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나경원 '빠루사건' 1심을 주목하는 이유

이충재 2025. 9. 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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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패스트트랙 1심 결심공판에서 나 의원에게 유죄 구형할 듯...유죄 확정시 의원직·피선거권 상실 가능성

[이충재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19년 4월 26일 오전 경호권이 발동된 국회 본관 의안과 앞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새벽 의안과 출입문 개문을 위해 국회 경위들이 사용했던 쇠지렛대(일명 빠루)를 입수해 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른바 '빠루(쇠지렛대) 사건'으로 국회 법사위 간사 자격 논란에 휩싸이면서 15일 진행될 1심 결심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 구형만 이뤄지지만 1차적 사법 판단이라는 점에서 유죄 구형이 나올 경우 나 의원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법조계에선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이 국회 폭력의 상징적 사건인 만큼 향후 국회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검찰이 엄중한 구형을 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나 의원으로선 계엄 당일 윤석열과 통화로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른 것과 맞물려 최대 위기에 놓인 셈입니다.

나 의원은 2019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패스트트랙 충돌을 주도한 핵심 인물입니다. 당시 여당이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설치법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합의하자 나 의원은 의원들과 보좌진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회의 진행을 막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회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상대당 의원을 감금하는 등 극단 행위의 중심에 나 의원이 있었습니다. 분명한 건 당시 불법을 저지르고 폭력을 행사한 것은 자유한국당이었고,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원내대표로서 싸움을 이끌었던 나 의원에게 있다는 사실입니다.

검찰 수사와 재판 장기화에도 나 의원의 책임은 작지 않습니다. 그는 패스트트랙 수사가 시작됐는데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검찰 출석을 미뤄왔고, 한국당 의원들에게도 검찰 소환에 불응하도록 했습니다. 나 의원이 결국 검찰 수사에 응한 건 고발된 지 7개월이 지나서였고, 검찰 기소까지는 거의 1년이 소요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 의원은 기소된 후에도 재판 출석을 미루다 8개월 만에야 처음으로 재판정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는 재판에서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며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1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비교적 형량을 높게 구형할 거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나 의원에 대한 혐의는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법 위반, 공동폭행 등으로 혐의가 위중합니다.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특수공무집행방해죄는 7년 이하 징역이 내려질 만큼 처벌 수위가 높습니다. 국회법도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 등에서 폭력행위를 하거나 출입을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습니다. 각 혐의마다 중형을 내릴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검찰 구형에 이어 판결에서 유죄가 선고되면 나 의원은 정치적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국회법 위반 혐의의 경우 벌금 5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은 물론 5년 이상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게 됩니다. 또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공동폭행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역시 의원직 상실로 이어집니다. 이번 재판에서 현직 의원은 6명인데, 그중 나 의원에게 가장 수위가 높은 사법적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1심 재판부는 내년 2월 전까지 선고 의사를 내비쳤고, 2,3심도 재판이 워낙 지연된 터라 일정이 빨라질 거라는 게 법조계 전망입니다.

한동훈이 밝힌 패스트트랙 공소취소 청탁 폭로, 진상 규명 필요

패스트트랙 재판을 계기로 나 의원의 공소취소 청탁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 의원이 자신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하해 달라고 청탁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당시 나 의원은 청탁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은 채 행위의 정당성만을 강조하며 얼버무렸습니다. 당시 '윤석열 검찰'이 파장을 우려해 유야무야 넘겼지만 공직자에게 수사·재판 등 위법한 청탁을 금지한 청탁금지법을 어긴 범죄 소지가 큽니다. 이제라도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가릴 필요가 있습니다.

나 의원은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윤석열 옹호의 선봉에 섰습니다.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탄핵소추안 기각·각하를 촉구하는 국민의힘 탄원서 제출을 주도했고, 윤석열 구속 후에는 구치소로 달려갔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에는 윤석열과 통화해 조만간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전망입니다. 이런 인물이 내란 의혹을 규명할 법사위 야당 간사를 맡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패스트트랙 1심 공판은 그래서 더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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