쩍 알고 싶어진다. 시작이 합창곡인지, 아니면 기존 가곡을 편곡한 것인지. 이 곡은 위령곡이다. 진혼곡이다. "설운맘 보듬어, 나를 편히 잘들게 하라!"기도하는 마음과 여운이 지금까지 연결된다.
3부는 여성 중창 'Tonight'곡으로 시작했다. 촛불과 드레스, 우와한 선따라 움직이는 율동, 가만히 있어도 유럽 어느 고급 살롱 파티장에 초대되어 온 느낌이 들었다. 특징 중 하나는, 소프라노에서 들려오는 안정적 저음의 매력!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저력이다.
남성들의 '지금 이 순간'에서는 좋은 편곡 곡을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편곡이 있지만 효과있는 편곡 고르기가 쉽지 않은 곡이다. 실력이 있어서 효과가 좋았을 듯 하다. 연세들이 있으실텐데도 파트별 소수의 구성으로 남성적 매력을 충분히 표현해낸다.
혼성으로 연주해준 영화 '사도' 중 '꽃이 피고 지듯이'라는 곡에서는 지금도 생생하다. "행여 당신 가슴 한 켠에 내 체온 남아 있다면~~ 이 바람이 흩어지기전 내 얼굴 한번 만져주오!"흐느끼는 슬픔을 보여주었다. "생각 사(思) 슬퍼할 도(悼), 사도세자라 하라"이런 사연이!
4부는 아리아 무대였다. 최근 합창연주회의 새로운 흐름이 오페라 아리아 등을 편곡해서, 연주 끝 즈음에 올린다는 것이다. 이번 연주회 레파토리도 슬쩍 그런 분위기 편성이었다. "아리아의 즐거움을 합창을 통해서 느낄 수 있도록 했고, 곡 중 솔로의 배정 파트와 역할을 남성, 여성 바꾸어 부르기도 시도해 보았다"고 한다. 안현순 편곡자 선생님의 말씀이다. 많은 대원들이 각 선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민주적 편성도! 호호호 정통성악 발성이 아니라 하더라도 참여에 의한 솔로 배정과 끝까지 해내기노력이 긍정적으로 와 닿았다. 단원들에게는 발전의 기회를, 합창단에게는 곡 소화의 부담해소를, 관객들에게는 희망을!!~~ 혼자 생각이다. 딕션의 자연스러움에서는 연습의 정도를 알 수 있었고, 단원들이 직접 곡 중 솔로들을 각각 담당해주어서 순수함, 순결함까지 느끼게 되었다. 들으면서 메모했다. "소리는 좋고 나쁨이 아니라, 다름의 미학 차원"이라고. 글쓰는 저도 해보고 싶은 마음 꿀떡!! 호호호 편곡도 재미있고, 지휘자의 곡 중 솔로 배정의 적실함도 곡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임 맡고 끝까지 잘 해내신 단원분들게 기립박수를 보낸다. 이 표현이 맞나요? 브라비 씨씨미!! 얼마나 긴장되었을까? 호호호 동병상련지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듯 하다.
다음은 감상평이다.

굉장히 가슴이 먹먹해오는 감동적인 무대였어요. 관객들과 교감하고 재미를 주기보담, 묵직한 역사를 담은 노래로 담담하고도 묵직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실력있는 합창단의 무대였습니다. 소리의 합쳐짐이 그리고 그 어우러짐이 어떤 건지 확연히 보여주었다고나 할까요. 작은 무대를 오롯이 실력으로 보여준 연주회였습니다.
그리움을 담아 꿈을 잇는 소리를 오롯이 합창으로만 들려준 공연 ~ 특별출연, 별다른 퍼포먼스 없이 들려준 합창~ 집중하게 되었다. 오랜시간 정성을 다해 맞추어 온 소리에 누군가의 기도가 담겨있는 소리였다.
감사합니다. 다음 번에는 서귀포 컨벤션홀에서 하셔도 꽉 찰 듯 합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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