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부터 다르다…기아 EV5, 중국과 다른 '고성능' 택한 이유는?
국내 소비자 선호와 보조금 기준 반영, 충돌 안전성·고출력 모터 등 차별화
가격은 4000만원 초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 지역별 맞춤 전략 강화

기아가 전기 SUV EV5의 국내형 모델에 중국형과 달리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 EV5가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한 반면, 국내형은 고성능 NCM 배터리를 적용했다. 이는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와 정부 보조금 지급 기준 등 한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기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손용준 기아 국내상품1팀 팀장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열린 '더 기아 EV5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NCM 배터리 탑재 배경에 대해 “국내 시장의 경우 NCM 배터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소비자 니즈도 고려해 중국과는 다르게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공개된 EV5는 기아가 EV6, EV9, EV3, EV4에 이어 다섯 번째로 선보이는 E-GMP 기반 전용 전기차 모델로, 오는 4일부터 계약을 시작한다. EV5는 이미 중국과 호주에서 먼저 출시됐으며 국내 모델은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돼 한국, 유럽, 캐나다 등 선진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동일한 차종임에도 중국 모델과 국내 모델은 배터리 사양이 달리 적용됐다. 중국 모델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CATL LFP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국내형은 고성능 NCM 배터리를 적용했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 이에 비해 국내형 EV5는 81.4kWh급 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60km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는 행 효율 기준이 엄격한 정부 보조금 제도와 국내 소비자가 중시하는 주행거리·성능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를 국내 배터리 3사 대신 중국 CATL로 정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손 팀장은 “모든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가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당사 역시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국내 3사 외에도 품질과 성능이 충족된 CATL 배터리를 선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EV5가 CATL 배터리를 탑재했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부족한 것은 아니며, 정통 SUV 프로파일을 갖춘 특성상 공력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공간 활용성 등의 이를 보완할 만한 장점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승훈 기아 MSV프로젝트5팀 책임연구원은 “중국산은 저가형 배터리라는 인식이 있고, 저가형 배터리는 겨울철 출력이 저하되는 등에 대한 성능적인 우려도 있는데, 당사는 CATL의 하이니켈 NCM 배터리를 탑재해 환경부 인증을 받았다”며 “상온 대비 저온 주행거리도 80% 이상을 확보해 강화된 보조금 지급 기준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했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국내 배터리와 동일한 품질 기준으로 철저히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형 EV5가 롱레인지 싱글 모터 기준으로 3000만원 중후반대에 책정된 것과 달리, 국내형은 400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한다. 정부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을 고려하더라도 4000만원 초반대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양국의 가격 차이와 관련해 손 팀장은 “중국에서 출시된 EV5와 이번 모델은 분명히 다른 차량”이라며 “지역별 상품성 요구 수준과 소비자 니즈, 정책 및 법규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국형 EV5와는 디자인, 주행 상품성, 충돌 안전성, 소비자 선호 사양 등이 다르게 개발됐기 때문에 동일 선상에서의 가격 비교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신 책임연구원은 “중국에서 생산해 중국 및 동남아, 호주 등 지역에 판매 중인 차량과 달리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해서 국내와 유럽, 북미 등 선진 지역을 대응하기 위해 상품성 및 품질부터 중국과 다른 기준을 설정하고 개발한 신규 프로젝트”라며 “국내형은 충돌 안전성 강화, 9에어백, 고출력 모터,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등 차별화된 사양이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장동혁, 우원식 찾아 "특검 압수수색 과도…야당 일 못하게 만들려는 것"
- 스마트폰 깨질 때까지 머리 때린 새마을금고 이사장, 어디?
- 국정원 "북한, 러시아에 6000명 추가 파병…전사자는 2000명 추산"
- 또 국민의힘 의원 압수수색…송언석 "추경호 압색은 과속·폭주, 국민들 떠날 것"
- 하이닉스발 '성과급 파장'... 삼성 노조, 이재용에 "우리도 바꿔줘"
- 장동혁 "통일교 특검, 野법안으로 처리해야…내란재판부 헌법소원 청구할 것"
- 안철수 "정부 환율개입, 임시방편에 불과…언발에 오줌 누기일 뿐"
- [젊치인] 송서율 "86% 민주당 텃밭서 청년 목소리…李정부 '위험한 젠가' 정치"
- ‘집단 성폭행’ NCT 출신 태일, 상고도 기각…징역 3년 6개월 확정
- ‘40대에 4번째 FA 계약’ 강민호, 삼성 잔류 의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