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직 대통령 구치소 수감 영상 공개, 나라 망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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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가 영상 본 뒤 경쟁적으로 방송 나간 의원들
급속히 퍼지는 ‘윤석열 구치소 영상’ 진상 밝혀야
어제(2일) SNS에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촬영했다는 영상이 급속히 퍼졌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 체포 시도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구치소를 찾아간 이후 벌어진 일이다.
영상은 구치소 내부 장면이 나오는 화면을 누군가 휴대전화 등으로 찍은 듯한 장면이다. 해상도가 떨어져 화면 속 인물이 윤 전 대통령인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화면 속 화장실 형태 등이 윤 전 대통령이 수용된 독거실과 흡사해 사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윤 전 대통령을 촬영한 영상이 무단 공개된 것이라면 심각한 규정 위반이다. 교정시설은 외부인의 휴대전화 소지를 엄격히 제한하는 공간이다. 보안 규정을 어기고 휴대전화를 반입했다면 반드시 그 경위를 밝혀야 한다.
구치소 영상 논란은 윤 전 대통령이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 특검팀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는데도 윤 전 대통령은 조사를 거부했다. 누구보다 법을 존중해야 할 전직 대통령이 상식에서 벗어난 행태를 보였다. 그렇다 해도 수용자로서의 인권은 보장돼야 한다. 교정시설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은 기본적으로 비공개 대상이다.
국회 법사위가 야당의 반대를 묵살하고 단체로 구치소에 찾아가 영상을 열람한 것도 지나치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밝힌 대로 “수사 방해 정황을 확인하려는 것”이라면 최소한의 인원이 방문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우르르 몰려간 의원들이 영상을 본 뒤 방송에 나가 세세한 내용을 경쟁적으로 공개하니 망신주기 이상도, 이하도 아닌 꼴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 행태는 이미 해외 언론에 보도돼 망신을 당했다. 그런데도 여당 일각에선 이 영상을 일반인에게 공개하자고 한다. 국격 추락 우려는 안중에도 없는 행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불미스러운 것을 일반에 공개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는 견해를 밝혔는데도 이런 주장이 계속 나오니 걱정스럽다. 윤 전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은 이미 특검의 설명으로 충분히 공표됐다. 추가적인 영상 공개는 인권 침해 논란만 키울 뿐이다.
이미 문제의 영상은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 주변 정황 등을 분석하면 유출자 색출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과 형집행법 등 위반 소지가 큰 만큼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구치소는 목욕과 운동을 비롯한 기본 생활조차 엄격히 제한되는 시설이다. 이런 공간에서 지내는 모습을 몰래 찍어 유포하는 행위는 재발해선 안 된다. 더 이상의 영상 공개 논란은 국격을 떨어트리고, 국민을 부끄럽게 할 뿐이라는 사실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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