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보다 웹OS…LG전자가 그리는 미래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2025. 9. 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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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MS사업본부 희망퇴직

LG전자가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재계가 시끌시끌하다. 중국 기업 공세에 글로벌 TV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적 부진에 시달린 LG전자는 최근 스마트 TV 플랫폼 ‘웹OS’ 사업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사진은 ‘LG 갤러리 플러스’를 통해 영국 내셔널 갤러리 런던에 전시된 반 고흐의 작품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을 감상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2분기 1917억원 적자 영향

전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MS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사업본부 구성원 중 만 50세 이상이거나 수년간 성과가 낮은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근속 기간,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최대 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하고, 자녀 학자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조직 내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2023년에도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당시에는 55세 이상 직원 대상이었고, 최대 3년치 연봉을 희망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재계는 이번 LG전자 희망퇴직이 과거와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고 분석한다. 2023년 당시만 해도 LG전자 모든 사업부가 대상이었지만, 이번 희망퇴직은 MS사업본부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LG전자 TV 사업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려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올 2분기에만 1917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1268억원 흑자를 냈던 것과 대비된다. LG전자 주요 사업부 중 유일한 적자다.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한 4조3934억원에 그쳤다.

MS사업본부가 실적 부진에 빠진 것은 중국 업체의 파상 공세에 밀려 글로벌 TV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출하량 기준 LG전자 점유율은 10.7%에 그쳤다. 삼성전자(19.2%)뿐 아니라 중국 가전 업체인 TCL(13.7%), 하이센스(11.9%)에 밀려 4위에 그쳤다. LG전자는 2020년만 해도 전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은 점유율 2위를 달렸지만 어느새 중국 TCL, 하이센스가 LG전자를 밀어냈다. 이 여파로 LG전자 TV 평균 판매 가격도 2023년 대비 지난해 3.8% 떨어졌고, 올 상반기에는 2.5% 더 하락했다.

공장 가동률도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올 상반기 LG전자 TV 생산라인의 평균 가동률은 64.6%에 머물렀다. 2020년 당시 가동률이 102.3%로, 생산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호황을 보였던 시절과 대비된다. 올 상반기 LG전자 TV 생산량은 788만대로 지난해 상반기(940만대) 대비 급감했다.

원재료인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상승도 수익성 하락을 불러왔다. 지난해 LG전자가 액정표시장치(LCD) TV 모듈 구매에 쓴 비용만 3조9539억원으로, 2023년(3조4657억원)보다 14.1% 증가했다. LG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로부터 LCD 패널을 사들여 TV를 생산한다. LCD TV 패널 시장 주도권을 쥔 중국 기업들이 패널 가격 책정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TV 업체보다 경쟁력을 높이기가 만만찮다는 의미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국제가전박람회 ‘IFA 2024’에서 “중국 기업은 폄하 대상이 아니라 무서워해야 할 상대다. 이제 정말 다 따라온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LCD 패널 원가 상승뿐 아니라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쇼크가 LG전자의 대규모 적자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LG전자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50세 이상 직원 비중이 늘어난 것도 희망퇴직을 단행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년 새 LG전자의 30~40대 직원 수는 줄어든 반면, 50세 이상 직원은 급증했다. LG전자의 50세 이상 직원은 지난해 기준 1만1993명으로 전체 직원의 16.3%를 차지한다. 2022년까지만 해도 50세 이상 직원 수는 9694명, 비중 13.5%였지만 2년 새 직원 수와 비중 모두 늘어난 셈이다. 그만큼 인력 조정 필요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임원 수를 대폭 줄였다. 올 1분기 말까지만 해도 31명이던 LG전자 MS사업본부 임원은 상반기 말 기준 20명으로 11명 감소했다. 올 들어 전체 임원 중 3분의 1가량이 회사를 떠났다는 의미다. 이번 희망퇴직도 임원 수 감축과 더불어 강력한 인력 구조조정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가속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LG전자 MS사업본부는 올 하반기에도 3000억원 넘는 손실을 낼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는 올해 LG전자 MS사업본부 연간 영업적자 규모가 5000억~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MS사업본부 전신인 HE사업본부 시절을 포함해 TV사업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OLED TV 기대 걸지만 규모 작아

웹OS 플랫폼 성과 낼지 관심

LG전자는 그나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 기대를 걸지만 워낙 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이 변수다. 전 세계 TV 수요의 90%는 여전히 LCD가 차지한다. 지난해 LG전자는 글로벌 시장 OLED TV 판매 목표를 350만대로 잡았지만, 318만대 판매에 그쳐 목표치에 한참 미달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 TV 브랜드 경쟁력이 낮아 경쟁사 마케팅 공세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라며 “OLED TV 역시 경쟁사 시장 진입으로 전체 시장 확대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제한된 수요 내에서 점유율이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나마 희망을 거는 곳은 수익성이 높은 운영체제(OS) 플랫폼이다. TV 경쟁 무대가 하드웨어에서 OS 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 일회성 판매에 그치는 제품과 달리 광고, 구독, 콘텐츠 판매로 안정적 ‘캐시카우’를 올릴 수 있는 OS 플랫폼이 가전 업계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스마트TV 플랫폼 ‘웹OS’를 선보였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TV를 디지털 액자 삼아 미술 작품, 게임 일러스트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LG 갤러리 플러스(LG Gallery+)’다. LG전자는 ‘LG 갤러리 플러스’를 한국,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 23개국에 출시했다.

일례로 영국 내셔널 갤러리 런던이나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이 소장한 명화, 유럽 최대 게임사 유비소프트의 일러스트·캐릭터 같은 4000개 이상 콘텐츠가 TV로 제공된다. 게임 ‘어쌔신 크리드’ 속 광활한 풍경과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액션 장면을 TV 화면으로 장식할 수 있게 됐다. 작품과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배경음악(BGM) 기능도 갖췄다. LG 웹OS 자체 결제 시스템인 ‘웹OS 페이’를 통해 정기 구독하는 개념이다.

광고 기반 뉴스 채널도 제공해왔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우편번호 기반으로 사건·사고, 날씨,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알렌미디어그룹과 손잡고 ‘로컬 나우’ 채널을 도입했다. 유럽에서는 BFM TV, GB 뉴스, 유로뉴스 등 100개 이상의 뉴스 채널을 서비스한다. 덕분에 올 7월 기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 ‘LG채널’의 뉴스 채널 시청자 수는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뉴스 콘텐츠는 FAST 서비스에서 시청자를 플랫폼에 오랜 시간 머물게 하는 ‘록인’ 효과로, 광고 매출 확대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웹OS 기반의 광고, 콘텐츠 사업으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올렸다. LG전자 MS사업본부 전신인 HE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이 15조229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분석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웹OS는 LG전자의 미래를 이끌 핵심 동력”이라며 “지난 3년간 40%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성장 모멘텀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5호 (2025.09.03~09.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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