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이 기름 부은 ‘秋鬪’…현대차 7년만 파업에 금융노조는 주4.5일제 요구

지유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jyujin1115@korea.ac.kr) 2025. 9. 3. 14: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선·철강·금융권까지 대립 확산 조심
李 “교각살우 안 돼”…폭주 노조 견제
현대차 노조 임단협 출정식.(사진=연합뉴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와 국무회의를 잇따라 통과하면서 핵심 수출 기업을 비롯한 국내 산업 현장 곳곳에서 ‘추투(秋鬪·가을 파업 투쟁) 리스크’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3일 산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사흘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부분 파업이든, 전면 파업이든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7년 만에 처음이다. 오전 출근조(1직)와 오후 출근조(2직) 조합원 총 4만2000여명이 이 기간 매일 2∼4시간씩 일손을 놓는다. 시간당 평균 375대를 생산하는 울산공장의 경우 적어도 하루 평균 15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사측은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9만5000원 인상에 성과급 400%, 이와 별개로 1400만원과 주식 30주 지급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소득 공백 없는 정년 연장(최장 64세),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2차 상법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을 심의·의결하며 “기업이 있어야 노동자가 존재할 수 있고, 노동자의 협력이 전제돼야 기업도 안정된 경영 환경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잡는 소위 ‘교각살우’의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며 “모두가 책임 의식을 가지고 경제 회복과 지속 성장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영계가 두 개정법에 반발하는 상황에서 기업 불만을 달래는 동시에 노동계에도 과도한 투쟁으로 기업 경영을 흔들어선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파업하는 HD현대중공업 노조.(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그러나 이 같은 대통령의 메시지는 노동계에 닿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외에도 조선, 철강 등 제조업계 노조들은 노란봉투법 국회 처리 후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스가 프로젝트’ 대응 차원으로 합병을 발표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 노조의 반발이 대표적이다. 합병을 발표한 직후 두 회사 노조는 “합병 관련 세부 자료와 고용 보장 방안을 즉각 제시하라”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본래 회사의 합병은 교섭·쟁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노란봉투법으로 쟁의 범위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까지 확대되면서 파업 명분을 얻은 것이다.

현대제철 역시 비정규직노조(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가 원청업체인 현대제철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까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한국GM도 한국 사업 철수설이 잇따르자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며 1일부터 사흘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건설업계도 긴장이 고조된다. 민노총 전국건설노조 수원 남부지부은 SK그룹 본사인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에서 8월 25일부터 9월 20일까지 시위를 열겠다는 집회신고를 한 바 있다. 해당 노조는 SK에코플랜트가 건설 중인 경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현장에 민노총 소속 노조원을 고용하라고 요구 중이다. 그럼에도 집회 장소로 건설 현장이나 SK에코플랜트 본사가 아닌 그룹 본사를 택했다.

‘추투’ 불길은 제조업을 넘어 금융권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과 한국산업은행 등 노조가 소속된 전국금융산업노조는 지난 1일 실시한 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4.98%를 얻어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주 4.5일제 전면 도입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오는 2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