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섬마을 아픔 치유하러 오늘도 바다 누빕니다

권현구 2025. 9. 3.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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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거센 빗줄기를 뚫고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에 병원선 '건강옹진호'가 도착했다.

이날 하루에만 대이작도와 인근 소이작도 주민 150여명이 건강옹진호에서 진료를 받았다.

지난 4월 새로 건조된 270t급 병원선 건강옹진호는 '바다 위 종합병원'으로 불린다.

매주 바다를 건너 섬 주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건강옹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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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 병원선 ‘건강옹진호’
처방받은 약이 든 봉지를 손에 쥔 한 어르신이 지난달 28일 인천 옹진군 소이작도에 정박한 병원선 건강옹진호에서 내려 귀가하고 있다. 건강옹진호는 수도권 유일의 병원선이다. 인천 옹진군 도서 주민을 대상으로 내과·치과·한의과 진료를 하고 있다. 방사선실, 임상병리실, 물리치료실 등을 갖췄다.


지난달 28일 거센 빗줄기를 뚫고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에 병원선 ‘건강옹진호’가 도착했다. 이른 아침부터 고령의 노인들과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밤새 비가 내려 걱정했는데 이렇게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조심스럽게 의료진에게 인사를 건네는 김병갑씨(84) 얼굴에는 안도와 감사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내과와 한의과 진료를 함께 받은 김씨는 “섬에 병원이 없어 아파도 참고 살았는데 이렇게 찾아와 진료해주고 약까지 무료로 주니 그저 고맙다”고 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건강옹진호는 북적였다. 소이작도 주민들이 서로 안부를 물으며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대이작도와 인근 소이작도 주민 150여명이 건강옹진호에서 진료를 받았다. 대기 공간은 금세 사랑방처럼 변신했다. “잘 지내셨어요?” “이번엔 어디가 불편하세요?” 의료진과 주민들은 오랜 친구처럼, 바로 옆에 사는 이웃처럼 안부와 마음을 나눴다.

박해성 치과 공중보건의가 진료를 하는 모습.


누군가에게는 손쉬운 병원 방문이지만, 작은 섬에 사는 이들에겐 당연함이 사치일 때가 많다. 대이작도와 소이작도에는 제대로 된 병원이 없다. 육지에 있는 병원으로 가려면 배로 3시간 이상을 오가야 한다. 진료를 받으려면 이틀간 일을 쉬어야 하는 탓에 참고 견디다 병을 더 키우는 일도 적지 않다.

건강옹진호의 의료진은 배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의료팀과 선박팀이 점심을 먹고 있다.


지난 4월 새로 건조된 270t급 병원선 건강옹진호는 ‘바다 위 종합병원’으로 불린다. 공중보건의 3명과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등 전문 의료진이 옹진군 6개 면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 2박 3일 일정으로 순회 진료를 하고 있다.


병원선에 몸을 싣는 의료진의 삶은 쉽지 않다. 좁은 배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고 거친 바다를 버티며 장비를 운용해야 한다. 그래도 섬 주민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 건강옹진호의 김화성 물리치료사는 “섬에 진료를 다녀보면 어르신들이 늘 고맙다고 말씀하신다”며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건강옹진호가 지난달 28일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사이 바다를 가르고 있다. 공중보건의 3명과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등 전문 의료진이 옹진군 6개 면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 2박 3일 일정으로 순회 진료를 하고 있다.


매주 바다를 건너 섬 주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건강옹진호. 묵묵한 항해는 섬마을에 온기를 더하고, 누군가의 삶을 붙들어주는 희망과 치유가 되고 있다.

옹진=글·사진 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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